
- 김정수 부사장
전통적인 콘텐츠 산업경쟁의 후발주자이던 우리나라는 전통 게임산업 기술에 IT 및 인터넷 기술을 접목하는 혁신의 과정을 통해 온라인게임 산업이라는 독특한 산업영역을 개척해 냈고 전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이 연간 80억불 규모로 성장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감당해 왔다.
그런데 바람의 나라와 리니지가 개발되고, 인기를 얻기 시작한지 불과 10여 년이 지난 지금, 이미 우리나라 온라인게임 산업의 성장이 급격히 정체되어 간다는 위기감은 대다수의 사람이 느끼는 우려일 것이며,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나라 온라인게임기업의 글로벌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그러면, 무엇이 글로벌화를 위한 Key Factor가 될 수 있을까? 세가지를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글로벌경쟁력 확보를 위한 3박자라고나 할까?
첫 번째는 기술혁신이다
남과 같아서는 남보다 나을 수 없으며, 따라서 기술혁신은 경쟁력의 핵심 동력이다. 온라인게임이야말로 혁신을 통해, 짧은 기간에 엄청난 발전을 이룩한 대표적인 산업분야이다.
우리나라가 ‘온라인게임 종주국’ 칭호를 얻게 된 것도 이러한 기술혁신이 밑바탕이 되어서였지만 이제는 더 이상 과거의 우월성에 안주하여서는 안 된다. 우리가 인정하지 않고 있는 사이에 중국이 우리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시장에서 인정받는 게임을 속속 만들어 내고 있지 않은가?
장르에 대한 혁신, 플랫폼에 대한 혁신, 서비스모델에 대한 혁신, 이렇게 다시 새로운 분야를 찾아내고 선점하기 위한 공격적 투자와 R&D의 강화가 글로벌 경쟁력을 위한 첫 박자라고 하겠다.
SNS게임, Serious게임, IPTV용 게임 등, 새로운 시도와 투자가 필요한 미지의 가능성들이 아직 많이 있다. 남이 가는 안전한 길보다 남과 다른 위험한 길을 찾아내고 그 길의 선두에 서자.
두 번째는 몸집 늘리기다
지난 7월 9일 비벤디의 액티비전 인수합병이 주총의결을 통과함으로써, 게임산업 최대의 공룡이 탄생되었다.
연간매출액 3조7천억 원, 시가총액 25조원의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그것이다. 엔씨소프트의 10배 이상의 연간 매출에, 20배 이상의 시가총액을 보유한 거대공룡기업의 탄생은 이전의 최대기업 EA가 테이크투를 인수하려고 무던히도 애썼던 배경과도 일맥상통 한다.
규모의 경제가 그것이다. 무한경쟁 환경속에서 블록버스터 개발을 위한 비용의 증가는 당연한 것이며, 이의 재무적 성과를 위해서는 적절한 시너지와 규모의 경제를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기업간의 합종연횡이 필연적이다. 유통망의 확보 구축, 마케팅의 투입, 인력운용의 효율화, IP자산 활용의 극대화, 강약점의 보완 등이 그 편익이 될 수 있겠다.
그런데 이들과 맞서 싸워야 하는 우리는, 마치 중무장 기갑사단 앞에 소총들고 맞서는 일개분대에 불과한 기분이다. 혼자만의 규모로는 거대한 파도를 이겨내기 힘들다. 대형마트가 생기면서 동네 수퍼마켓들이 문을 닫았던 수년 전을 생각해 보라.
뭉치고, 덩치를 키워나가야만, 맞서서 효율적으로 싸울 수 있고, 인정 받을 수 있다. 최근 국내외 게임사간에서 벌어지는 M&A사례들은 주목할만한 것으로 보인다.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간의 결합은 기업간 기능적 보완 및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국내 게임사들도 글로벌 거대기업과 경쟁하여 꿀리지 않는 덩치를 만들어야 한다. 뭉쳐야 한다. 그리고 덩치를 키워야 한다.
세 번째는 개척자 정신이다
글로벌 시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버리고, 과감히 뛰어들 수 있는 개척자 정신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해상왕 장보고, 북방개척자 광개토대왕을 비롯해 탐험가 아문센, 콜럼부스에 이르기 까지 지금보다도 훨씬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던 시절에 두려움을 떨치고 미지의 세계로 진출한 그들의 열정에서 우리는 개척자 정신을 배울 수 있어야 한다.
시장기회와 가능성이 무한한 시장임에도 불구하고, 언어와 문화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때문에, 주저주저하는 사이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기회는 점점 더 줄어들게 될 것이다.
치밀하게 준비는 하자. 그리고는 신속히 결정하고 뛰어들고 부딪히고 배우고 적응하면 된다.
해외업체와의 파트너 쉽, 현지 직접 설립운영, 지분참여 등 다양한 형태로 과감하게 진출하여 현지에 직접 뿌리내리기를 시도하자. 영어만 좀 잘하면 우리도 만만치 않은 사업수완가들 아닌가!
국내에서는 빅 히트작이 아니었던 '실크로드온라인'을 글로벌 히트로 만들었던 것은 아무도 해보지 않았던 글로벌 서비스를 제로베이스부터 고민하고 시도하고 실패하며 결국 지혜를 찾아낸 그들의 인내와 용기의 소산이다.
자세히 들여다 보라. 이것은 우리 모두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민족적 DNA인 것이다. 뜨거운 열정과 과감한 행동으로 세계시장 곳곳에 우리의 깃발을 꽂을 수 있는 진정한 개척자 정신을 지니는 것이 필요하다.
머리(기술혁신)와 몸(규모의 경제), 그리고 가슴(개척자정신)을 모두 완비한 진정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리기업들이 많이 생겨나기를 기원한다. 그리하여 온라인게임 산업이 대한 민국의 대표적인 콘텐츠 산업으로서의 온전한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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