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간첩이라는 단어는 통상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기 마련이다. 일반인의 입장에서 간첩이라는 주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고, 그 대상을 연상함에 있어서도 방어적 자세를 취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생활에서 우리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간첩이라는 소재를 너무 흔하게 접하고 있다. 바로 간첩의 또 다른 의미인 스파이, 혹은 첩보원 등이 007영화와 같은 각종 문화콘텐츠의 단골 소재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간첩이라는 소재는 게임 속에서도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 중 하나다. 게임 속에서는 비교적 긍정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는 스파이 혹은 첩보원 등으로 표현되기 마련인데, 적진에 홀연 단신으로 투입해 임무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스파이를 소재로 한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당연히 ‘메탈기어솔리드’ 시리즈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잠입액션게임의 효시라 불리는 ‘메탈기어솔리드’ 시리즈는 누적판매량 2200만장을 기록할 만큼 유저로부터 높은 사랑을 받아온 게임으로, 첫 작품이 출시된 지 20여 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는 게임 자체보다도 오히려 제작자가 더 유명세를 타는 현상까지도 발생했다.
도둑을 소재로 한 ‘씨프’ 시리즈 역시 잠입액션게임 장르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1998년 이 게임의 첫 시리즈가 선보여질 당시만 해도 잠입액션게임 장르에는 ‘메탈기어솔리드’만이 홀로 존재했다.
특히, 이 게임은 아무 생각 없이 컨트롤러를 눌러대던 기존 게임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치밀한 전략과 신속한 상황파악 능력을 필요로 해, 당시 유저로부터 폭발적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 게임이 골치 아픈 이유는 도대체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고난도 설정에 있다. 주인공 역시 다양한 무기를 갖추고 있지만 다수의 무장군인을 상대할 수 없다는 현실성을 기반으로 한다.
게임 내 미션 역시도 강력한 적 보스를 죽이는 것 대신에 아무도 모르게 무엇인가를 훔쳐오는 설정을 띄고 있다. 따라서 주인공은 항상 적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어두운 음지를 찾아다녀야 하는 처량한 신세를 면치 못한다.
'톰 클랜시의 스플린터 셀(이하 스플린터 셀)'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대작 잠입액션게임으로 꼽히고 있다.
이 게임은 당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던 ‘메탈 기어 솔리드’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나섰던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메탈기어 솔리드’가 은밀한 행동이 삽입된 스토리 중심의 게임이라면 ‘스플린터 셀’은 은밀한 행동 중심의 스토리 게임 정도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스플린터셀’은 미국 국가안보국 요원인 샘 피셔가 구 소련연방이었다가 독립한 그루지아 정부에 침투한다는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다. 이에 유저는 샘피셔 요원이 되어 미국 국가안보국과 관련된 자국 암호를 보호하고, 반대로 적 암호를 해독하는 미션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물론 게임 역시 기존 잠입게임과 마찬가지로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다. 이어폰을 통해 제공되는 정보에 따라 모든 일은 게이머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
게임 초반부에 주인공은 목숨을 건 훈련으로 12가지 동작을 익히게 되고, 모든 훈련코스를 완료한 유저라면 이제 본격적으로 적진에 투입돼 생존을 위한 혼자만의 싸움에 몰입하게 된다.
이 외에도 '천주(텐츄)'와 '히트맨' 시리즈 역시 게임 속 세계관은 다르지만, 역시 홀연 단신으로 적진에 침투해 임무를 수행하는 점에서 공통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또한 ‘하프라이프’, ‘둠 3’, ‘파크라이’, ‘콜오브듀티’, ‘메달오브아너’ 등도 타 장르 게임 역시도 적진에서 홀연단신으로 임무를 수행한다는 측면에서는 일정부분 잠입액션 요소를 띈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스파이, 첩보원, 혹은 간첩의 공통점은 상황에 따라 다양한 무기를 활용해 특수 임무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들의 임무는 비교적 간단한 정보입수부터 고위층 인물을 암살해야 하는 고난도 미션까지도 모두 포함되기 마련이다.
이에 고난도 미션을 해결 할수록 영웅화 되는 게임 속 캐릭터를 바라볼 때, 반대의 입장에서도 맹목적으로 열광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김남규 기자 ngk@chosun.com] [www.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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