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이버 경매 가격비교 시스템을 도입한 엠게임의 풍림화산 캐릭터
'경제시스템' 온라인 게임 필수로
온라인 게임을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게임 속 물건을 사고 파는 '사이버 거래'가 발생한다. 게이머가 게임 속에서 강해지려면 사이버머니를 벌고 좋은 갑옷이나 무기를 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게이머들이 잦은 거래를 벌이게 되기 때문이다.
게임업체들은 최근 게이머들이 쉽게 사이버 거래를 벌일 수 있도록 잇달아 사이버 경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이버 경매다.
예를 들면 예당온라인은 온라인게임 '프리스톤테일2'에서 개인이 직접 소유한 아이템의 가격을 책정해 팔 수 있는 개인상점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개인상점에서 구매자와 판매자는 일반 흥정을 통해 각자 적절한 가격을 정한 뒤, 아이템을 사고 팔게 된다.
게임 속의 여러 아이템 경매 가격을 아예 한데 모아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마치 현실의 가격비교 사이트와 같은 서비스다. 엠게임은 자사의 온라인 게임 '풍림화산'에서 경매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이 같은 서비스를 도입했다.
무역 시스템도 도입되고 있다. CJ인터넷의 대항해시대는 다양한 특산물 무역 시스템을 지원한다. 주인공은 게임 속에서 16세기 대항해 시대의 상인이나 모험가, 군인이 되어 세계 각지의 도시에 투자하고 특산물을 사고 팔게 된다. 특산물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시세가 변동하며, 대량 매집으로 인위적으로 시세를 변동시켜 차익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넥슨의 마비노기는 '하우징'이라 불리는 게임 속 부동산 거래 시스템이 특징이다. 성과 집은 경매를 통해 판매되며, 일정 기간 이후 재판매가 가능하다.
재미+경제 교육 기능 심어줘
온라인 게임에 경제 개념을 접목하는 시도는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어려운 경제 개념을 청소년층 게이머에게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하는 교육적인 기능이 있기 때문. 또 사냥과 임무 수행이 반복되는 게임보다 게임의 재미를 다양화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실제로 중앙대 경영학과와 서울대 경영대학원은 온라인게임 '군주'와 '거상'을 교재로 사용해 경영학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온라인 게임을 통해 실제와 비슷한 경제 현상을 모의 실험해볼 수 있었다"며 "학생들의 경제 현상에 대한 이해가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게임업체들도 이에 따라 실물 경제를 본뜬 탄탄한 경제 시스템을 게임 속에 구현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현우 넥슨 홍보팀장은 "세미나 등 게임업계의 가상 경제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기·명의도용 등 부작용 막아야
그러나 경제 시스템이 온라인 게임에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게임업체는 또 다른 고민에 휩싸이고 있다. 이른바 아이템 거래의 부작용이다. 현실 경제에서 적절한 규제가 없을 때는 시장이 적잖은 부작용을 일으키는데, 게임 속에서 그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
특히 게임 속 아이템이 현실의 돈으로 환전되면서 부작용이 심해지고 있다. 최근 국내 온라인게임 아이템 거래 시장은 현실에서 1조원 규모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어떻게든 게임 속에서 많은 아이템을 확보해 현실의 돈으로 바꾸려는 불법적인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명의 도용이다. 게임 속의 아이템을 많이 모으려면 당연히 게임 속 캐릭터가 많은 게 유리하다. 불법 조직들은 이를 위해 해킹 등을 통해 네티즌들의 명의를 도용해 캐릭터를 생성하고 있다. 생성된 캐릭터는 보통 국내외 특정 지역(작업장)에서 자동 또는 수동으로 쉼 없이 게임 속 아이템을 획득하는 데 쓰인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 속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게임업체들이 부작용을 방지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신경을 써야 한다"며 "결국 불법적인 게임 경제 활동은 현실처럼 게임 속 경제 활동을 왜곡시키고 해당 게임의 수명을 단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최승진 기자 shaii@chosun.com] [www.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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