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NDS
한국닌텐도가 국내 선보인 휴대 게임기 닌텐도DS의 공식 판매점 점원의 말이다. 이 말이 닌텐도DS나 전용 타이틀에만 국한된다면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닌텐도DS의 해킹롬을 구동하는 주변기기를 찾는 질문에 대한 답이라 문제가 심각하다.
닌텐도DS는 터치펜을 이용한 직관적인 게임방법 및 뇌연령 알아보기, 영어 공부, 강아지 키우기 등 기존의 게임과는 다른 재미를 주는 타이틀은 물론 '슈퍼 마리오' '포켓몬스터'로 대변되는 대표작들의 활약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붐을 일으켰다.
초등학교 한 반의 4명 중 1명이 닌텐도DS를 소지하고 있다는 말이 생겨날 정도. 결국 학부모는 물론 아이들의 눈길도 사로잡아 닌텐도DS는 한국닌텐도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140만대란 높은 판매량을 보였다.
이와 같은 성과에 덕을 본 것은 한국닌텐도도 국내 게임 퍼블리셔도 아니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게 하는데 일등 공신이었던 부모와 아이들이 일찍, 해킹되어 공개된 롬을 구동하는 주변기기를 알아버린 것.
구매한 게임의 롬을 백업용으로 자신만 사용하기 위해 추출하거나 복제하는 행위는 문제가 아닐 수 있어도 이 롬을 타인과 공유하거나 유통하는 행위는 지적 재산권에 위배되는 불법행위이다. 따라서 해킹롬의 유통은 패키지 게임 업계에 있어서는 가장 큰 적으로 인식된다.
게임의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는 해킹롬은 구동할 수 있는 주변기기만 있으면 시중에 공개된 대부분의 게임을 즐길 수 있기에 온라인상으로 일파만파 퍼져나갔으며 어느덧 해킹롬 구동 주변기기는 무료로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타이틀이라는 등식이 어느 새인가 성립됐다.
아이들을 둔 부모에게는 온라인게임처럼 매번 결재해 주지 않아도 되는 것은 물론 매번 타이틀을 사주지 않아도 아이에게 재미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이로운 기기로 탈바꿈 해버렸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아이가 컴퓨터 앞에 진득하게 붙어있는 눈꼴 시린 모습을 보지 않을 수 있게 됐으며 휴대게임기의 충전 시기를 정해 아이들이 손쉽게 게임을 즐기지 못하도록 제약을 둬 게임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일거양득을 동시에 얻은 셈이다.
하지만 컨텐츠의 불법 다운로드가 게임업체에게 손해를 끼치는 일이라는 점은 둘째 치고 해킹 게임롬의 다운로드가 범죄행위라는 인식은 온데 간데도 없다. 다수의 게임을 한번에 접하다보니 게임 중독에 빠지는 아이들도 늘어났다.
새로운 유저층이 형성되기도 전에 일부 게이머들의 악습부터 배워버리게 된 것으로 한국닌텐도 뿐만 아니라 국내 타이틀 유통사의 한숨은 더욱 늘어만 가고 있다.
비디오게임 및 휴대게임의 경우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판매를 통해 수익을 얻는 것이 특징. 초기 하드웨어 판매는 오히려 적자로 인식되는 것이 패키지 게임 업계의 통설이다. 하드웨어는 최대한 저렴하게 제공하고 소프트웨어에서 적자를 메꿔야만 이해타산이 맞는다.
국내의 경우 닌텐도DS가 140만대 판매됐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발매된 52개의 타이틀이 260만장 밖에 판매되지 않았다. 단순논리로 유저가 2장씩 타이틀을 보유했다고 해도 280만장이란 계산이 성립하는데 이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정식소프트와는 달리 해킹롬 구동기기는 게임기와 비슷한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품절현상이 발생하며 닌텐도DS에 버금가는 수치로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 닌텐도DS용 게임을 개발하던 몇몇 국내 게임사는 불법 소프트웨어 구동 기기가 존재하는 한 닌텐도DS 타이틀의 시장성은 없다고 판단해 기획 중이던 타이틀 발매를 접는 일까지 발생했다.
문화 상품으로 인식되는 게임은 내수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해외에서의 성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한결 같은 이야기다. 특히 비디오게임의 경우 해외 게임사들이 탄탄한 발판을 마련해 놓고 있기 때문에 더욱 해외 시장 접근성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항상 부모는 아이의 건강과 안전, 행복을 위해 고심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먹거리, 입을 거리 등에 대해선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불량식품 및 교통안전 등에 대한 주의를 빼놓지 않는다.
'엄마는 손들고 가라고 하면서 왜 안들어?'란 소리를 들을 때 부모가 적잖이 당황하게 되는 것처럼 단순한 편의를 위해 공정한 방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아이에게 게임을 내려 받아 주는 일 자체도 불법의 소지가 있는 행위를 정당한 행위로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화 콘텐츠로서 아이에게 단순한 유희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가치관 형성 및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는 도구로서의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이 게임이다.
게임을 올바르지 않은 방법으로 무한정 공급해 게임 중독에 빠뜨리는 것보다는 아이들이 즐기며 해보고 도움될 수 있는 게임을 아이와 함께 상의하고 골라 구입해 즐겨보는 것이 부모와 아이가 함께 게임이란 매개체를 통해 더욱 공감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최종배 기자 jovia@chosun.com] [www.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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