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게임의 시장규모는 2005년 1조4,397억원을, 2006년 1조7,768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2조1,14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하지만 늘어나는 시장규모와 달리 성장률은 낮아지는 추세다. 2005년에는 41.3%를 기록했지만 2006년에는 크게 떨어진 23.4%를 기록했다. 올해는 19.0%에 그쳐 지난해 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이러한 현상은 기업의 미래 가치를 반영한 주식 가격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최근 게임주들의 실적은 암울하다. 차기 기대작을 공개하거나 사상 최고의 분기 실적을 기록하는 곳이 속출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다. 지난 1년 동안 최저치를 기록한 곳이 대부분이다.
대장주 엔씨소프트의 경우 지난 10월초 8만원대 중반을 형성하던 것이 최근에는 4만원대 후반까지 떨어졌다. 시가총액 1조원 역시 위협받고 있다.
이와 관련, 다른 업체들의 형편도 ‘도토리 키재기’ 수준이다. 비슷하면 비슷했지 크게 나아진 곳이 없어 좀처럼 주가 반토막 행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새다.
물론 대외 여건의 높은 불확실성에 따른 결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 업종의 또 다른 축인 포털주는 최근 신고가를 깨는 등의 주목을 받았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관련 업계는 단순히 개별 회사 차원의 문제가 아닌 산업 자체가 관심을 못 받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 산업의 거품이 걷히면서 게임주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며 “초기에는 테마주로서 수혜를 받았지만 이후 침체기를 겪으면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산업 자체의 불확실성을 근본 원인으로 보고 있다. 단적인 예로 온라인게임의 흥행 여부 및 수익을 쉽게 예상할 수 없어 시장의 기대치가 크게 낮아졌다는 것이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개발에 필요한 투자 자금의 요구는 높아진데 반해 성공 가능성은 낮아졌다”며 “과거 유명 개발사가 온라인게임을 개발하면 적어도 중박 이상을 기대했으나 최근에는 이러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홍종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주는 최근 흥행 여부를 쉽게 가늠할 수 없게 되면서 위험한 업종으로 분류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온라인게임을 바라보는 해외 시장의 시각도 날카로워졌다.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해외 시장 진출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계속해서 무르익고 있으나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중국 시장이다. 중국 게임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대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한국산 게임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과 정부기관인 국가신문출판총서 등에 따르면 2002년과 2003년 중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65% 이상을 차지했던 한국산 게임 점유율은 2006년 말 10% 내외로 급감했다.
선진 게임 시장의 대공세도 만만치 않다. 이들 시장에 속한 해외 거대 업체들은 기존 PC게임 및 콘솔 시장에서 보여준 저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업체의 진출이 국내 시장 활성화에 직접적으로 도움을 주기보다 온라인게임 개발 및 운영 능력을 얻고 더나아가 중국 등 거대 게임 시장 진출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 업계 일각에서 위기의식을 불러오고 있다.
즉,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전세계 게임시장을 이끌기보다 해외 자본의 그늘 아래 단순히 개발 하청 국가로 전락해 정체 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 거대 업체와 협력해 개발한 게임들이 국내 업체의 이름을 달고 나가기보다 해외 업체의 이름으로 전세계에 진출하는 사례가 많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온라인게임 종주국의 위상이 단순히 개발력만 제공하는 온라인게임 하청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위기론에 대해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는 “예견된 일”이라고 말했다. 위정현 교수는 2004년부터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위기를 주장해 왔다.
위 교수는 “과거와 달리 이러한 위기가 확산중”이라며 “기술적 우위에서 경영적 우위로 경쟁의 패러다임이 바뀌었지만 국내 기업들은 이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승진 기자 shaii@chosun.com] [www.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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