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좌측부터 한영운, 조병세, 김민호, 진영화"
최근 청소년들이 최고의 장래희망으로 꼽을 만큼 화려하고 부귀와 인기를 한번에 잡을 수 있을 것 같은 프로게이머라는 직업. 하지만 이건 1~2시간 TV나 대회 현장에서나 보여지는 이들의 삶일 뿐이다. 그나마도 1군으로 이름이 알려진 선수들에게나 이런 화려한 순간이 1~2시간이라도 주어진다. 1군으로 언제 올라갈지 알 수 없는 2군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고단하고 지루한 하루하루가 이어진다.
CJ엔투스 소속의 2군 선수들의 하루 일과는 11시 기상 후 세면과 청소, 12시에 첫 식사,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전체 팀 연습, 이후 1시간 동안 식사 및 휴식, 6시부터 10시까지 또 다시 이어지는 자체 연습, 밤 10시에 늦은 저녁 식사, 이후 새벽 2시까지 개인 연습과 코칭 스태프와의 개별 상담이 이어지는 일과를 매일매일 반복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갓 고등학교를 졸업했거나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어린 친구들이다. 한창 반항기도 있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어하는 나이이건만 이들이 이런 생활을 참고 견디는 이유는 무엇일까? 작게는 팀의 1군으로 올라가는 것이고 크게는 제3의 임요환, 제2의 마재윤을 꿈꾸기 때문이다.
이들은 우선적으로 1군 선수들과의 팀연습, 2군 내에서의 자체적 실력향상을 위한 연습, 그리고 자율적으로 본인 스스로 생각하는 게임 내에서의 부족한 테크닉이나 운영들을 위한 연습 등 총 3번에 걸친 연습을 통해 실력을 쌓아가고 있다.
이런 피나는 연습을 거친 후 2군 내 자체적 랭킹전과 코칭 스태프의 심사를 거쳐 1군으로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실력만이 1군으로 올라갈 수 있는 지름길은 아니다. 바로 근면성과 성실성, 의지력이 동반되어야 하는 것. 이 모든 것이 갖춰졌다고 해서 1군으로 올라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1군 선수들 역시 2군으로 내려가지 않기 위해 밤낮 피나는 연습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에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시간을 참고 견뎌내야 한다.
조규남 CJ엔투스 감독은 “매일 이어지는 맹연습과 매주 개인상담, 전체 회의를 통해 프로게이머로서의 자세와 미래에 대한 뚜렷한 목표의식을 제시하고 있다”며 “이런 과정들을 통해 실력향상을 위한 능동적, 적극적인 연습을 유도하고 있는데 실력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며 실력뿐 아니라 스스로의 강한 의지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현재 CJ엔투스에서 훈련 중인 2군 선수들은 4명. 준프로인 진영화(18, By.Movie)와 조병세(17, Skyhigh[fOu])와 아마추어인 한영운(22, By. cOzY)과 김민호(19, Devil[fOu]).
이들은 어떤 계기로 프로게이머로의 길로 들어서고자 결심을 하게 됐을까?
22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밤낮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한영운은 “처음 스타크래프트를 접한 그 순간부터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다는 생각만 하게 됐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스타크래프트였고 항상 재미있고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이라 프로게이머가 되고자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영운의 목표는 바로 양대 스타리그 우승.
로열로더를 꿈꾼다는 김민호는 “지금까지 어떤 것에도 깊게 흥미를 갖지 못했었다. 하지만 스타크래프트를 시작하면서 마침내 깊게 흥미를 느끼게 되었으며 하면 할수록 프로게이머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깊어졌다. 내가 선택한 길이니 후회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프로게이머로의 길에 들어서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조병세와 진영화 역시 공부보다는 게임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어 프로게이머라는 꿈을 갖게 된 선수들.
진영화는 “공부보다는 게임에 더 소질이 있는 것 같았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한 만큼 후회가 없도록 생활할 것”이라고 했으며 조병세는 “내가 처음으로 빠져본 게임이 바로 스타크래프트다. 스타크래프트에 빠진 후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이후 프로게이머는 나의 꿈과 나의 목표가 되었다. 공부보다 게임 쪽에 더 관심이 많았고 재미있었다. 양대리그 우승과 프로리그 다승왕이 되는 것이 나의 목표”라고 밝혔다.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보았을 때는 한심할지 모르지만 자신들의 꿈을 향해 고단한 하루하루를 참으며 지내고 있는 어린 선수들. 프로리그에서 스타리그에서 이들이 꿈을 하나씩 이뤄가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백현숙 기자 coreawoman@chosun.com] [www.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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