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위닝 일레븐 X 최강자 신진오
주부 박모(36)씨의 걱정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일을 찾겠다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남편이 하루 종일 게임에만 빠져 지내기 때문. 박씨는 “요즘 같이 어려운 시기에 게임만 즐기는 남편을 보고 있으면 무기력해 보이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게임중독에 빠져 정상적인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을 하지 못해 부작용을 겪는 이들에 대한 일화는 잊을 만 하면 한번씩 등장하는 단골 이슈다.
이러한 일화 속 주인공들은 외부와의 일체 접촉을 끊고 은둔생활을 하면서 게임에만 적잖이 몰두하는 일명 게임폐인으로 나타난다. 이렇다 보니 급속하게 커진 게임산업의 모습은 외면한 채 게임의 부작용에만 주목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두 폐인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게임을 즐기면서 자신의 삶을 힘차게 열어 나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게임을 즐겼다는 신진오(27)씨는 지난 2월 ‘Xbox 360 위닝 일레븐 X 코리아’ 대회에서 수많은 경쟁자를 물리치고 최강자에 등극했다.
축구게임 ‘위닝 일레븐’에 있어 그는 독보적인 존재이다. 노련하고 화려한 경기운영은 주변인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지난 2월 대회에서도 개인전과 단체전 결승 경기 모두 초반부터 대량 득점으로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며, 일치감치 승리를 예고했다.
이러한 모습으로 인해 모든 삶을 게임에만 맞춘 채 살아갈 듯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올해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를 졸업하고 곧바로 외국계 제약회사인 한국MSD에 취직해 새로운 길을 개척 중이다.
신씨는 “단순히 게임을 즐긴 추억 보다는 이를 통해 여러 사람들을 만난 것이 기억에 남는다”며 “게임을 즐긴 것이 평소에 일을 할 때나 공부를 할 때 활력소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 2006 미스코리아 시애틀 진 천해련
총 20여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하버드 대학, 매사추세츠주 공과대학(MIT) 등 미국 명문대학 출신들로 신장우(41) 현대금속 대표이사, 김윤주(42) 패션네트 대표이사, 허용수(39) GS홀딩스 상무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들은 시간이 날 때 마다 네트워크를 통해 온라인에서 함께 게임을 즐기며, 친목을 다진다.
김윤주 패션네트 사장은 이 같은 활동에 대해 “이해관계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아닌 게임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순수한 마음으로 함께 게임을 즐긴다는 점이 매력”이라며 “마치 오프라인에서 축구나 등산을 즐기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김윤주 사장은 또 “게임의 시장성이 커지는 만큼 사업가로서 새롭게 전개되는 첨단 디지털 사업을 알아간다는 점에도 흥미를 느낀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모 게임업체 마케터로 입사한 천해련(24)씨는 사회 첫 무대로 게임업계를 선택한 별종이다.
2006 미스코리아 시애틀 진으로 선발됐지만 연예계 진출의 유혹을 뿌리치고 평소 관심사였던 게임 마케터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게임을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해 천해련씨는 “친구”라고 말했다. “같이 있으면 편안하고 즐거움을 주는 그래서 평생 함께 하고 싶은 벗”이라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최승진 기자 shaii@chosun.com] [www.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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