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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우리만의 개인기 절실/김정태 비즈니스팀장"

 

각종 TV토크 쇼에서 연예인들의 '개인기'가 화두다. 가수나 탤런트는 본업보다는 개인기 연마에 더 비중을 두는 스타도 있다고 하니 열풍이라 할만하다.
개인기는 스포츠에서 주로 사용되었지만 이제는 학교는 물론 직장까지 퍼져있어 대인 관계와 분위기 조성에 꽤 쓸모있는 도구로 자리잡은 셈이다.

개인기에 대한 찬반양론을 얘기하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젠 게임업계에도 우리만의 개인기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 아닌가 말하고 싶다. 그도 그럴 것이 신년 벽두에 우리를 긴장시키는 일련의 사건과 조류가 심상치않기 때문이다.

사건 하나. 게임계에선 대마불사(大馬不死)의 신화가 깨졌다. 희대를 풍미했던 세가란 백전노장의 은퇴선고가 있었던 지난 1월말, 게임업계에는 유난히도 설왕설래가 많았다. 곧이어 이 거봉이 내세운 청사진은 바로 이 '개인기'와 직결된다.

가정용 게임기 생산 중단 선언에 이은 '컨텐츠 사업 특화'를 내세운 '세가'의 와신상담이 바로 그것이다. 세계 최강의 '컨텐츠 프로바이더'로서 입지를 굳히기 위한 멀티플랫폼 전략이 그것인데, 휴대전화, PDA 등 모바일 컨텐츠 개발과 닌텐도, 소니의 게임기에 자사의 게임을 제공해 가겠다는 포부다. 한 마디로 생존을 위한 적과의 동침을 선언한 것이다. 좀 더 냉정하게 분석하면 잘할 수 있는 개인기에 역량을 집중시키자는 변신구도다.

사건 둘. 해외 주요 게임 직배사의 국내 대거입성이다. 그 동안 대작을 잡기위한 해외 퍼블리셔들과의 눈물어린 구애도 이제는 종지부를 찍을 시점이 다가왔다. 이미 정착하여 개인기를 유감없이 발휘한 EA코리아, MS코리아를 필두로 세계 게임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인터플레이,인포그램이 금방이라도 그들만의 개인기를 공개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감마니아코리아, 코에이코리아, 한국후지쯔, TGL, 소프트월드코리아(사업철수)등 비교적 초기 입성한 해외 퍼블리셔들에 비해 영향력은 훨씬 클 전망이다. 그들이 가동할 자체 유통 채널 확보 계획은 국내 유통업체들에게 위협요소를 주기에 충분하다. 그밖에도 'UBI' '액티비전'은 물론 '하바스'의 국내 입성도 점쳐지는 상황이고 보면 "유통 게임대첩' 조짐에 우리나라의 게임유통사업은 그야말로 총체적 위기에 직면하게 되는 셈이다.

이런 엄청난 변화와 함께 일본 비디오 게임기 시장의 빗장이 풀리기 시작했다. 유독 일본어 표기에 대해서 강경입장을 보이던 관계당국도 이제는 어느 정도 수용하는 입장이다. 전면적인 수입물 개방과 때를 같이 하는 상황에서 이는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허나 아직까지는 일본 게임개발사에 비해 개인기가 허약하기 짝이 없는 우리나라 게임 개발사의 미래는 참담할 수도 있음을 명심하자. 특히, 온라인게임 쪽에서의 개인기를 게임 산업 전반에 거쳐서 확대 해석하려는 태도는 분명 경계하여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게임업계는 분명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개인기'를 만들어가야 한다. 과연 우리의 게임개발의 '코드'는 무엇인가? 극심한 장르 편식, 철학 없는 게임 개발에 돈따라, 유행따라 옮겨다니는 개발자들.

또 게임유통은 어떤가. 불법복제가 판을치고 무자료 거래에 저가형 쥬얼 게임이 난무하고, 몇 개월도 지나지 않은 신작게임이 번들로 쏟아져 나오고... 이런 건 개인기가 아니며 허약한 유통 인프라를 보여주는 사례일 뿐이다.

물론 밤낮없이 불밝히는 개발사가 대부분이고, 게임 판매망 확립에 수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유통사들이 저마다 고군분투하고 있는 줄로 안다. 초유의 PC방 게임 인프라를 만들어 냈던 저력으로 미뤄볼 때 우리 토양에 맞는 게임개발과 유통의 제대로된 "마이웨이 개인기"를 발휘할 수 있다.

우리도 이제 하나 둘 믿음직한 대작들의 등장이 그나마 안심되기도 한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창세기전시리즈'나 '리니지' '포트리스2'등의 게임들은 엄연히 해외게임에 원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몇 년간 '스타크래프트'나 '리니지'류의 게임 개발에 수억원을 날린 개발사가 허다하다. 그런면에서 '하얀마음 백구'나 '쿠키샵' '액시스' 같은 니치(Niche)를 공략한 게임들의 선전에 박수를 보낸다.

[김정태 비즈니스팀장 gam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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