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팩은 신규 게임을 개발하는 것과는 또 다른 고민을 필요로 한다. 기존 시스템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게임 밸런스를 맞추는 동시에, 참신하면서도 이질감이 들지 않는 새로운 컨텐츠를 추가해야 한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 확장팩: 불타는 성전'이 클로즈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지 어느덧 한 달여가 지났다. 아직 모든 컨텐츠가 완전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확장팩 컨텐츠의 윤곽은 이미 드러났다고 할 수 있다.
'와우 확장팩: 불타는 성전'은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워크래프트'에 이은 블리자드의 성공 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까? 확장팩 컨텐츠들을 둘러보며 조심스럽게 점쳐보도록 하자.

◆ 사진설명 : 확장팩의 주무대 아웃랜드
■ 딜레마, 하드코어 유저와 라이트 유저의 차이
하드코어 유저와 라이트 유저의 차이는 온라인 게임의 딜레마 중 하나이다. 오랜 시간을 투자하는 유저와 잠깐 게임을 하는 유저의 보상이 다른 것은 당연하지만, 그 차이가 점점 벌어진다면 게임에 흥미를 잃는 유저는 증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본 서버에서 최고 레벨을 달성한 대부분의 유저는 아이템 파밍을 목적으로 플레이하고 있다. '와우 확장팩' 일정이 발표되었을 때 많은 유저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바로 '새로운 아이템의 수준과 습득 난이도'였다. 상위 아이템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는 레이드, 전장 시스템, 평판 시스템 등이 있다.
'레이드'는 20명 또는 40명의 인원이 높은 난이도의 인스턴스 던전을 공략하는 컨텐츠. 하위 레이드 인스턴스 던전의 아이템을 갖추지 못한다면 상위 인스턴스 던전을 클리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전장'은 상대 진영과의 전투를 통해 명예 계급을 높일 수 있는 인스턴스 공간이다. 조직적이고 다양한 PvP를 위해 설계된 공간이지만 현재는 순수하게 PvP를 즐기는 사람보다는 아이템을 위해 반복적으로 플레이하는 인원이 대부분이다.
'평판' 은 게임 내 특정 세력이 요구하는 퀘스트나 사냥을 반복적으로 수행하여 그에 따른 보상을 얻는 시스템으로 레이드와 전장과 상호 연계되어 있다.
상위 아이템을 얻기 위해서는 위 컨텐츠의 반복적인 플레이가 필수인 것이 사실. 그렇다면 하드코어 유저와 라이트 유저의 차이는 확장팩에서도 계속 되는 것일까?

◆ 사진설명 : 40인 레이드 던전 '검은날개둥지'의 보스, 네파리안
블리자드의 확장팩 방침은 간단하다. "하드코어 유저는 확장팩에서 약간 쉽게 출발하지만 라이트 유저와의 차이는 확장팩의 플레이를 통해 충분히 메꿀 수 있다."
■ 다양한 인스턴스 던전 대폭 추가
확장팩에는 10여개가 넘는 5인 인스턴스 던전이 추가되었다. 많은 시간을 투자하여 레이드에 다닐 수 없던 유저들이 아이템을 파밍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 셈이다.
60렙 중반의 5인 인스턴스 던전의 보상 아이템은은 현재 최상위 40인 레이드 던전 보상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은 편. 던전의 난이도를 어렵게 하고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하드코어 모드'가 추가되어 여러번 도전하는 재미를 주고 있다. 몹들의 인공지능이나 보스의 형태도 다양해져 작은 규모의 레이드를 연상케 한다.
이외에도 아직 완전히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아웃랜드에 25인 레이드 인스턴스 던전이, 카라잔에 10인 인스턴스 던전이 추가될 예정이다.

■ 접근하기 쉬워진 명예시스템과 PvP 컨텐츠
명예 시스템의 경우, 공식홈페이지에서 CM이 '명예 시스템 2.0'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큰 변화가 예정되어있다. 상대 평가였던 명예 계급이 절대 평가로 바뀐 것이다. 일정한 수치만큼 상대 진영을 죽이고 전장에 참여한다면 누구나 명예 보상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어 보다 많은 유저들이 명예 보상 아이템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새로운 전장 '폭풍의 눈'과 함께 '필드 전장'과 '투기장' 등의 PvP 컨텐츠가 추가되었다.
'필드 전장'의 특정 거점을 점령하고 버프와 보상 아이템을 받는 형식으로 4~5인의 소규모 필드 전투를 유도하고 있다. 호드와 얼라이언스 양 진영의 비율이 맞지 않는 서버의 경우 인구가 적은 진영의 불이익이 예상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블리자드가 유료 서버 이전 서비스를 내놓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조치라는 느낌으로, 각 서버의 인구 불균형 문제가 다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투기장'은 같은 진영끼리 아레나에서 2대2, 3대3, 5대5 전투를 벌이는 방식. 투기장은 11월 10일 패치 후 정식 공개되어 아직 밝혀진 정보가 많지 않지만, 이제까지 없었던 '한정된 공간에서의 준비된 전투'라는 점에서 새로운 재미를 줄 수 있으리라 예상된다.

■ 밸런스 조정은 계속된다.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상징적인 직업이었던 성기사와 주술사가 확장팩에서는 양쪽 진영 모두 선택 가능하게 되었다. 그동안 유지해 온 세계관에 무리가 가기는 하지만 이것으로 양 진영의 직업 분쟁은 종식되었다.
더구나 호드의 성기사와 얼라이언스의 주술사는 이번에 새로 추가된 블러드엘프와 드레나이 종족만 선택 가능하게 함으로써 새로 시작하는 유저의 유입을 유도하는 두 가지 토끼를 잡은 셈.
진영 간 밸런스 외에도 직업과 아이템의 다양화와 밸런스 조정도 진행중이다. 한 직업이 선택할 수 있는 상위 방어구 세트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소켓 시스템을 통해 아이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해졌다. 전투 척도와 데미지 공식이 바뀌고 그동안 소외받던 직업인 드루이드가 대폭 상향되는 등 확장팩 테스터 서버 내에서 지속적인 밸런스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 사진설명 : 좌-블러드엘프 성기사 우-드레나이 주술사
■ "새 술은 새 부대에"
확장팩의 컨텐츠들은 60렙 이상이면 누구나 무리 없이 즐길 수 있게 설계되어있다. 온라인게임의 특성 상 게임이 오래될수록 하드코어 유저와 라이트 유저의 차이는 필연적으로 올 수 밖에 없지만, 적어도 모든 유저에게 새로운 출발점이 주어진 셈이다.
아직 확장팩 컨텐츠가 모두 공개되지 않았고 테스트 서버의 형태로 PvP 컨텐츠를 제대로 평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기존의 하드코어 게이머와 라이트 게이머, 그리고 신규 유저를 함께 만족시키기 위한 배려와 지속적인 밸런스 조정에 대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와우 확장팩: 불타는 성전은 적어도 성공적인 확장팩을 위한 ‘필요 조건’은 갖추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게임조선 이영주 iru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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