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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케몬 열풍이 세계를 휩쓴다

 

포케몬 열풍이 세계를 휩쓸고 있다. 이 열풍은 1996년 2월 일본의 닌텐도라는 게임회사에서 발매한 손바닥 만한 게임기에서 시작됐다. 포케몬 열풍은 동심을 상대로 한 얄팍한 상술과 일본 문화 유입이라는 측면 때문에 종종 부정적으로 비쳐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에게 포케몬을 좋아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것보다 그 이유를 알아보는 게 더 시급하다.

포케몬을 알려면 만화보다 먼저 게임을 이해해야 한다. 이 게임은 게임보이라는 휴대용 게임기에서 즐기도록 만들어졌지만, 최근 PC통신이나 인터넷을 통해 에뮬레이터 게임으로 배포되면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열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에뮬레이터 게임이란 게임기나 오락실용 게임을 일반 PC에서 구동할 수 있게끔 변형시킨 것.

현재 통신망에서 구할 수 있는 포케몬 게임은 레드, 그린, 블루, 옐로 (피카추 버전)와 최근에 발매된 골드, 실버 버전까지 모두 6종이다. 레드, 블루, 옐로 버전은 영어와 일어 두 가지로 나와 있으며 나머지 세 개는 일어 버전만 있다. 이 게임들은 모두 VGB 같은 에뮬레이터 프로그램을 먼저 실행시킨 뒤에야 즐길 수 있는데, 6개 게임과 에뮬레이터 프로그램 모두 야후 같은 검색엔진에서 '포켓 몬스터'를 입력하면 다운로드 사이트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대표적인 사이트는 www.fineclick.com)

포케몬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다마고치류의 애완동물 기르기와 어린이가 직접 주인이 되어 로봇을 호령하는 다간/선가드 식의 만화적 상상력을 결합시킨 데 있다. 깜찍한 몬스터들을 한 단계씩 성장시키면서 이를 통해 아이들 스스로 더 높은 단계의 포케몬 트레이너로 성장해 간다는 점에서 이 게임은 일종의 역할 놀이라 할 수 있다.

포케몬은 다간이나 선가드처럼 무뚝뚝한 강철 로봇이 아니라 감정을 지닌 동물들이다. 포케몬 게임은 '철권'이나 '버추어 파이터'처럼 폭력적이지도 않다. 소중하게 키워낸 몬스터들이 꿈틀거리며 진화를 시작할 때면 적잖은 감동마저 느낄 수 있다. 이런 감동은 만화보다는 게임에서 잘 느낄 수 있다.

포케몬 열풍에 부화뇌동할 필요는 없겠지만, 이를테면 아이들에게 포케몬의 물, 불, 풀 등 유형이나 키가 큰 순서, 몸무게가 가벼운 순서로 공책에 정리하게 하는 식의 공부 아닌 공부를 시켜보는 것은 어떨까? 왜냐하면 포케몬은 지금 아이들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데이터베이스이기 때문이다.

( 조선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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