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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돈을 내고 게임을 한다?/김범수 네이버컴대표"

 

21세기를 시작하는 새해 벽두 게임계의 가장 큰 화두는 유료화 논쟁이다.

무료로 제공되던 ‘포트리스’가 1월부터 새로운 버전인 ‘포트리스 2 블루’를 유료로 서비스하면서 그동안 무료로 게임을 제공하던 업체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포트리스 2 블루’의 유료화에 반발을 하는 PC방 연합회도 있었고, 유료화를 지지하는 사설도 있었고, 각 게임 업체의 게시판들에도 유료화에 대한 얘기가 뜨겁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잠시만 한발자국 물러서서 생각해보자. 과연 우리에게 게임을 무료로 즐기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는가?

사실 아주 오래 전 오락실에만 게임이 있던 시절부터 우리는 50원짜리 동전 하나라도 넣어야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지금도 오락실에서는 100원부터, 잘 나가는 지역의 펌프는 1000원을 넣어야 겨우 한 판을 즐길 수 있다.



또한 프로게이머까지 배출할 정도로 커다란 인기를 가진 스타크래프트나, 최근 출시된 킹덤 언더 파이어와 같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들은 각각 2~4만원의 게임 CD를 사야만 정식으로 즐길 수 있다.

그럼 언제부터 무료게임을 당연히 느끼게 되었을까?

무료게임은 인터넷의 시작과 함께 제공되기 시작했다. 본래 군사 목적용 네트워크이었던 ARPANET에서 학술 및 연구분야를 위한 네트워크가 분리 독립하면서 태어난 인터넷이 대중화가 되면서 인터넷은 엄청난 정보와 또 그만큼의 즐거움을 가진 하나의 매체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진입장벽없는 인터넷이란 공간에 저마다 자신의 정보, 작품 등의 컨텐츠를 무작위로 올리기 시작했고, 누구나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가치를 평가받기 어려웠던 각각의 컨텐츠들은 대부분이 무료로 제공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컨텐츠들에 대한 평가의 시간이 존재했다.

이제 높은 가치를 가졌다고 평가받은 컨텐츠들은 제값을 받기 시작하고 있다. 아니 그 가격이 적정가인가는 아직 확신할 수 없지만 교육, 증권 등과 같은 정보나 영화, 만화와 같은 엔터테인먼트 컨텐츠들은 가격이 매겨진 상품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게임은 어떠한가. 인터넷 속의 게임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간단한 퍼즐게임이나, 플래쉬게임과 같은 게임들은 여전히 각각의 홈페이지에 작품으로도 올려져 있을 정도로 흔하다. 하지만 확실한 가치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게임들도 이제는 분명히 구분된다.

이번에 유료화로 서비스되기 시작한 ‘포트리스 2 블루’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포트리스2」도 ‘대한민국게임대상2000’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고, 프로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스타크래프트 이후 프로게임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평가를 받을만큼 인정받은 게임이다.

이처럼 정교하고 복잡한 게임, 그리고 쉬운 게임이라도 재미를 가미한 특별한 게임들이 명확히 구분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가치를 평가받은, 상품이 될만한 게임들은 제값을 받고 제공되어야 할 시간이 온 것은 아닐까.



다시 시작으로 돌아가서, 게임을 포함하여 문화라는 것을 향유하는데 우리들이 값을 지불하지 않은 적은 사실 별로 없다. 단지 우리 시대에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가 자리를 잡는 평가의 시간이 있었던 덕분에 공짜를 잠시 맛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제 다시 제대로 된 값을 지불할 시기가 왔다. 이제 게임들은 하나의 기업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쳐 만들어지고 업그레이드 되어간다. 그리고 좋은 게임일수록 그 개발에 더욱더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장비가 필요하다.

우리가 좋은 게임을 대가를 지불하고 즐긴다면 그 대가는 더 나은 게임을 만드는데 사용되어 우리에게 더 재미있는 게임으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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