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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게임은 한탕주의 사업이 아니다 /김정태 비즈니스팀장"

 

게임은 서로 먼저 땅을 차지하는 깃발꽂기 게임도 아니며 골드러쉬에 비견될 노다지 산업도 아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차근차근 시장을 키워가고 제품의 경쟁력을 가꿔가는 굴뚝산업이다.

하지만 요즘 게임판에서 돌아가는 현상들을 바라보면 어찌된 일인지 본질은 간데없고 허황된 비전만 돌아다녀 자칫 빛좋은 개살구로 평가절하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다.

이런 현상의 이유중 하나는 별다른 준비없이 무작정 게임판에 참여하는 무모함이다. 온라인교육-하드웨어유통-디자인전문업체 등 심지어 스포츠회사까지 게임포탈서비스를 지향하며 엄청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뚜렷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 닷컴기업에겐 게임이 만만히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결론은 "아니올시다"이다. 게임은 개발이나 유통-잡지 등 현재까지 형성된 사업군 가운데 만만한 것은 하나도 없다. 지금도 온라인게임 개발이란 뒷차를 탄 많은 닷컴기업들이 중도 포기하는 사례가 속속 발생하고 있는 것이 그 증거이다.

제2의 '스타크래프트' 대박을 위해 외국의 게임 유통사 문턱을 발이 닳도록 넘나들어도 쉽지않은 것이 판권 유통사업이다. 얼마전 모 굴뚝기업 간부와 대화중 "그깟 중소기업이 게임 하나로 떼돈 벌었는데 우리 정도의 회사 브랜드로 추진하면 그냥 넘어오겠지"라면서 자신만만해 하는 모습을 보며 씁쓸해 했던 기억도 있다.


올초 닷컴 열풍 이후 게임 관련 사업도 업종 세분화 및 다양화의 길을 걸었다. 세계에서 보기 드문 게임대회를 시작으로 전시-방송-인큐베이팅-출판사업 등 관련 종사자만해도 몇 백명을 넘긴다.

쉴새없이 늘어나는 게임 관련 단체와 프랜차이즈들, PC-펌프-DDR방-비디오 게임 전문 오락실이 등장하는가 하더니, 인형뽑기에서 가재-금붕어뽑기 게임기까지 다양하다.

국내 게임 업계의 활성화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으나 시장의 규모나 소구세력이 명확치 않는 상태에서 지나친 확대는 오히려 공멸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사업의 성공은 기발한 탁상의 이론과 필드의 묘한 흐름을 동시에 만족하는 욕심많은 놈이기 때문이다.

이젠 게임업계 전체에 만연한 한탕주의에서 벗어나야 하며 경영진이나 직원들 모두 도덕성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국내외 대규모의 게임전시행사에서 참여했던 회사들은 홍보한 제품들을 서둘러 완성해야 하며 올해도 이런 축제 행사가 유지되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소비자들과 약속하였거나 언론에 공표한 부분에 대해서도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제대로 된 게임 전문 인력의 양성도 시급하다. 결실있는 게임 인재 육성을 위한 정부의 정책에 기대를 걸어보지만 아직까지는 신통치 않은 모양이다. 민간주도의 사설 게임학원과 대학별 게임학과도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뚜렷한 신념과 소신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이다. 이렇듯 게임 전문 인력에 관심을 가진 이상 가까운 미래에 게임 산업을 책임지고 이끌 수 있는 인재 배출은 게임업계 공동의 당면 과제다.

게임 언론의 책임도 막중하다. 최근 쏟아져 나온 게임 기자와 기사들이 다다익선은 아니다. 기자들의 전문성이 담보되어야 하며 막연히 부풀어진 홍보성 기사들은 과감히 쓰레기통으로 가야한다.

독자들에게 알권리를 정확하게 전달하고, 그 내용에 대해 책임질줄 아는 살아있는 기자정신이 절실하다.

우린 아직도 시작이다. 국내 게임사업은 이제 10년 남짓한 시간이 흘렀을 뿐이다. 단지 우리 기대치가 너무 갑자기 높아졌을 뿐이다. 너무 조급해 할 필요도 없다. 천천히 차근차근 가자.


[김정태 게임비즈니스 팀장 gamer@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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