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상근 넷타임소프트 대표이사
지난 2년간 국내 게임계를 대표하던 온라인게임 업체 두 곳이 1년에 1개 꼴로 해외 업체의 손에 넘어갔다. 그것도 자신의 게임을 받아서 서비스하던 업체에 말이다.
국내에서 제공된 콘텐츠를 가지고 자국 시장에서 수익을 내던 해외의 게임 수입 업체들이 역으로 국내 시장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주목할 것은 향후 이러한 일들이 다시 벌어지지 말란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 일본,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 타도를 외치며, 거대한 자본과 든든한 정부 지원하에 온라인게임 산업을 성장시키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상위 업체 몇 곳을 제외하면 거대한 자본도 든든한 정부 지원도 없이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서 성공을 목표로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해외 업체들이 가지지 못한 우수한 인력과 운영 노하우가 있다고 하지만 앞으로 언제 닥칠지 모를 위협에 대처하기에는 너무나 허약하다.
그렇다면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국내 게임 시장을 해외 업체들의 공격에서 어떻게 방어해야 할까? 이웃 국가인 중국의 사례를 살펴보자.
지난해 중국의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는 1조원을 넘어섰다. 거대해진 시장을 지키기 위해 중국 정부는 외국의 콘텐츠가 들어오는 것을 견제함과 동시에 정부 중심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 지원책의 핵심은 게임 개발은 물론 유통, 세금 정책 등 게임 제작의 모든 과정을 정부 차원에서 지원해 2006년 이후 중국의 게임 개발력을 급성장 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중국 정부가 이렇듯 자국의 게임을 지원하는 이유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을 비롯한 해외 게임의 성장세를 억제하며, 발전된 개발력으로 향후 중국산 게임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이런 정책으로 인해 지난 2004년부터 한국 온라인게임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반면 중국에서 제작된 게임들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상대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런 과정이 되풀이된다면, 중국에서 제작된 수준 높은 게임들이 국내 시장을 위협하는 일도 머지 않을 것이라 관측된다.
이렇듯 해외 업체들의 국내 시장 공략이 가속화된 지금, 우리 정부의 국내 게임 산업 보호 정책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정부는 중국 등 자국 게임 산업 보호 정책의 경우를 본받아 우리나라 온라인게임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스크린쿼터제와 유사한 게임쿼터제 등의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을 보호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불과 5~6년 정도의 짧은 기간 동안 초고속으로 이뤄낸 국내 게임 산업 기반이 한 순간에 해외 시장에 종속 당할 수도 있다.
국내 게임 사업은 아직 자생력을 갖출 만큼 충분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 않다. 또한 게임 산업이 성장했다고는 하나 성장 초기와 비교한다면 아직은 해외 시장의 공세에 대응할 만큼의 수준이 아니다.
자국의 문화 산업이 해외의 거대 자본에 의하여 짓밟히거나 조정되는 것에 대한 우려와 보호에 대한 요구는 특정 집단의 이기주의라기 보다는 국가적 과제이자 의무이다.
정부가 국내 게임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책을 마련하고 메이저 게임 업체들이 앞장서 무분별한 외국 자본의 유입을 경계할 때, 중소 게임 업체들이 안전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고 이러한 균형적 발전이 디지털 문화 콘텐츠 수출 강국의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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