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과물 시장 당시의 용산전자상가 단지 모습
한국 경제의 신화 가운데 하나인 ‘포니 자동차’가 현역으로 뛰는 모습이 눈에 띈다. 건물 옥상에 올라가 담소를 나누는 청년들은 도대체 무엇을 화제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는 것일까?
본지가 용산구청을 통해 입수한 용산전자상가 단지의 옛 모습은 현재의 전자상가 단지가 들어서기 전 모습을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용산구청에 따르면 용산전자상가 단지는 마치 서울의 경동시장과 같은 청과물 시장으로 1980년대 초까지 서울권 5대 농수산물도매시장 상권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던 것이 1985년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과 관련한 농수산물 상권의 이전 정책으로 인해 당시 을지로, 청계천 전자제품 판매 상권의 정책적 이전이 추진되면서 전자상가 단지로서의 면모를 갖춰 나가게 됐다.
전자상가 단지가 형성되면서 과거 배추와 무를 싣던 트럭에는 첨단 PC가 실리게 됐다. 1~2층의 아담함을 자랑하던 시장 주변 건물들은 하늘을 가릴 만큼 높은 초현대식 건물로 바뀌어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관련 상인들에 의하면 초기에는 가전제품과 전자부품 중심이었던 것이 현재는 PC 비중이 약 70%에 이를 정도로 높아졌다. 게임 판매 비중도 초기에 비해 배 이상 높아져 현재 60여곳의 판매 업소들이 운영중이다.
1994년부터 용산전자상가 단지에서 게임을 판매해 온 한 상인은 “세운상가 및 청계천 부근에 몰려 있었던 게임 판매 업소들이 1991년에서 1992년 사이에 용산의 선인상가를 중심으로 이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용산전자단지협동조합에 따르면 용산전자상가 단지의 전성기는 1998년에서 2000년 사이로 게임 ‘스타크래프트’에 의해 PC방 붐이 일어나면서 맞이했다. 애물단지로 인식되던 게임이 새로운 산업을 탄생시켜 용산전자상가 단지를 살찌운 셈이다.
이 조합의 한 관계자는 “네트워크에 연결해 여러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대전을 벌이는 스타크래프트가 등장하면서 PC방이 주목받게 되었고 PC 수요가 급증해 용산전자상가 단지가 활기를 띄게 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현재 용산전자상가 단지는 새로운 도전을 요구받고 있다. 2000년 이후부터 온라인 마켓 및 지역 거점 대형 전자쇼핑몰 등의 새로운 유통 환경이 등장하면서 경쟁이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용산전자단지협동조합은 지난 1월 용산전자상가를 대표하는 자체 상표인 ‘YESONE(예스원)’를 개발해 세계적인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용산구청은 용산전자상가 단지의 미래 개발 방안 가운데 하나로 CORE(코어) 빌딩 사업안을 내놓고 있다.
용산구청과 사업주들이 공동 투자해서 매장 외에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보/커뮤니티 센터 기능의 빌딩을 세워 용산전자상가 단지에 새로운 활력을 부여한다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이다.
용산전자상가 단지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상인들은 정책적인 보조와 함께 용산전자상가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줄 요소로 게임을 기대하고 있다.
과거 ‘스타크래프트’가 용산전자상가 단지의 성장을 주도했던 것처럼 ‘스타크래프트’에 맞먹는 새로운 게임이 등장해 용산에 제 2의 전성기를 불어넣어주길 희망하는 것이다.
[최승진 기자 shai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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