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말과 2006년초 선보일 것으로 확정된 차세대 비디오 게임기, Xbox360과 플레이스테이션(PS)3의 세부 정보가 일본에서 MS와 소니 주체로 열린 컨퍼런스에서 전격 공개됐기 때문. 일찌기 Xbox360과 PS3는 유명 美방송 프로그램, MTV와 최대 규모 게임쇼인 E3쇼 등을 통해 업계 관계자와 게이머들에게 공개된 바 있지만 일본에서 개최된 이번 컨퍼런스는 여러가지 면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우선, 전 세계를 통틀어 비디오게임 시장의 최대 격전지로 손꼽히는 일본 본토에서 소니와 MS가 비슷한 날짜에 진검승부를 감행했기 때문이다. 소니가 PS2를 앞세워 2000년 초반, 신천지로 통하던 북미와 유럽에서 비디오게임계의 거두(巨頭)로 우뚝 설 수 있었던 이면에는 앞서 일본 비디오게임 시장에서 구축한 탄탄한 입지가 버티고 있다. MS는 MS대로 자사의 첫 가정용 비디오 게임기, Xbox를 야심차게 선보였지만 비디오게임 시장 최대어(漁)로 꼽히는 일본에서 참패, 북미와 유럽에서 녹록찮은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빛이 바랜 바 있다.
또한, Xbox360과 PS3 공개 이후 게임시장 관계자를 비롯한 전 세계 투자분석社들은 소니와 MS가 차세대 기기 출시 초반에 일본 비디오게임 시장을 휘어잡지 못할시, 비디오게임 시장의 선두자리는 언감생심에 불과하다는 의견 내지 분석안이 담긴 보고서를 심심치 않게 내놓은 바 있다.
이 때문인지 MS와 소니는 과거 공개됐던 Xbox360과 PS3 관련 정보에 미공개 발표 자료를 덧붙여 차세대 기기의 성능과 장점 사항부터 이를 기반으로 구동되는 게임 타이틀 목록을 대거 오픈, 차세대 비디오 게임기 시장에 임하는 각오를 日게임업계 관계자들에게 드러냈다. 지난 21일과 25일 개최된 컨퍼런스는 앞으로 전 세계 비디오게임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MS와 소니의 개전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던 것이다.
소니·MS "내실 다지기에 ‘충실’"= MS와 소니가 개최한 Xbox360과 PS3 컨퍼런스는 ‘내실’ 다지기로 압축할 수 있다. 이번 컨퍼런스는 비즈니스 성격보다는 Xbox360과 PS3가 발휘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능과 이러한 기기가 개발자들이 게임 컨텐츠를 제작할시 어떠한 도움과 이득을 줄 수 있는지를 전달하는 정보 교환의 장으로 꾸며졌다. 이는 양사 모두 표면적인 Xbox360과 PS3와 관련된 정보가 2005 E3쇼를 기점으로 어느정도 공개됐으며 차세대 기기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요건은 양질의 게임 컨텐츠를 생산하는 개발사들에게 달려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니는 지난 21일, 일본에서 ‘플레이스테이션 미팅 2005’라는 제목의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게임 업계 관계자들에게 첨단 기술이 집약된 3차원 게임을 손쉽게 제작하고 그 결과물을 완벽하게 구현할 수 있는 기기는 PS3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소니는 행사를 통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3차원 그래픽 엔진 ‘언리얼3’ 제작사인 美에픽메가게임즈社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 PS3용 표준 개발툴로 ‘언리얼3’를 끌어들였다. 또한, 아일랜드 주재 물리엔진개발사, 하복社의 ‘하복’ 엔진을 비롯한 美아가이아테크놀러지스社의 하드웨어상에서 물리엔진을 구현하는 ‘노보덱스’ 및 英SN시스템즈社로부터 Win32 기반 개발툴인 ‘프로DG’ 등 성능을 인정받은 개발툴이 PS3용 게임 제작 프로그램으로 쓰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PS3용 게임 제작에 쓰일 개발툴의 성능과 PS3의 구동능력을 직간접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소니는 日반다이社의 ‘기동전사 건담’의 리얼타임 데모를 비롯한 日코에이社의 ‘진삼국무쌍’ 및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아메리카의 ‘레이어’ 및 캡콤社의 ‘바이오 해저드5’ 등의 영상을 잇달아 공개했다. 각 게임 영상은 제작을 맡은 개발사의 총 책임자가 직접 연단에 서서 해당 게임이 어떤 방식으로 개발중에 있으며 新기술로는 무엇이 쓰였는지를 설명, PS3로 구현되는 차세대 게임의 면모를 있는 그대로 선보였다. 쿠타라기 켄,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 최고경영자는 행사 말미에서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으며 소니는 그러한 업계를 대변, 10년간 PS를 통한 사업을 펼쳐왔다"며 "앞으로도 일본내 게임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시장을 키워가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 직접적으로 PS3 진영에 게임 개발사들이 적극적인 후원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소니가 개최한 ‘플레이스테이션 미팅 2005’은 PS2 및 PSP의 실적 발표가 PS3 정책 발표와 겹쳐져 소니가 PS3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언론의 우려 섞인 기사가 나기도 했지만 한편에서는 현재 전 세계 비디오게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제왕의 풍모와 여유가 느껴지는 행사였으며 각종 개발툴 도입과 더불어 개발사를 대상으로 한 두드러지는 지원책을 다시 한번 확인해 준 것만으로도 소니는 할만큼 했다는 긍정적인 평을 내리기도 했다.
현존하는 최고 성능의 하드웨어를 탑재한 비디오 게임기, Xbox와 독특한 형태의 게임 타이틀을 다수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PS2의 위세에 눌려 2인자에 머물러 온 MS가 소니보다 4일 늦게 개최한 컨퍼런스 ‘Xbox 서밋 2005’에 대해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 게임 업계 관계자들의 뇌리에 각인될만한 인상을 남겼다는 평을 듣고 있다. Xbox 런칭 때와 달리 빌 게이츠, MS 최고경영자가 동영상을 통해 행사 개회를 선언했지만 빌 게이츠의 행동대장 내지 MS의 프런트맨으로 꼽히는 피터 무어가 직접 방일, 日게임 업계 관계자를 상대로 Xbox360 진영에 참전해 줄 것을 요청하는 연설을 낭독한 것만으로도 일본 게임 시장 진출을 위한 MS 집행부의 의지가 고스란히 전달된 것으로 분석된다.

‘Xbox 서밋 2005’에서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MS 집행부의 ‘日게임 시장 진입을 향한 의지’. Xbox 출시때만해도 북미나 유럽과 동일한 진입 정책을 세웠던 MS는 Xbox 디스크 흠집을 비롯한 기기 및 게임 타이틀 배급에서 오는 혼선 등으로 인해 매우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업계 관계자 및 게이머들의 Xbox 배급 정책과 관련된 여러 혹평에 시달려야 했다. 하지만, 금번 행사에서 MS는 일본 게임 시장을 북미와 유럽과는 다른 특별한 기착지로 여기고 있음을 직접적으로 표명했다. Xbox360의 기능부터 대응 게임 타이틀이 일본 게이머 중심으로 설계됐으며 심지어는 Xbox360 개발에 다수의 일본 인력이 참가했다고까지 설명했다.
피터 무어, MS 부사장은 "일본이 Xbox360의 성공에서 있어서 매우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라고 밝히고 "일본 게임 시장에 부합될 수 있는 여러 정책을 수립, 가동될 날짜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으며 이를 증명하기 위해 ‘Xbox 서밋 2005’를 통해 Xbox360 전용 3차원 레이싱 게임 ‘프로젝트 고담 레이싱3’의 데모와 Xbox 라이브 서비스, ‘윈도우즈’ 운영체제가 설치된 PC와 Xbox360이 자유롭게 정보를 교환하는 등 호환성과 관련된 데모 및 시연 시간을 갖고 참석자의 이해를 도왔다.

이 날 행사의 클라이맥스는 다름아닌 MS가 일본내 발매할 Xbox360용 게임 목록. 총 100여종 이상의 Xbox360용 게임이 선보이는 숫자에서 느껴지는 위압감은 둘째치고 그간 PS 진영의 전유물로 치부됐던 각종 게임이 Xbox360용 게임 타이틀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는 점에서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Xbox360의 일본에서의 선전을 조심스럽게 점쳤다. 日반다이社의 우노사와 상무를 비롯한 캡콤社의 이나후네 케이지 상무 및 테크모社 소속 팀닌자의 아타가끼 도모노부 부장, 코나미社 이시즈카 미치히로 등 日게임계를 주무르는 거물급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 Xbox360에 대한 긍정적인 코멘트를 남긴 것도 Xbox360의 전망을 밝게 하는 요소로 꼽혔다.

소니, 日게임시장 ‘무혈입성’ 보장 못해= MS와 소니, 양사가 개최한 컨퍼런스에 대해 업계인들은 이번만큼은 소니의 무한 독주가 없는, MS와 소니의 피 터지는 한판 승부가 전개될 것으로 대부분 예상했다. 물론 그동안 소니가 PS로 쌓아올린 비디오게임 시장에서의 노하우와 명성을 고려하면 MS는 아직도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않다. 하지만 MS 역시 Xbox 출시를 통해 비디오게임 시장의 흐름과 노하우를 직접 체득한 만큼, 막대한 자금력을 앞세워 소니를 제대로 공략만 한다면 차세대 기기 시장에서 승기를 거머쥐는 것도 2~3년 뒤의 일은 아니라는 의견도 간간히 언급되고 있다.
언론쪽의 반응은 전 세계 각국의 평가가 다르지만 소니와 MS 모두 런칭과 동시에 자사의 차세대 기기를 빛내줄만한 게임 타이틀을 대체적으로 보유한 현 시점에서 앞으로 남은 궁금증은 차세대 기기 및 게임 타이틀의 배급 정책과 소비자 가격 에 있다고 밝혔다. 지역별 발매일과 소비자 가격은 게임 업계 관계자를 비롯한 게이머에게도 이슈가 될만한 민감한 사안이라 MS와 소니는 이와 관련된 답변은 아직까지는 유보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올해 Xbox360이 출시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조만간 차세대 기기의 소비자 가격이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권영수 기자 blai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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