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게임하이 장진욱 개발실장
타분야의 친구들과 만날 때마다 종종 받는 질문이다. 그럴경우, 영화와 비교해서 설명해주면 쉽게 이해한다.
"아… 그럼 게임도 시나리오가 중요하겠군."
"중요하지. 중요하긴 한데…"
고개는 끄덕이지만 이렇게 말을 흐릴 때가 많았다.
게임에서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실제 제작 과정에서는 뒷전으로 밀리는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왜 영화에서는 가장 중요한 요소인 시나리오가 비슷한 제작 프로세스를 가지는 게임에서는 그렇지 못하는 것일까? (물론 테트리스 같은 캐주얼 게임이라면 시나리오의 비중은 크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시간과 돈에 쫓기던 우리나라 게임 제작의 열약한 환경에서는 시나리오는 단지 게임의 갈등 요소만을 간단하게 알리는 정도였다. 그러나 점점 높아져가는 유져의 수준과 세계시장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게임 시나리오 중요성을 인식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시나리오는 게임의 세계관과 컨셉을 결정하고 제작의 일관성과 플레이의 목적성을 부여하는 매우 중요하고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MMORPG의 기본적인 틀을 제공했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디아블로'를 보더라도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캐릭터와 배경을 설정하고 NPC, 아이템, 퀘스트, 각종 이미지와 네이밍 등의 세부 구성요소를 형성하고 있다. 다양하고 흥미로운 시스템 내면에 방대한 스토리와 세밀한 설정이 잘 녹아있었기에 유져를 열광시키고 몰입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데카론도 최초 개발단계에서는 익스트림 액션이라는 시스템 위주의 기획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개발을 진행하면서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인지하게 되었고, 시나리오 작가와 협의를 통해 체계적인 설정과 일관된 컨셉으로 제작의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었다. 더구나 소설과 만화, 애니메이션 등의 제작을 진행함으로써 최근 추세인 원소스 멀티유져라는 전략을 가장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얼마전 게임관계자들과 점점 치열해지는 게임시장에서 생존하는 방법에 대해 토론한 적이 있다.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했지만, 어떤 개발자 한분이 하신 말씀이 아직도 마음에 남는다.
'화려한 그래픽은 처음엔 즐거워도 쉽게 질려버리지만, 탄탄한 시나리오는 당장은 지루해도 갈수록 빠져든다고…'
'대한민국은 온라인 강국이다.'라는 말을 요즘 많이 듣는다. 하지만 개발자의 한사람으로서 아니 게임시나리오 기획자로서 부끄러움을 느끼게 하는 말이다.
위에서 언급한것처럼 해외 대작게임을 보면 그 방대한 시나리오에 제일 먼저 감탄을 하게된다. 이 넓은 세계관을 어떻게 만들었으며 이렇게 게임내에 녹여낼수 있었는지 정말 부럽기 그지없다.
이제 우리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시나리오가 단순히 프롤로그의 역할이 아닌 그 자체로 인정받고 게임에 재미와 생명을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해야 된다고 믿는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외국의 유명게임보다 더 넓은 세계관과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대작 mmorpg가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려본다.
[게임하이 장진욱 개발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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