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자가 정확하게 ‘PSP’를 구입한 것은 작년 12월 입니다. 애초 구입 목적은 음악과 동영상 감상이었고 덤으로 휴대용으로 최적화 된 플레이스테이션(PS)2용 유명 게임들을 직접 즐겨보자! 였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언론 매체와 관련 팬사이트 등을 통해 ‘PSP’에 대한 소개 기사나 사용기가 공개됐지만 다소 전문적인 내용과 기술적인 정보만을 제공하는데 그쳤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직접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우선, ‘PSP’에 대한 본 기자의 평가는 장단점이 크게 갈리는 제품이라는 것 입니다. 구입한지 약 2개월 정도 넘어가는 현 시점에서 ‘PSP’에 대한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가 참 힘듭니다. 어떤 면에서 이만한 제품이 없는 것 같지만 동종 기기들과 비교했을 때, 단점이나 아쉬움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적지않이 존재합니다.

‘PSP’의 강점은 뭐니뭐니해도 플레이스테이션(PS)2용으로 발매되어 작품성을 인정받고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모두의 골프'나 '릿지레이서' '메탈 기어 솔리드' '진삼국무쌍' 등의 게임을 장소에 구애됨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 입니다. ‘PSP’의 막강한 하드웨어 성능에 힘 입어 게이머는 ‘PSP’를 이용해 큼직한 화면과 고음질의 배경음과 효과음을 감상하면서 게임의 재미를 100% 만끽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PSP’의 기능이 바로 통신 대전 기능입니다. ‘PSP’와 같은 게임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복수의 게이머가 언제 어디서나 즉석으로 통신 대전을 갖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릿지 레이서’를 이용해 통신 대전을 즐겨볼 기회가 있었는데 네트워크의 안정성은 물론이고 통신 대전에 최적화 된 게임 진행 방식은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

여담이지만, 고화질의 그래픽과 고음질의 사운드, 통신 대전 기능까지 지원하는 ‘PSP’의 배터리는 한번 충전시 꽤 오래 사용이 가능하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출시전부터 배터리 용량이 기껏해야 4~5시간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말과는 달리 기자 개인적으로는 음악과 동영상, 게임까지도 단 한번 충전에 원하는만큼 즐길 수 있었다고 봅니다.

단순히 게임만 즐길 수 있는 것이 아닌 MP3로 만들어진 음악 파일을 감상할 수 있으며 MP4로 제작된 고화질 동영상을 언제 어디서나 시청할 수 있다는 점도 ‘PSP’의 장점 중 하나로 손꼽을만 합니다. 최근 선보이고 있는 PMP(Portable Media Player)가 갖고 있는 기능이나 매체 품질을 ‘PSP’는 완벽하게까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충실히 구현하고 있습니다. 음악과 동영상 파일을 삽입하는 방식이 초보자들이 적응하기에 다소 복잡하고 번거롭다는 단점이 존재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익숙해지면 이러한 난점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 봅니다.

이러한 장점이 있는 반면 ‘PSP’만의 단점 아닌 단점도 존재합니다. 기자가 ‘PSP’를 접하면서 매번 아쉽게 느꼈던 것은 단 두가지에 불과하지만 동시에 이 두가지 단점이 ‘PSP’의 대중적인 보급에 큰 걸림돌로 작용할만한 소지가 있다고 감히 말해봅니다.
첫째로, ‘PSP’가 채택한 저장매체인 ‘메모리스틱 듀오’와 관련된 문제입니다. ‘PSP’에서 넉넉하게 음악 파일과 감상하고자 하는 동영상 파일을 담기 위해서는 최소 512MB 내지 1GB의 ‘메모리스틱 듀오’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언급하는 문제는 기기의 결함이 아닌 가격에서 오는 괴리감입니다. 512MB의 현재 시판가는 7만원대, 1GB의 시판가는 17만원을 호가합니다. 이것도 소니에서 생산한 정품 ‘메모리스틱’의 가격이 아닌 제휴社인 산디스크에서 생산한 제품을 기준으로 내놓은 가격입니다. 정품 ‘메모리스틱 듀오’의 경우, 1GB는 23만원에 육박합니다. 일본 내수용 ‘PSP’의 가격이 현재 33만원에 호가한다는 점에 비춰볼 때, 게임 이외에 음악이나 동영상 감상을 목적으로 둔 게이머에게 ‘메모리스틱’이 가져다주는 부담감은 만만치 않습니다.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격입니다.

둘째로, ‘PSP’의 제품 설계에서 오는 여러가지 기기상의 결함이 그것입니다. 제품을 생산한 日소니社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현재까지 ㅁ버튼의 눌림이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 뿐입니다. 하지만 현재 ‘PSP’를 미리 구입하고 사용중인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특정 게임에서 기기의 동작이 멈춘다든지 아니면 ‘PSP’용 미디어매체인 UMD(Universal Media Disk)의 삽입부와 관련된 오작동 등의 문제점이 속속 보고되고 있습니다. 어떤 제품이든지 초기 생산물량은 버그나 단점이 제시되기 마련이지만 ‘PSP’의 경우에는 구입을 고려했던 게이머들이 최종적으로 지갑을 닫게 할만큼의 파급력을 가진 문제점을 내재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개인적으로 기자는 ‘PSP’가 사용자에게 견고한 느낌을 전달하는데 실패했다고 보여집니다. 본 기자의 ‘PSP’를 직접 손에 쥐어봤던 사람들 중 열에 아홉은 내구성에 의구심을 표명했고 저 역시 이러한 의견에 동감합니다. 물론 현재 ‘PSP’ 커버 케이스가 출시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그것만으로 ‘PSP’의 견고함이 강화될거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과거 약한 외부 충격에도 심심치 않게 고장을 일으켰던 소니의 MD플레이어에 사용됐던 방식이 ‘PSP’에 그대로 적용됐다는 점 역시 기자를 끊임없이 불안하게 하게 요인 중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PSP’가 20~30대층을 겨냥한 다목적 멀티미디어 기기임엔 분명하지만 휴대용 게임에 적지않이 목적을 둔 국내 어린이 게이머들의 지지를 어느정도까지 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보여집니다. 제품의 크기도 그렇고 가격, 그리고 관리면에서 ‘PSP’는 국내 연소층 게이머들과 그다지 친하지 못한 제품입니다. ‘포켓몬’과 같은 강력한 휴대용 게임 타이틀을 보유한 ‘닌텐도DS’가 어린이 게이머들에게 오히려 가장 적합한 제품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몇개월 써본 것만으로 ‘PSP’에 대해 감히 왈가왈부하긴 했지만 ‘PSP’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에게도 그렇고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만한 기기입니다. 아직 전용 게임 타이틀이나 영화 등의 컨텐츠의 수가 부족하고 불편 사항 및 버그를 수정해주는 업데이트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오는 3월로 예정된 북미 출시일을 기점으로 ‘PSP’가 새로운 도약을 꿈꿀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물론,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www.scek.co.kr)를 통해 ‘PSP’는 정식으로 국내 출시될 예정입니다. 부족하지만 그동안 ‘PSP’를 직접 접하면서 느꼈던 점을 간단하게 정리했습니다. 향후 ‘PSP’를 선택하고 구입하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이만 글을 맺습니다.
(2005. 02. 14)
[권영수 기자 blai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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