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라인게임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가 지난 11일, 유료 서비스 발표와 동시에 게이머와 PC방 점주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정식 유료 서비스를 하루 앞둔 17일 현재까지도 'WoW'를 바라보는 게이머와 PC방 점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국내 게임 관련 게시판은 'WoW' 유료 서비스와 관련된 불만사항이 하루가 멀다하고 게시되고 있다.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를 고려할 법한 지난 15일과 16일 주말에도 'WoW' 둔 게이머들과 PC방 점주들의 입씨름은 끊일 줄 몰랐다. 혈기왕성한 10~20대 게이머부터 나이 지긋한 40대, 심지어는 50대 게이머 및 PC방 점주들까지 노구(老軀)를 이끌고 'WoW' 유료 서비스 반대 입장을 인터넷을 통해 표명했다.
애시당초 18일 전에 'WoW'의 유료 서비스와 관련된 논란이 잠재워질 것으로 점쳤던 게임 시장 관계자들도 게이머와 PC방 점주들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고 입을 모으기 시작했다. 작년, 유료 서비스 선언과 동시에 게이머와 PC방 점주들로부터 집중포화에 가까운 비난을 받았던 CCR(대표 윤석호)의 'RF온라인' 때는 비교도 안된다는 관계자들의 말에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될 수도 있다는 긴장감이 묻어나고 있다.
게이머와 PC방 점주들이 이처럼 'WoW'의 유료 서비스에 반기를 들고 나서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다름 아닌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유한회사(블리자드)가 발표한 요금 정책 때문이다.
한번이라도 국내에서 온라인게임을 즐겨봤던 게이머라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온라인게임 요금제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 약 2만원내외를 유지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게임 요금제와 블리자드가 제시한 요금제를 비교했을 때, 실질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 오히려 저렴하다면 저렴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국내 게이머들은 어째서 'WoW'의 요금제에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일까.
게이머들은 'WoW'가 국내에서 월 이용료로 2만원 이상을 책정할만큼의 서비스 관련 안정성을 확보하지 못했으며 해외의 'WoW' 유료 서비스 기준과 공평하지 않다는 사실을 이에 대한 답으로 내놓고 있다.
실제로 현재 'WoW'의 서버 운용 능력에 대한 게이머들의 평가는 바닥을 치고 있다. 게이머들이 육성하는 캐릭터의 정보가 과거로 회귀하는가 하면 서버 접속 자체가 아예 거부되는 현상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 제 아무리 공개 베타테스트라고 해도 수시로 서버가 뻗고 그에 따른 일말의 공식 발표문도 게제하지 않는 블리자드의 고압적인 자세에 게이머들은 "과연 'WoW'의 유료 서비스의 질이 좋을 것이라는 보장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고 있다. 온라인게임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서버 관리 부문에서 이런 치명적인 오점을 남긴 블리자드에게 매달 2만원 이상의 요금을 지불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게이머들의 말이다.
해외와 눈에 띄게 차이를 보이는 'WoW' 유료 서비스 시스템도 문제점으로 손꼽히고 있다. 현재 북미 시장을 기준으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클라이언트 디스크가 담긴 패키지를 구입, 월 이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서비스 중이다. 클라이언트 디스크가 담긴 패키지의 가격이 약 50불(약 5만5000원)이며 월 이용료는 14.99불(약 1만6000원), 3개월 이용료 신청시 13.99불(약 1만5000원), 6개월 이용료 신청시 12.99불(약 1만4000원). 국내는 클라이언트 디스크를 구입할 필요없이 월 이용료만 2만4750원을 지불하고 3개월 이용료 신청시 6만4900원을 지불하는 방식을 발표했다.
이처럼 계산기를 두드려보지 않아도 외형적으로 국내와 해외의 'WoW' 이용료 격차는 확연하게 드러난다. 요금제 논란에 대해 블리자드 측은 한국에 서비스 하기 위한 'WoW' 제작 비용을 감안한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게이머들이 수용할리 만무했다. 비공개 베타테스트부터 공개 베타테스트까지 'WoW'를 견인했던 리딩 그룹은 90년대 국내 PC게임 시장을 경험했거나 적어도 4~5년 이상의 게임 경력을 가진 게이머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부터 해외까지 게임 시장 사정을 훤히 꿰고 있는 이들을 상대로 블리자드는 애초 한글화 비용과 클라이언트 디스크와 확장팩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등의 요금제 책정 기준을 밝힘으로써 전체적으로 'WoW' 이용자들의 분노를 가중시키는 악수를 뒀다.
PC방 점주들은 요금제도 요금제지만 신뢰성에 의문을 표명하고 있다. 실제로 PC방 점주들은 하나같이 'WoW'의 공개 베타테스트가 실시되면서 'WoW'의 영업을 맡은 사원들로부터 국내 온라인게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낮은 가격을 책정하며 PC방과 윈윈하는 정책을 구사하겠다는 얘길 들었다고 인터넷을 통해 공공연히 밝혀왔다. 또한, 그간 고압적인 자세로 일관하면서 PC방에 엄청난 부담을 지운 국내 온라인게임사와 블리자드는 다르다는 믿음 하에 열성적으로 'WoW'를 홍보하기 시작했다는 점도 아울러 언급했다.
하지만 사전에 터져버린 PC방 요금제가 지난 11일 실질적으로 현실화 되면서 PC방 점주들의 분노는 현재 극에 달한 상태다. 국내 온라인게임사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의 가격이 책정됐다는 것이 PC방 측의 주장이고 영업사원들이 초기 'WoW'를 부각시키기 위해 감언이설로 자신들을 유혹했다고 규정짓고 있다. 한 PC방 점주는 "'WoW' 사태가 'RF 온라인'때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WoW'와 같은 좋은 게임을 놓치는건 분명 아쉽지만 PC방의 생명줄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라고 답했다.
'WoW' 유료화 정책에 대한 게이머와 PC방 업계의 여론은 이제 인터넷 투표와 물리적인 행사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WoW' 팬사이트, 와우자드(www.wowzard.com)에서 현재 실시중인 설문조사에 의하면 총 응답자의 47.97%가 "상용화시 'WoW'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으며 "가격 정책"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자의 89.08%가 '비싸다'고 응답, 'WoW'에 대한 전체적인 게이머들의 인식이 좋지 않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단법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인문협)는 협회 차원에서 일찌기 'WoW'의 가격이 부당함을 인지하고 17일, 테크노마트 32층에서 인문협 가입 PC방 점주를 대표해 'WoW'의 무제한 불매 운동을 실시하겠다고 밝히고 나설 예정이어서 당분간 'WoW' 유료 서비스를 둘러싼 잡음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2005. 01. 17)
[권영수 기자 blair@chosun.com]
ⓒ기사의 저작권은 게임조선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무단으로 기사 내용 전제 및 다운로드 링크배포를 금지합니다.

몬길:스타다이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