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맞물려 힘든 한 해를 보낸 게임 업계지만 e스포츠 분야에서만큼은 놀라울 만큼의 성장을 보이며 프로야구, 축구, 농구에 이은 4대 프로 스포츠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
이런 인기도를 반영하듯 기존 삼성전자, KTF에 이어 SKT, 팬택앤큐리텔 등의 대기업이 속속 e스포츠 시장에 진출했으며, 10만 관중 시대를 개척하며 급기야 정부에서 직접 e스포츠 챙기기에 나섰다.
e스포츠의 성장과 더불어 2004년 게임계 최대 이슈는 역시 블리자드의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의(이하 WoW) 돌풍. 지난 3월 클로즈베타테스트를 실시한 이후 지속적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에 판도변화를 몰고 올 전망이다.
국내에서의 'WoW'돌풍과는 달리 아시아 시장에선 국산 온라인게임들이 한류 열풍의 주역으로 역할을 톡톡히 했다. 중국을 비롯해 일본, 대만,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 등 아시아 지역에서 국내 온라인게임들의 선전이 두드러지며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반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은 정부에서 직접 자국 게임 챙기기에 나선 데 이어 '미르의 전설' 서비스사인 샨다가 국내 업체 액토즈를 인수하면서 국내 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2004년에는 계임계의 통합 움직임도 활발했다.
메이저 업체들을 중심으로 20여개 단체로 나눠져 있는 게입협회를 통합하고자 한국게임산업협회를 발족시켰으며, 우후죽순처럼 생겼던 게임전시회 역시 업계의 역량을 집중해 세계적 게임전시회로 육성하자는 의미에서 2005년 11월 통합 게임쇼인 지스타를 개최키로 문화부와 정보통신부가 합의를 이끌어 냈다.
IMF이후 최대 위기라고 평가받는 국내 시장 경기의 침체는 게임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NHN, 엔씨소프트 등 선두 업체들의 경우 기대만큼의 실적을 거뒀지만 후발 업체들의 실적은 답보상태거나 하향세를 기록하며 게임업계의 빈익빈 부익부 양극화 현상을 가중시키는 부정적 결과를 가져왔다.
또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업계 관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가뜩이나 심의 문제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영등위는 아케이드 심의와 관련해 前 소위원회장이 금품수수 사건에 휩싸이면서 공정성에 이은 도덕성 문제까지 야기시켰다.
세계 흐름과는 달리 국내에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비디오게임 시장은 올해도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SCEK의 PS2가 출시 2년 반만에 100만대를 돌파하고 '마그나카르타' 등 국산 대작 게임들이 선보인 것이 그나마 위안으로 다가온다.

그러나 세중게임박스, YBM시사닷컴의 게임 시장 철수, 코엑스 PS존 폐쇄 등 비디오게임 매니아들의 힘을 빼게 하는 소식들의 비율이 더 높았으며 복사와 중고 문제는 여전히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미노타우르스의 미궁으로 남아있다.
PC게임 시장은 '불법복제'의 여파와 타 게임 시장의 위세에 눌려 한해를 마감하게 됐다. '둠3'를 비롯한 '하프 라이프2' 등 이름값 하는 블록버스터 게임들이 국내 정식 발매됐지만 인터넷에 무단으로 유포된 불법복제판에 배급사 관계자들은 울분을 삼켜야 했다.

하지만 e스포츠의 근간을 마련한 '스타 크래프트'의 위세는 예년보다 한층 더 성장했으며 여성과 아동층을 겨냥한 캐쥬얼 PC게임은 양판점을 무대로 꾸준하면서도 높은 수준의 판매량을 기록, PC게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아직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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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4)
[김종민 기자 misty@chosun.com][백현숙 기자 coreawoman@chosun.com][이용혁 기자 leeyh@chosun.com][권영수 기자 blai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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