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저녁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 전체가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로 변해 있는 모습을 보며 행복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집으로 향하곤 했는데, 얼마 전부터 자정이 넘으면 갤러리아 백화점 건물 외벽의 아트 LED가 모두 꺼져 초라한 건물로 변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주변의 루이비통 매장이나 이경민 포레 등과 함께 백화점 자체의 야경이 관광자원이 될 수 있겠구나 라고 여기며 서울의 밤을 대표하는 고품격 건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막대한 전기세를 감당할 수 없어서인지 주변 아파트의 민원이 쇄도해서인지는 모르겠으나 자정을 넘어 변신하는 갤러리아 백화점을 볼 때마다 신데렐라의 유리구두처럼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게 된다.
왜 갤러리아 백화점은 200억이라는 거금을 들여 네덜란드의 유명 건축가에게 유리 디스크 뒷면의 특수 LED 조명을 이용해 다양한 색상과 글씨를 나타낼 수 있도록 디자인을 의뢰하고 명품관으로 품격을 높여 재개장 했으면서 소비자의 관점에서 벌어질 일들을 예상하지 못했을까?
건물 리모델링 계획을 세울 초기부터 아트 LED를 이용한 구체적인 MPR계획 없이 최신의 최고의 것만을 앞세운 결과가 아닐까?
'패션.명품 거리에서 즐기는 고품격 서울의 밤'이라고 불리며 갤러리아 백화점 자체가 청담동의 야경을 책임진다고 홍보했지만 야간 관광은 대부분 자정 이후에 집중된다는 것을 몰랐을까?
주변에 미디어를 위한 근시안적인 홍보, 광고주를 위한 광고를 하는 분들을 많이 보았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필자도 오직 기사화를 위해 세일즈 팀을 닦달해 이벤트를 급조하거나 보도용 사진이 흡족하지 않으면 관련 이미지를 몰래 삽입해 릴리즈하고 원치 않는 사람들을 설득해(?) 단순 홍보를 목적으로 방송에 출연시킨 경험이 있다.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이런 것들이 PR(Public Relations, 이하 PR)의 격을 떨어뜨리고 상호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 되는 신뢰감을 깨뜨릴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었다.
PR은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뿌리는 일 아냐? 라고 생각하는 시대는 지났다. 홍보의 틀을 깨뜨리고 한계를 뛰어 넘어야한다. IMC의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하는 수단이 바로 PR이며 신상품과 기업을 퍼블리싱하는 것은 PR의 많은 역할 중 하나일 뿐이다.
글로벌 브랜드 전략을 공유하고 브랜드 활동을 통합 관리하는 시대에 플랜 없는 PR, 마케팅과 함께 하지 않는 PR은 무의미하며 광고, 프로모션 등과 함께 PR이 전략적으로 마케팅 계획에 포함되어야 한다.
인터넷의 발달로 블로그, 싸이월드 등 이 주도하는 1인 저널리즘의 시대에 기업, 미디어,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포괄적인 PR 전략을 구사하는 사람이 진정한 PR 스페셜리스트이며, 보다 넓은 시각에서 소비자와 미디어를 바라보고 '이렇게 하면 화제성이 있기 때문에 퍼블리시티가 많이 될 것이다'가 아니라 '이렇게 하면 우리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이익을 얻는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말하는 당신이 진정한 PR 슈퍼스타이다.
(2004.12.05)
[갈민경 EA코리아 홍보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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