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그 캐릭터의 키 포인트중 하나가 '감정을 담은 캐릭터'이리라.
사실 태어나 자란 곳이 틀린 사람들이 서로의 창작물을 공유한다는 것은 그 역사가 짧지 않은 일이건만 일본이나 미국등의 거대시장에서의 한국문화는 외국의 문물로서 받아들여질 뿐, 개인의 기호에 부합한 호불호가 갈리는 자국내의 문화와는 그 소비패턴에 있어 차이를 보인 것이 사실이었다.
대부분의 문화매체들이 '주인공은 누구인가'로부터 그 출발점을 갖는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세계적으로 소비될 수 있는 캐릭터의 창작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중요하다.
이 부분에서 우리나라는 몇 가지 장점을 지니고 있는데 그것은 우리나라의 게임시장이 서양의 스타일이든 동양의 스타일이든 가리지 않고 소비하고, 또 재생산해낸다는 점이다. 정서의 갭을 극복한 캐릭터를 만들어내기에는 크리에이터에게 있어 최적의 환경인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우리나라의 캐릭터라는 것은 단지 '아바타(avarta)'로서의 역할에 치우쳐져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것은 우리나라 게임소비시장의 속성과도 관계되는데 요컨대 유저도 제작자도 온라인 커뮤니티로서의 역할을 중시하는 MMORPG를 그 중심에 두고 있기 때문인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MMO에서 아바타란 유저를 담는 '그릇'이 되어야 되기 때문에 외관과 관련된 속성 외에 감정을 표현하는 부분, 즉 '희로애락'을 담을 수 없고, 담아서도 안되게 되어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살아있는 캐릭터는 나오기 힘들다. 유저들이 만들어내는 캐릭터는 현실의 자신이 게임의 세계관과 결합해서 나오는 또 하나의 인격체이긴 하지만, 유저들이 상상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난 감정까지 전달해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 감정을 지니지 못한 캐릭터는 아무리 화려한 갑주로 몸을 치장해도 세계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캐릭터가 되긴 힘들다. 단지 잘 그려진 그림에 다름 아닐 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스탠드얼론 게임만이 살아있는 캐릭터를 만드는 정답이라고는 보지않는다. 많은 유저들이 종족과 성별과 속성을 선택하는 것처럼 절실함과 치열함, 슬픔과 축복, 애처로움과 여유를 가진 캐릭터를 선택하여 진행할 수 있는, '감정을 담은 캐릭터'가 나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다면 그 게임은 멀티플레이냐 스탠드얼론이냐를 떠나 매력적인 캐릭터를 가진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은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태어날 수 있는 토대로 연결될 것이다.
감정이란 것은 사람과 사람이 만났을 때 생겨나는 것이 일반적인 것이겠지만, 적어도 그 감정이 게임을 통해 현실의 감정 이상으로 커지게 만들어 내는 것이 게임 제작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감정을 담을 수 있는 게임에서의 캐릭터야말로 세계에서 통용될 수 있는 캐릭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004.11.28)
[김형태 소프트맥스 아트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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