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태곤 엔도어즈 이사
지리하게 끌어오던 논쟁은 결국 10월 21일 신행정수도 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위헌결정이 내려지면서 막을 내렸다. 이를 두고 당연한 판결이라느니 관습법의 무리한 도입과 해석이라는 등 여러 의견이 분분하지만 헌법상 최고 법률기구의 결정을 번복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현대 민주 사회에서 입법·사법·행정은 우리사회를 지탱해 나가는 중요한 축이다.
게임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굳이 따진다면 대부분 개발자와 운영자들의 몫이다. 개발자들이 정한 룰과 규칙에 따라서 게이머는 게임을 해야 하고 거기에 어긋날 때는 운영자의 제재를 받게된다. 게이머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정해진 틀 속에서 단지 게임 내 마을이나 성의 주인으로서 영향을 미치는 행정적인 요소가 있을 뿐이다.
필자가 개발하고 있는 '군주온라인'은 MMORPG이다. 기존 작업하던 '임진록' 시리즈를 비롯한 전략 시뮬레이션 패키지 게임과는 확연히 다르다. 결정적인 차이는 패치에 있다.
온라인 게임은 하나의 생물체와 같아 하루하루 리듬이 있다. '군주'의 경우 일주일에 4~5일은 패치를 한다. 패치량이 너무 많아서 어느 경우에는 필자도 내용이 혼돈되는 경우가 있을 정도다. 패치의 내용이 공개되면 여기저기 볼멘 소리들이 나온다. 서버나 각 마을별의 사정, 그리고 게임 내의 직업이 모두 다른 만큼 저마다의 이익과 불이익에 따라 명암이 엇갈린다.
현실에서야 정해진 헌법이 있고 헌법 정신에 따라서 법률들이 정해지지만 온라인 게임에서는 그야말로 천지창조의 경우와 같다. 성경의 말씀대로 태초의 말씀이 세상 만물을 지어내듯 온라인 게임에서의 기획자의 역할은 신과 동일하다. 좋은 게임은 개발자들의 머리에서 100% 나올 수는 없다. 세상은 살아가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듯 온라인 게임은 게이머가 만들어 나간다.
그래서 '군주'의 경우 서버별 '군주'라는 왕을 직접 선출해 많은 부분을 게이머 스스로 정해나갈 수 있도록 하고있다. 아이템의 게임 내 시세는 물론이고 이벤트 타임, 심지어는 비매너 사용자에 대한 처벌까지도 게이머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운영자들이 할 일을 유저들에게 미룬다는 비판이 있기도 하고 홈페이지에 개설된 군주 신문에는 운영의 어려움을 게이머들에게 전가한다는 내용의 풍자가 올라올 정도다.
하지만 자율적인 것은 시간이 지나면 민심(民心)에 따라 움직여지리라 기대된다. 바로 민심이 천심이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9월 발표된 게임심의의 2006년 민간 자율기구에 의한 자율심의로의 전환에 많은 기대를 가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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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0.24)
[김태곤 엔도어스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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