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플레이 기반 게임을 즐기는 해외 게이머들 사이에서 반(反) 한국인 성향이 이미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게 아니냐는 의견이 일고 있다. 한국이 전 세계 인터넷 시장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에 걸맞는 네티켓을 지키는 깨끗한 이미지를 얻는데 실패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
'스타 크래프트'와 '디아블로' 등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한 게임을 전 세계 게이머들이 인터넷에서 함께 모여 즐길 수 있도록 돕는 배틀넷(www.battle.net)은 한국인들로 인해서 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기나긴 몸살을 앓은 바 있다.
욕설과 디스커넥트로 점철된 한국 게이머들의 비상식적인 플레이 방식에 지쳐버린 해외 게이머들이 일제히 한국 게이머들을 성토하고 나섰기 때문. 이후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가 배틀넷에서 전 세계 지역별로 채널을 나누는 업데이트를 단행했으며 극성스러운 한국 게이머들을 여타 게이머들에게서 분리하기 위해 지역별로 채널을 나누는 방식을 채택했다는 사실은 입소문을 통해 국내에도 알려진 바 있다.
전 세계적으로 1백만장에 달하는 판매고를 기록한 앙상블스튜디오가 제작하고 마이크로소프트게임스튜디오가 배급을 맡은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의 인터넷 게임 채널은 전 세계 다양한 게이머들로 연일 북적이고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한국 게이머를 찾는 것은 그야말로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와 같다. 게임 자체가 국내 게이머들에게 호감을 얻지 못한 점도 간과할 수 없지만 욕설과 비매너에 가까운 게임 플레이를 종용, 해외 게이머들이 노골적으로 한국인 게이머들과의 매치를 열이면 아홉 거부했던 것도 이유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과거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를 열성적으로 즐겼던 한 국내 게이머는 "국적을 묻는 외국 게이머의 말에 한국이라고 답했더니 방을 나가는 일이 종종 있었다"며 "빈번하게는 아니었지만 게임에 있어서 반한(反韓) 감정을 엿 보이는 해외 게이머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한 관계자는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의 국내 마케팅을 추진하면서 인터넷 서버를 접속해 봤는데 해외 게이머들이 한국 게이머에 대해 좋지 않은 인상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들게끔 하는 일을 종종 목격했다"며 "국내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었지만 마음 한켠이 조여옴을 느꼈다"고 말했다.
최근 11월초로 국내 발매일이 확정된 THQ가 배급하고 레릭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3차원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워해머 40000: 던 오브 워'도 '에이지 오브 미쏠로지'와 비슷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해외게임웹진, 게임스파이를 통해 실시됐던 '워해머 40000: 던 오브 워' 비공개 베타테스트 기간 동안 많은 한국 게이머들이 전 세계 게이머들과 승부를 겨루면서 게임 실력을 뽐냈지만 남은 것은 한국 게이머들에 대한 좋지 않은 인상이다.

'워해머 40000: 던 오브 워'를 즐기는 한 외국 게이머는 포럼 게시판을 통해 "'스타 크래프트'때 만났던 한국 게이머를 또 다시 '워해머 40000: 던 오브 워'에서 만났다"며 "그들의 모습은 5년전과 별 다를 것이 없으며 마치 과자를 달라 생떼를 쓰는 어린아이인 것 같다"고 비꼬았다.
현재 '워해머 40000: 던 오브 워'를 즐기는 한 국내 게이머는 "아직 한국 게이머들과 가려가면서 게임을 즐기는 이들의 숫자는 그다지 많지 않지만 가끔 놀러가는 해외 웹사이트 포럼에서 한국 게이머들이 디스커넥트를 사용한다는 내용을 보곤 한다"며 "전 세계 게이머들이 게임스파이 서버에 접속해 게임을 즐기는 만큼 승패를 떠나 게이머로서 매너를 지키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한국 게이머들에 의해서 자행되는 비매너 플레이를 발견시 이를 적극적으로 리포팅하고 국내 '워해머 40000: 던 오브 워' 관련 인프라가 깔린 팬사이트에서 논의하는 것도 좋다고 보여진다"며 "'스타 크래프트'로 알려진 한국 게이머들의 이미지가 하루 아침에 치유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 붙였다.
X박스용 국산 게임 1호로 최근 발매,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킹덤 언더 파이어: 더 크루세이더'도 비매너 플레이어가 심심치 않게 목격되고 있는 실정. 패 기록을 남기지 않기 위해 상대편 게이머가 제풀에 나가 떨어질때까지 고의로 피해다니는 변칙 플레이를 일부 게이머들이 시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X박스를 보유중인 한 게이머는 "'킹덤 언더 파이어: 더 크루세이더'를 X박스 라이브로 즐길 때 가끔 비매너로 게임을 진행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서서히 돌고 있다"며 "앞으로 전 세계 발매되어 해외 게이머들과 게임을 즐길 때는 절대 이런 말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는 바램을 밝혔다.
인터넷 업체에서 근무중인 한 관계자는 "국내의 게임 관련 인프라는 다른 나라에 결코 뒤지는 수준이 아니지만 문화 수준은 그에 비해 덜 성장한 듯 싶다"며 "게임 인프라 구축도 중요하지만 그에 걸맞는 게이머들의 게임을 즐김에 있어서의 인식 변화도 신경 써야 한다"고 충고했다.
(2004. 10. 11)
[권영수 기자 blai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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