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롤플레잉게임은 시뮬레이션게임이나 어드벤처게임과 달리 일반인들도 쉽게 게임에 몰두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어 몇 백만 장씩 팔려나가는 게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공식이 아직 국내에서는 통용되지 않고 있다. 해외에서 인기 높았던 게임들도 국내시장에서는 그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는 2003년을 롤플레잉게임 붐업의 원년으로 삼고 유통사들의 롤플레잉게임 국내 발매를 크게 독려했다.
SCEK 스스로도 일본에서 8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2'를 비롯해 '다크클라우드'나 '아크 더 래드' 등을 국내 시장에 내놓았다.
그러나 10만장 판매를 내다본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2'는 4만장, '다크클라우드'와 '아크 더 래드' 역시 각각 1만8000장과 1만2000장의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일본서만 200만장 이상 팔린 '파이널 판타지X-2(EA코리아)'도 국내서는 판매량이 5만장에 미치지 못하는 등 이 같은 현상은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PS2 보급량이 85만대에 달하고 '철권' 등의 액션게임이 10만장 넘게 팔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에서의 롤플레잉게임의 위상을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유통사들도 롤플레잉게임의 출시를 점차 꺼려하는 분위기다. 현재 발매예정인 외국산 롤플레잉게임은 반다이코리아의 '닷핵 절대포위 Vol.4'와 캔디글로벌미디어의 '진 여신전생3 매니악스' 뿐.
이 두 타이틀도 시리즈 작품으로 지난해부터 발매가 예정되어 있던 게임들이다. 이외에는 국내 제작사가 개발 중인 '마그나카르타'나 '마스키아'의 두 작품만이 발매 예정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롤플레잉게임의 비인기 현상에 대해 관계자들은 "아직 국내 비디오게임 시장이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PS2용 롤플레잉게임을 유통한 한 회사 관계자는 "대다수의 비디오게이머들이 롤플레잉게임보다는 액션게임 등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많이 찾는다"며 "롤플레잉게임을 유통하느니 액션게임을 유통하는 게 훨씬 돈이 된다"고 말했다. 롤플레잉게임은 다른 장르에 비해 한글화 비용이 몇 배 더 소요된다.
비디오게임 전문가 오규석씨는 "롤플레잉게임은 게임이 고정적인 여가선용의 하나로 자리잡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장르"라며 "이는 아직 비디오게임을 오락실의 연장선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는 사실의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2004.07.02)
[이용혁 기자 leeyh@chosun.com]

- 테일즈 오브 데스티니2

- 다크클라우드

- 파이널 판타지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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