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상업적 성공만을 바라고 비슷한 소재의 영화를 무분별하게 양산함으로써 전체적인 영화의 질이 떨어진 것이 홍콩 영화 몰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이다. 비슷한 예를 한국의 가요계에서도 찾을 수 있다. 한 때 10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량이 그리 놀랍지 않을 정도로 황금기를 누렸던 한국의 가요계는 수준 낮은 댄스 음악만을 끝없이 양산하다가 현재는 엄청난 불황에 허덕이고 있다.
필자는 이 TV 프로를 보면서, 홍콩 영화 관계자의 지적은 한국 영화계가 아니라 한국의 온라인 게임계를 겨냥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현재의 한국 게임계야 말로 몰락 직전의 홍콩 영화계와 거의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 이른바 대박 신화를 일구어 낸 게임들이 존재하고, 수 많은 작품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져 나오지만 질적으로 기존의 작품들을 능가하는 게임은 거의 없다.
많은 게임들이 블록버스터임을 자랑하지만 게임성이라는 측면에서 차별화되는 게임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대부분 이미 성공한 게임의 플레이 패턴을 맹목적으로 따라 하고 있을 뿐이다. 결론적으로 한국 온라인 게임들은 전체적으로 그 질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의 경우는 어떤가? 품질이나 규모 면에서 한국 온라인 게임을 능가하는 작품들이 속속들이 출시되고 있다. 필자가 지난 4년간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에 참석하여 외국 온라인 게임 개발자들을 지켜본 결과 이미 그들은 지난 2003년에 한국 온라인 게임 개발자들의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는 것을 확인했다.
90년대 말 포레스트 리서치社 등이 예견한 것과 달리 미국의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팽창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해외의 우수 개발사들이 MMORPG로 대표되는 본격적인 온라인 게임 제작에 뛰어들기를 꺼려한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 블리자드와 같은 최고 수준의 개발사들이 본격적으로 온라인 게임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 등 한국의 온라인 게임을 주로 수입하는 해외의 바이어들과 대화를 나눠 보면, 한국 온라인 게임의 미래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엇비슷한 내용의 게임이 양산되는 현실, 그리고 새로운 게임들의 전체적인 품질 저하가 결국은 한국 온라인 게임의 미래를 위협할 것이라고 그들은 충고한다. 홍콩 영화계와 한국의 가요계가 걸었던 그 암울한 길을 우리 온라인 게임계가 똑같이 걸어서는 안될 것이다.
새로운 게임플레이에 대한 고민, 새로운 기술의 개발을 통한 제품의 품질 향상만이 우리를 이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
(2004.06.13)
[리버스사업본부 김웅남 개발부장 warrior@qlor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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