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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 이권 싸움에 PC방 애간장 녹는다

 

3차원 1인칭 액션 게임 '카운터 스트라이크(이하 카스)'의 PC방 배급권을 놓고 벌어진 국내외 게임사(社)들간의 이권 다툼에 애꿎은 게이머와 PC방 점주들의 주름살만 늘어가고 있다.

사건이 촉발된지 근 3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카스' 배급권과 관련된 회사들이 문제 해결보다는 자사의 주관적인 입장만을 밝히는데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관련기사 참조).

덕분에 실질적으로 40만장에 달하는 '카스' 게임을 구입한 전국 PC방 점주들은 안개속에서 좌초되버린 '카스'의 향후 운명에 대한 불안감에 발만 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카스'를 구입한 PC방 점주들은 인터넷과 각종 수단을 통해 '카스'와 관련된 문제 해결과 보상책 제시를 촉구하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손오공(대표 최신규)과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회장 김기영)을 제외한 비벤디유니버설게임즈아시아퍼시픽(대표 한정원)과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 웨이코스(대표 고민종), 스타일네트워크(대표 오원재)는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자사의 이권이 개입된 발언만을 남발할 뿐, 뾰족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에서 PC방을 운영중인 O씨는 "게임을 팔때는 찾아오라는 얘기를 안해도 오던 사람들이 이번 문제가 터지자마자 모두 연락을 끊고 자취를 감췄다"며 "현재 구입한 '카스' 패키지만 해도 20개가 넘는데 이것들이 모두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 생각하니 막막할 따름"이라고 탄식했다.

'카스'는 1998년 밸브소프트웨어가 제작, 시에라엔터테인먼트가 발매한 PC용 3차원 1인칭 액션 게임 '하프 라이프'를 대학생이자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인 민 리와 제시 클리프가 현대적인 감각에 맞춰 개조, 1999년 최초로 선보인 인터넷 멀리플레이 전용 PC게임이다.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를 통해 국내 발매 당시, '카스'는 일부 게임 매니아만이 알거나 찾는 비주류 게임에 불과했다. 하지만 게이머의 흥미를 끌만한 독특한 '카스'만의 게임성이 인터넷과 입소문을 통해 전파되면서 2002년 하반기를 시작으로 급속도로 PC방을 대상으로 판매량이 증가, 지금의 폭발적인 인기와 인지도를 만들어냈다.

'카스'의 인기가 일취월장하게 되면서 당시 한국 온라인 게임사들의 IP 요금제에 시달려왔던 PC방 점주들은 '카스'를 새로운 돌파구로 삼고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치면서 게임 알리기에 힘써왔다. 그간 음지에서 '카스'를 즐겨온 게임 매니아들 역시 적극적으로 게임 알리기에 나서 다양한 종류의 클랜과 인터넷 커뮤니티를 개설하는데 한 몫 했다. 게임 배급사들 '카스'의 가능성을 예견, '카스' 배급권 쟁탈전에 뛰어들어 겉모양만 다르고 내용은 같은 게임을 다수 국내 발매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알콜'과 '데몬툴스' 등 PC용 소프트웨어 배급사였던 스타일네트워크가 14개월 동안의 잠행 끝에 밸브소프트웨어로부터 '카스' PC방 배급권을 확보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스타일네트워크가 기존에 국내 배급사를 통해 판매된 '카스'가 상업용 버전인양 꾸며져 PC방에 무단으로 시판됐다고 주장, '카스'는 망망대해에서 풍랑을 만난 돗단배 마냥 그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카스' 하나만 보고 경기도에서 PC방을 운영중이라는 L씨는 "솔직히 '카스'가 지금의 입지를 굳힐 수 있었던데에는 배급사도, PC방 협회도 아닌 음지에서 묵묵히 '카스'를 즐기면서 인터넷을 통해 전도사 역할을 한 게이머들과 한달에 운영비로 70~80만원 정도가 지출되는 '카스' 전용 서버를 무료로 운영해 온 PC방 점주가 있기에 가능했다"며 "'카스' 배급과 관련된 회사들이 죽기 아니면 살기 식으로 이번 문제를 대할 것이 아니라 '카스'라는 게임의 국내 인프라를 살린다는 취지 아래서 서로 긴밀한 협의와 논의를 거쳐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에 얽혀있는 모든 회사들은 자사의 입장에 유리한 발언과 사실만을 공개,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현재 알려진대로 '카스' 개인용 버전의 전 세계 배급권을 보유하고 있는 비벤디유니버설게임즈와 '카스' 판권을 쥐고 있는 밸브소프트웨어의 법적분쟁이 종료되는 8월에야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번 사건이 해결된다 할지라도 이미 관련 배급사를 비롯한 '카스'라는 하나의 게임이 입은 이미지 손상은 치명적"이라며 "어느 한쪽이 이긴다고 해서 '카스'를 이용해 큰 돈을 만지거나 PC방에서 이전만큼의 반향을 일으키는데는 적지않은 무리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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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06. 04)

[권영수 기자 blai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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