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용혁 기자
교육열이 이상하리만큼 높은 한국의 정서에 맞춰 실질적 구매력을 지닌 학부형들을 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 이 新 전략의 뼈대. 하드웨어의 보급량 증대가 성공의 절대필요조건인 비디오게임 시장에서 이는 얼추 당연스럽고 적합한 전략처럼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시장규모에서 우리보다 훨씬 큰 외국 여러 나라의 예를 보면 그 해답은 자연스레 나온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교육용 소프트웨어가 밀리언셀러가 된 경우는 없다.
혹자는 그건 외국 얘기가 아니냐고 반박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과연 교육용 게임(공부를 위한 교육과 유희를 위한 게임의 접목가능 여부에 대한 문제는 제쳐두고)을 위해 몇 십만원을 주고 게임기를 사주는 부모가 얼마나 될 것이며 혹시 있더라도 그러한 목적을 지니고 게임기를 산 사람들이 향후 다른 '순수 게임'도 구매할 확률은 얼마나 될 것인가.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가진 각각의 매력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하드웨어의 보급만 억지로 늘린다한들 게임 타이틀의 판매량으로 수익이 정해지는 비디오게임 시장의 생리상 이러한 전략은 결국 시장 성장에 커다란 걸림돌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상대적으로 빈약한 장르를 적극 육성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움직임이라 하겠지만 하드웨어의 보급을 위해 '게임기는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라는 모순적 명제와 어정쩡한 타이틀로 학부형을 현혹할 생각이라면 그야말로 큰 오산이라고 말하고 싶다.
무엇보다 에듀테인먼트용 타이틀이 꾸준하게 공급되지 못한다면 이 전략은 단발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장기적으로 보면 학부형들에게 게임기에 대한 불신감만 더 높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게임은 게임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게임에서 게임 본연의 재미가 아닌 다른 무언가를 얻으려고 한다면 이미 게임의 범주를 벗어나는 것이요, 즐거움에만 너무 집착해 게임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드는 것도 게임의 역할을 벗어나는 것이다. 게임은 여가 선용을 위한 도구이기 때문이다.
(2004.04.26)
[이용혁 기자 leey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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