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당시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의 게임산업은 미래에 대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또한 개발보다는 외국 게임을 유통하거나 일본 게임을 모방, 판매하는 블랙마킷이 성행하고 있었다. 우리 게임이 외국에 나가 대접을 받는 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사회 전반의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많이 바뀌어 게임이 미래산업의 총아이자 새로운 수출선봉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렇듯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급성장한 우리나라 게임산업이지만 전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도 많다. 더욱 활발한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앞으로 노력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차분히 짚어봐야 할 때다.
지난해 국산게임 수출액 중 절반이 중국에서 벌어들인 돈이다. 중국에서는 국산 온라인게임이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미국, 유럽지역에서의 상황은 어떠한가? 지금껏 몇몇 국내 게임개발사들이 미국 진출을 추진했으나 아쉬움을 남긴 채 미래를 기약하고 있을 뿐이다.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현지화 작업의 문제, 문화적 코드의 차이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었다. 또한 더 넓은 시장을 가진 비디오게임, 아케이드 게임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교훈을 얻기도 했다.
지난 이야기지만 게임을 일본에 수출하면서 여러 가지 아쉬움 중에 가장 큰 문제는 시장이었다. 일본 시장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가정용 게임시장의 90%가 비디오게임기 즉, TV에 연결하여 사용하는 게임이고 약 10%가 PC용 게임 시장이다. 우리나라 시장은 그 정반대. 이런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경험이 나로 하여금 세계 수준에 맞는 다양한 플랫폼의 게임을 개발하리라는 다짐을 하게 만들었다.
소프트맥스를 경영하면서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은 우리 게임의 기술력을 인정받아 게임 종주국 일본으로부터 PS2용 콘솔게임 개발 투자를 이끌어낸 때다. 소프트맥스가 개발 중인 비디오게임 "마그나카르타: 진홍의 성흔"은 이제 마무리 개발단계에 들어가 올해 안으로 일본과 한국에서 발매될 예정에 있다. 콘솔게임으로 분야를 확장하면서 많은 어려움과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이젠 우리 손으로 개발한 PS2용 게임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에서는 개발이 전무하다고 알려진 비디오게임으로 세계 시장 진출을 준비한다는 것은 게임인의 한 사람으로서도 기분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소프트맥스는 이제 PC라는 한 가지 플랫폼에서 모바일, 비디오에 이르는 다양한 플랫폼으로 게임의 영역을 넓혀 가면서 국내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 게임업계가 헤쳐 나가야 할 과제는 아직 많다. 온라인 RPG에만 편중되어 있다고 알려진 우리 게임을 보다 다양한 장르와 플랫폼으로 무장해 해외진출에 나서야 할 때다. 하지만 우리 게임의 미래가 결코 어둡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지금까지 우리 게임산업은 괄목상대할만한 성과를 이뤄냈으며 해외시장에서 선전할 가능성도 아주 높다. 우리의 가능성을 제대로 살리고 우리 게임으로 전세계를 제패하기 위해 보다 냉정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우리 게임과 세계 시장을 살펴보아야 한다.
완벽한 게임이란 없다. 하지만 개발자와 게이머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은 냉혹한 글로벌 시장에서 게임강국 대한민국의 이름을 완성시켜 나갈 것이다.
(2004.04.18)
[정영희 소프트맥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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