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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게임대회`인가?

 

작년부터 불기 시작한 컴퓨터 게임대회가 최근엔 대기업까지 뛰어들어 마치 화룡점정의 시대로 접어든 듯하다.

컴퓨터 게임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산업적 가치로 부각되면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뛰어드는 업체가 증가하는 것도 한 이유다.

세계를 장악할 퀄리티 높은 게임소프트웨어가 아직 국내서 태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외국의 게임을 이용한 부가사업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점도 긍정적인 효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무수히 벌어지는 게임대회의 종목이 대부분 '스타크래프트' '레인보우' '피파' 등 외국산 게임이 대부분인 것은 곰곰히 생각해 볼 문제다.

많은 상금이 걸린 게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매니아들은 외국의 게임을 구입하고 그 수익의 일부분은 판권 및 로얄티란 명목비로 다시 외국의 게임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유통사로 넘어간다. 자칫하면 "누구를 위한 마케팅인가"라는 비판이 나올 우려도 있다.

삼성전자-(주)배틀탑-㈜ICM이 공동으로 세계적 규모의 게임대회를 개최하기 위해 8월 30일 월드사이버게임대회(World Cyber Games 이하 WCG) 조직위원회를 구성, 게임 올림픽 `월드사이버게임챌린지'(World Cyber Game Challenge, 이하 WCGC)를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전초전으로 한국이 게임의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국제게임대회 WCGC를 오는 10월7일부터 9일간의 일정으로 용인 에버랜드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발표된 정식종목은 '에이지2' '퀘이크3' '피파2000' '스타크래프트' 등 4개 타이틀이다. 물론 당일 행사엔 국내의 많은 게임개발사 및 유통사들이 모이며 국산 게임들도 선보이겠지만 공교롭게도 발표된 종목이 모두 외산 게임이다.

현재 계획으론 세계 14개국이 참여하며 종목별 국가 대항전도 갖는데 주최측이 주장하는 게임종주국의 위상과는 동떨어진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세계의 게이머에게 공통적으로 인기있는 소프트웨어를 선정해야 하는 고민도 이해하며 시범경기 및 번외경기에서 국산게임이 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행사 발표의 전면엔 외국 게임과 당당히 겨룰 수 있는 국산게임의 한마당 잔치 계획이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성공적인 행사로 발전했을 때 국산게임 개발을 위한 투자 계획까지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가?

요즘엔 국내개발사의 게임들이 해외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그들은 최고의 게임을 만들기 위해 상당기간의 시간과 자금을 쏟아부으며 개발에만 전념해 온 주인공이다. 몇몇 회사들의 사장들은 10년 이상 오직 국산게임 개발을 위해 버텨온 '의지의 한국인'들이다.

이들은 수많은 게임대회가 게임에 대한 붐이 일어나고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로 느끼면서 한편으론 "외국게임의 잔치장이 아닌가"라는 씁쓸한 생각도 한다.

규모가 큰 대회일수록 적극적으로 국산게임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하며 국내 게임산업의 원천적인 발전을 위한 투자 및 비전제시도 함께 나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박기원 기자 jigi@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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