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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꺼풀 더 과감해졌다! ‘히간: 이루실’ 리메이크 버전 주요 변경점 정리

 

 
신작 게임을 처음 접할 때 이용자가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그 게임이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지다. 그러나 오는 7월 23일 국내 출시를 앞둔 ‘히간: 이루실’에는 한 가지 질문이 더 따라붙는다. 2023년 글로벌 시장에 먼저 등장했던 당시의 버전과 곧 국내에 출시되는 버전은 과연 얼마나 많은 부분이 달라졌을까?

‘히간: 이루실’은 지난 2023년 4월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 뒤 게임성과 캐릭터를 전면적으로 개편한 2.0 리메이크 버전을 중국과 대만·홍콩·마카오에 순차적으로 선보였고, 넥슨이 신규 퍼블리싱 브랜드 ‘셀렉트 올’을 통해 국내에 서비스하는 버전 역시 이 리메이크판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단순히 신규 콘텐츠와 캐릭터를 추가한 대규모 업데이트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변화의 범위는 그보다 넓다. 캐릭터 일러스트와 3D 모델링부터 성장 구조, 자원 수급, 전투 조작과 상호작용 방식까지 게임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가 다시 설계됐다. 기존의 재료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이용자가 게임을 접하고 캐릭터를 키우며 전투에 투입하는 전반적인 흐름이 완전히 달라진 셈이다.
 

 
초기 빌드에서조차 이런 게임의 시조격으로 불리는 도탑류와는 확실히 다른 느낌과 전략성을 제공한다
 
첫 출시 당시 ‘히간: 이루실’이 주목받았던 가장 큰 이유는 애니메이션풍 3D 그래픽과 독특한 실시간 전투 방식이었다. 캐릭터들은 전장에서 자동으로 기본 공격을 펼치지만, 플레이어는 시간에 따라 차오르는 공용 자원인 에너지 코스트를 소비해 손패에 무작위로 들어온 스킬 카드를 직접 배분하여 사용할 수 있었다.
 
만약 적이 흩어져 있다면 한곳에 끌어모은 뒤 광역 공격을 연계하고, 보스의 강력한 기술이 시작되면 방해 효과를 가진 카드를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이렇듯 스킬의 대상이나 범위를 지정하는 동안 시간이 느려지는 '불릿 타임'도 지원하고 있어 전투가 실시간으로 흘러가면서도 플레이어가 상황을 스스로 판단하고 개입할 수 있도록 했다.
 
출시 전 글로벌 테스트에 참여한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자동 공격을 기반으로 하면서 광역기의 위치와 회복 대상을 직접 지정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일본에서 진행된 테스트 역시 스킬 카드를 조합해 적의 진형을 무너뜨리고 후속 공격을 연결하는 전투의 직관성과 전략성을 주요 특징으로 꼽았다.
 
실제로 고페르 극단에 합류하는 단원들은 대부분 욕망에 충실한 거울상의 반전 형태를 쓰러뜨리는 과정을 거친다 
 
'극단'이라는 작품의 설정을 살린 연출도 눈길을 끌었다. 플레이어는 고페르 극단(Gopher Troupe)의 단장이 되어 현실과 판타지랜드를 오가며 사건을 해결하고 전투에 참여하는 캐릭터들은 단순한 병사가 아니라 무대에 오르는 배우처럼 묘사됐다.
 
심지어 스킬이 발동할 때마다 캐릭터를 집중적으로 비추거나 다이나믹한 동세를 강조하는 독특한 카메라 워크를 통해 전투를 하나의 공연처럼 연출하고 적이 처치되는 것 또한 무대에서 퇴장하는 듯한 독특한 해석을 선보였다.
 
비주얼적인 완성도와 전투의 첫인상만 놓고 보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었다. '히간: 이루실'이 비록 아쉬운 성적을 거뒀어도 리메이크라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처럼 분명한 장점이 남아 있었던 것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돌파 성장 요소인 '각성' 탭은 선택지에 따른 요구 재료도 달라지는 기묘한 특징 때문에 피로도가 높았다 

문제는 전투가 아니라 전투에 도달하는 과정이었다, 초기 빌드를 플레이한 이용자들이 반복적으로 지적했던 문제는 캐릭터를 성장시키는 과정이었다. 전투 자체는 전략적인 접근을 통해 재미를 느낄 수 있었지만 정작 전투에 투입될 캐릭터 레벨과 승급, 스킬 강화, 장비 세트 육성에는 생각 이상으로 많은 자원과 스태미나를 요구하는 설계적인 문제가 있었다.

특히 일정 레벨 이후 성장 속도가 급격히 느려지고, 여러 캐릭터를 동시에 육성하기 어려워진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스태미나 소비량에 비해 승급과 스킬 강화 재료의 획득량이 부족해, 전투를 반복해도 실질적인 진전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글로벌 커뮤니티에서는 높은 스태미나 비용과 낮은 재료 획득량, 레벨 70 전후의 성장 정체, 여러 슬롯으로 분리된 장비 파밍 등이 주요 불만으로 언급됐다. 다양한 역할의 캐릭터를 육성하고 조합을 바꾸는 것보다는 원활한 진행을 위해 취향보다는 성능에 집중하여 소수의 캐릭터에 노력을 쏟아붓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이용자가 캐릭터를 수집하는 즐거움과 실제 전투에서 활용하는 경험 사이에는 적지 않은 거리감이 생겨났다. 전투에서 요구하는 다양성과 성장 시스템이 허용하는 다양성이 서로 어긋난 것이다.
 
접속하지 않은 동안 누적된 보상을 재접속 시 정산해주는 콘텐츠 '지역 정화'

2.0 리메이크판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바로 이 지점이다. 리메이크 버전은 접속하지 않은 시간에도 지역 정화 콘텐츠를 통해 육성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오프라인 성장 요소를 도입했다.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플레이해야만 기본 재료를 얻을 수 있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일정 시간 동안 누적된 자원을 캐릭터 성장에 온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파티의 성장 수준을 공유하는 시스템도 더해졌다. 새로 획득한 캐릭터를 처음부터 하나씩 육성해야 했던 부담을 줄이고 이미 성장시킨 파티의 레벨을 바탕으로 새로운 캐릭터를 빠르게 전투에 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초기 빌드에서는 새로운 캐릭터를 획득하는 순간 또 하나의 지루하고 현학적인 장기 육성 과제가 주어졌지만, 2.0에서는 캐릭터를 뽑은 뒤 실제 파티에 넣어 시험해보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수집형 서브컬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신규 캐릭터를 모으고 그 캐릭터를 활용하는 경험을 최대한 가깝게 재설계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어흐해졌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
 
성장 구조만큼 눈에 띄는 변화는 캐릭터의 외형이다. 2.0 리메이크판에서는 기존 캐릭터들의 일러스트와 3D 모델링을 다시 제작하고, 일부 캐릭터의 의상과 시각적인 콘셉트도 크게 바꿨다. 단순히 모델의 해상도를 높이거나 표정을 추가한 수준이 아니라 동일한 캐릭터를 새로운 방향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에 가까운 방향이었다.

실제로 리메이크판을 접한 기존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기존에 알고 있던 캐릭터와는 인상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외형 변화가 강하게 체감됐다. 실제로 대만판 출시 영상에서도 기존판과 리메이크판 캐릭터를 직접 나란히 보여주는 비교 구간이 별도로 다뤄졌을 정도였다.

리메이크판이 캐릭터의 매력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재설계됐다는 점은 공식 소개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난다. 초기 빌드가 극단과 판타지랜드라는 게임의 세계관과 서사 그리고  실시간 전투의 전략성과 같은 게임성 측면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지만, 리메이크판은 캐릭터 개개인의 이야기와 상호작용 그리고 음성 연출을 주요 특징으로 강조하고 있다.
 
캐릭터를 전투에 필요한 유닛으로만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무대 아래에서 교류하는 동료로 보여주려는 방향이다.
 
초기 캐릭터와 후기 캐릭터의 연출 스케일이 달라지는 것은 으레 있는 일이니 아예 전부 리메이크했다

이는 최근 서브컬처 게임 시장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전투를 비롯한 콘텐츠는 게임을 게임으로서 기능하게 만드는 것이 분명하지만, 결국 그러한 게임의 장기 서비스를 지탱하는 것은 캐릭터와 세계관에 대한 애착이기 때문에 캐릭터 자체의 상품성과 관계 묘사를 강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평소에는 오프라인 보상과 자동 진행을 통해 가볍게 성장하고, 큰 보상이 주어지는 난도가 높은 전투에서는 카드 사용과 파티 구성에 직접 개입하도록 두 플레이 방식을 분리한 것이다. 이 같은 절충은 ‘히간: 이루실’이 반드시 해결해야 했던 과제이기도 하다.
 

 
특정한 그룹군의 캐릭터의 성장 수준을 평준화 시키는 '공명' 기능, 리메이크에서 가장 호평받은 내용 중 하나다
 
‘히간: 이루실’은 게임성을 포기하고 방치에 가까운 완전 자동형 캐릭터 수집 RPG로 전환하는 쉬운 길을 택하지 않았다. 대신 전투의 재미에 도달하기까지 필요한 반복 육성의 부담을 줄이고, 일상적인 플레이의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에 초점을 맞췄다.

캐릭터의 외형을 다시 만들고 화면과 상호작용을 개편했으며, 오프라인 자원 수집과 레벨 공유를 도입해 성장 구조도 크게 손봤다. 처음부터 경쟁력을 인정받았던 캐릭터와 전투의 장점은 가능한 한 온전히 남기고, 공연을 오래 이어가기 어렵게 만들었던 성장 피로도와 진입 장벽은 줄이는 방향으로 게임의 리듬을 재조정한 것이다.
 
다시 시작되는 구원의 여정

물론 변화의 규모가 크다는 사실과 그 변화가 시장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중국 본토와 대만·홍콩·마카오에서 먼저 선보인 리메이크판을 두고 캐릭터 표현과 성장 편의성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응이 확인된 것은 기대할 만한 부분이지만 이렇게 달라진 부분이 국내 이용자의 취향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히간: 이루실’ 2.0이 기존 서비스에서 달리진 부분들은 무엇이 이용자를 끌어들였고, 어느 지점에서 이탈이 발생했는지를 돌아본 뒤 장점과 문제점을 분리해 다시 조립한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첫 무대에서 기대만큼 긴 공연을 이어가지 못했던 극단이 달라진 배우와 무대 장치를 갖추고 다시 관객 앞에 선다. 과연 ‘히간: 이루실’은 단순히 많은 것이 달라진 게임을 넘어, 왜 달라져야 했는지까지 결과로 증명할 수 있을까. 그 두 번째 막은 이제 한국 이용자들의 선택과 함께 시작될 예정이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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