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조뉴스

copyright 2009(c) GAMECHOSUN

게임조선 네트워크

주요 서비스 메뉴 펼치기

커뮤니티 펼치기

게임조선

개발 난항 웹젠 ‘테르비스’ 다섯 번째 코미케 출품이 안고 있는 과제는?

 

 
21일, 웹젠은 돌아오는 8월 15일부터 16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리는 ‘코믹마켓 108(C108)’에 테르비스 기업 부스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2024년 C104를 시작으로 이어진 테르비스의 다섯 번째 코믹마켓 참가다.

이러한 행보는 정식 출시 이전부터 서브컬쳐 게이머들에게 캐릭터와 세계관을 지속적으로 어필하는 테르비스가 기존에 해왔던 홍보 전략에서 크게 벗어나는 형태는 아니다. 하지만 이번 출품을 바라보는 시선은 이전과 조금 다를 수밖에 없다.
 
현재 테르비스는 출시를 앞두고 콘텐츠를 확장하는 통상적인 개발 단계에 있지 않다. 공개 테스트와 출시 일정이 여러 차례 조정됐고, CBT에서는 게임 완성도뿐 아니라 접속과 콘텐츠 운영 과정에서도 일부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으며 제작진 교체까지 이뤄졌지만 지난 6월에는 기존 개발 버전의 제작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테르비스는 웹젠이 기존 ‘뮤’ IP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준비해온 자체 개발 서브컬쳐 게임으로 2023년에 프로젝트가 공개되고 2024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소개된 바 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 이용자가 참여한 첫 공개 CBT는 2025년 6월에서야 진행됐고 정식 출시 일정도 당연히 미뤄졌다.

게임 개발 과정에서 일정이 달라지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특히 캐릭터 수집형 RPG는 출시 이후 장기 서비스를 전제로 하는 만큼 콘텐츠 분량과 전투 구조, 성장 설계, 안정성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부족한 상태로 출시하기보다 일정을 미루고 품질을 높이는 선택이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테르비스는 일정 조정 이후에도 이용자가 체감할 만한 구체적인 개발 진척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상술한 개발 리더십 교체와 개선 작업을 진행하던 도중 프로젝트 재정비 소식이 전해지는 것은 물론 웹젠 내 공식 홈페이지는 커뮤니티 서비스의 종료에 대한 사전 안내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해당 공지사항에서 웹젠은 테르비스라는 IP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며, 캐릭터와 세계관의 가능성을 믿고 재정비의 시간을 가질 것이며 X(트위터), 유튜브와 같은 공식 채널은 유지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지만 명확한 목표 제시가 없었기에 이는 사실상 기약 없는 약속에 가깝다.
 
 
사실 게임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별도의 커뮤니티를 계속 운영하기 어렵다는 판단은 이해할 수 있다. 이용자에게 제공할 신규 정보가 나오는 것을 거의 기대할 수 없는 상태에서 관리 비용만 유지하는 것보다는 공지사항 말마따나 일단 개발 방향부터 확정한 뒤 새로운 형태의 소통 공간을 마련하는 편이 효율적일 수 있다.

코믹마켓 참가 역시 사전에 부스 신청과 전시물 제작, 굿즈 생산, 코스프레 모델 섭외가 필요한 행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강행하는 것이 이해 못할 선택은 아니다. 기존 개발 버전의 제작 중단이 결정되기 전부터 상당 부분 준비가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미 확보한 행사 일정과 마케팅 자산을 활용해 일본 이용자와의 접점을 유지하려는 선택도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납득할 수 있다.

다만 이용자가 받아들이는 인상은 다를 수 있다. 게임의 향후 계획을 논의하던 공식 커뮤니티는 운영을 멈추는 반면, 코믹마켓에서 신규 수영복 의상과 캐릭터 굿즈를 공개하는 그림은 테르비스가 게임 개발보다 캐릭터 마케팅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오해를 살 여지가 크다.
 
 
심지어 테르비스가 코믹마켓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이미 여러 차례 행사를 통해 테르비스는 서브컬처 게임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비주얼과 캐릭터에 대한 현지 반응을 확인할 기회를 충분히 가졌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처한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더 이상 지금까지와 같이 느슨한 목적을 내세우기는 어렵다.
 
공개 테스트와 출시가 미뤄지고 기존 버전의 제작까지 중단된 지금, 이용자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새로운 의상이나 굿즈의 완성도가 아니라 테르비스가 실제 게임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지 여부다. 캐릭터와 세계관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확인했다면, 이제는 그 가능성을 어떤 전투와 성장 구조, 콘텐츠 구성으로 구현할 것인지 그 청사진을 제시해야하는 것이다.
 
당장 완성된 시연 버전을 내놓기 어렵다는 점은 충분히 감안할 수 있다. 다만 기존 CBT에서 지적받은 부분을 어떻게 재검토하고 있는지, 캐릭터와 세계관 가운데 무엇을 계승하고 어떤 요소를 새롭게 설계할 것인지, 향후 개발과 테스트를 어떤 방향으로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은 필요하다.

만약 이번 코믹마켓 출품마저 이전과 비슷한 코스프레와 굿즈 전시에 그친다면 꾸준한 마케팅이라는 장점보다 게임 개발의 진척 없이 캐릭터만 반복해서 소비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해질 수 있다.
 
적어도 이번 C108은 테르비스의 인지도를 다시 확인하는 자리를 넘어 그동안 축적한 관심을 실제 게임으로 연결할 의지와 구체적인 방향이 남아 있는지를 보여주는 무대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개발자 메시지나 콘셉트 영상, 개선 방향을 담은 자료처럼 완성된 게임이 아니더라도 프로젝트가 실제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기사의 저작권은 게임조선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무단으로 기사 내용 전제 및 다운로드 링크배포를 금지합니다.

신호현 기자의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