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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에서 되살아난 오렌지 전차! 'HLE' MSI 2026 결승 진출 확정

 

 
11일, 대전광역시에 위치한 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 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결승 진출의 마지막 관문인 하위 브래킷 결승전이 진행됐다.
 
이번 대진은 LCK 1번 시드 한화생명e스포츠(HLE)와 LCS 1번 시드 라이언(LYON)이다. HLE는 상위 브래킷 결승에서 빌리빌리 게이밍(BLG)에 1대3으로 패하며 결승 직행에는 실패했지만,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에 따라 하위 브래킷 결승에서 다시 한 번 그랜드 파이널 진출을 노리고 있으며 LYON은 하위 브래킷에서 탈북미급 경기력으로 4라운드까지 올라오며 이번 대회 최대 돌풍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특히 이번 경기는 LCK의 마지막 생존팀과 북미의 마지막 희망이 정면으로 맞붙는 구도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티원(T1)이 지투 이스포츠(G2)에 패해 탈락한 뒤 HLE는 LCK를 대표하는 유일한 팀으로 남았고 BLG전 패배로 드러난 비원딜 대응과 돌진 조합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된 상태다. 물론 제우스, 카나비, 제카, 구마유시, 딜라이트로 이어지는 강한 라인전 체급과 난전 유도 능력은 여전히 HLE의 가장 확실한 무기지만, 한 번 더 패배하면 그대로 탈락하는 무대인 만큼 밴픽과 교전 설계의 완성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에 맞서는 LYON은 더 이상 단순한 언더독으로 보기 어렵다. G2전에서 도클라(나십 도시)와 버서커(김민철)를 중심으로 전 라인이 고른 활약을 보였고 국제전에서 북미 LCS팀들이 자주 보여주던 조급한 운영이나 무리한 교전 선택도 거의 보이지 않았다. 특히 상대의 조커픽을 침착하게 받아치고 라인전에서 만든 이득을 오브젝트와 한타로 연결하는 멋진 플레이는 LYON 단순히 하위 브래킷에서 꾸역꾸역 살아남는데 급급한 것이 아니라 명백하게 강팀으로 발돋움헀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주된 관전 포인트는 HLE가 LYON의 안정적인 초반 운영을 상대로 자신들의 속도전을 얼마나 정교하게 구현하느냐다. HLE가 카나비를 앞세운 공격적인 정글 동선과 전 라인에서 캐리가 가능하다는 다양한 옵션을 바탕으로 초중반부터 주도권을 잡는다면 결승 재도전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반대로 LYON이 G2전처럼 체급차에서 나오는 라인전 손실을 최소화하고, 정돈된 한타 구도를 만들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세계를 놀라게 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 하위 브래킷 4라운드(패자조 결승 진출전) HLE vs LYON
 
 
1세트의 HLE는 G2전을 셧아웃냈던 좋은 폼을 보여줬다. 비록 자르반과 카밀의 진입각을 차단할 수 있는 뽀삐가 등장하면서 초반부터 끝까지 우세를 가져가는 게임은 아니었지만 구마유시(이민형)의 직스가 천외천에 가까운 성장력과 DPS를 뽑아내면서 결과적으로 편한 바텀 위주의 게임을 진행할 수 있었고 드래곤 스택 또한 순조롭게 쌓아 마법공학 드래곤의 영혼을 완성해버렸다.
 
마공용을 완성한 이상 직스를 막을 방법은 없었다. 후반부 풀템전이 되자 자르반의 대격변이나 카밀의 마법공학 최후통첩이 꽂힌 대상은 그대로 지옥 화염 폭탄을 맞아 전광판에 사출되는 구도가 강제됐고 굳이 갇히지 않은 상태였어도 버서커(김민철)의 진은 궁극기 커튼콜을 사용하여 위치가 노출되자 그대로 머리 위에 직스의 폭격이 꽂히면서 체력이 전부 날아가고 전투에서 이탈하는 그림이 나와버렸다. 
 
 
심지어 LYON 입장에서는 후방에 위치한 신드라와 직스를 물 방법 또한 마땅치 않았다. 그래도 몰래 장로 드래곤을 먹는 좋은 판단으로 이득을 보는 장면이 나오긴 헀지만 HLE는 탑, 정글, 서포터의 앞라인이 워낙 건제한데다가 유효 사거리의 차이가 너무 극심하여 내밀만한 카드가 없었고 마공용 버프 때문에 살짝 긁히면 그대로 둔화되어 점이 찍혀 죽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장로 드래곤 교전 패배 이후 재정비한 HLE가 거리를 주지 않고 LYON을 일방적으로 농락하면서 장로 드래곤 버프가 끝날떄까지 별다른 사고는 나지 않았고 그대로 넥서스를 파괴하며 1세트 승리를 가져갔다.
 
 
대회 내내 필밴 카드로 꼽히던 오리아나 그리고 오리아나와 최고의 궁합을 자랑하는 녹턴이 함꼐 풀렸고 탑에서도 제우스(최우제)가 즐겨쓰던 조커픽인 애니비아를 가져오면서 HLE가 밴픽에서 완전히 웃는 그림을 예상했지만 LYON의 저력은 HLE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HLE가 바텀에서 선취점을 냈고 탑과 미드도 근소하게 우위를 점하면서게임이 쉽게 풀리는 듯 싶었다. 그러나 12분 2번째 드래곤 4:4 교전에서 팀적인 콜이 완전히 갈린 것인지 포커싱이 엉망 진창으로 이뤄지면서 카나비(서진혁)과 제카(김건우)가 사망해버렸고 드래곤까지 내주는 최악의 결과가 나와버렸다. 
 
부활 직후 카나비가 붉은 덩굴 정령을 사냥하러 가는 것을 LYON이 매복플레이로 한번 더 잡아먹으면서 이를 기점으로 녹턴은 딜도 탱도 안나오는 애물단지로 전락해버렸고 평정심이 흔들린 것인지 대규모 교전 단계에서도 피해망상으로 불을 끄고 상황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적진에 돌진하는 미스플레이가 속출하면서 손해가 누적됐다.
 
 
팀적으로도 이는 매우 좋지 않은 판단이 되어버렸다. 녹턴과 라칸이 지나치게 적진 깊숙히 빨려들어가면서 오리아나와 미스포춘이 노마크로 찍혀 용의 분노로 배달되거나 아칼리의 표창 곡예 콤보에 맞고 터지는 상황이 연거푸 나왔고 1세트와 달리 앞라인의 저지력이 없다시피한 상황에서 딜러진이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내셔 남작까지 가져간 LYON은 지체 없이 30분만에 게임을 끝넀고 1세트의 패배를 설욕하는데 성공한다.
 
 
전날부터 꾸준히 좋은 폼을 보여준 바텀 듀오를 믿고 LYON은 루시안-밀리오를 선픽했다. 그리고 LYON의 바텀은 그 믿음에 보답했다.
 
버서커는 극초반 라인전 단계에서 듀오킬을 내는 것을 시작으로 인스파이어드(카츠펠 스워마)의 스카너가 다이브를 찔러줄 때마다 킬을 뽑아내며 코그모와 룰루를 자판기로 만들어버렸다.
 
탑에서는 제우스가 탈진을 든 도클라를 상대로 판정승을 거두면서 사실상 라인전을 장악해버렸고 카나비-제카와 함께 세트 플레이로 바텀에서 입은 피해를 대부분 복구하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지만 문제는 HLE에게 제대로 된 탱커가 없다는 점이었다.
 
 
잘 커버린 루시안의 궁극기를 받아줄 사람이 없다 보니 죽거나 최소한 빈사 상태로 전선에서 이탈하는 그림이 나올 수 밖에 없었고 HLE는 이에 루시안을 먼저 죽이면 된다는 심산으로 23분에 먼저 칼을 뽑았지만 그 판단이 바이와 요네에게 걸려 있던 현상금이 넘어가는 최악의 결과로 돌아오게 됐다.
 
라인전 내내 눌려있었던 세인트(강성인)의 빅토르는 여기서 과성장을 해버렸고 코인이 없는 조합으로 실수한 HLE에게 미래는 없었다. 그대로 내셔 남작을 먹은 LYON이 30분만에 넥서스를 파괴하며 HLE를 벼랑 끝으로 밀어붙였다.
 
 
탑에서 제우스가 스웨인을 기용한 것을 제외하면 양 팀은 조합의 완성도보다는 전반적으로 자신있어하는 카드를 우선시하는 밴픽 기조를 보여줬다.
 
바텀에서는 구마유시가 이전 세트의 부진을 씼어내는 좋은 라인전 장악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딱 한번 스킬샷 미스로 인해 아일즈(조나 로사리오)의 발이 풀려버리는 상황이 나왔고, 아일즈가 계속 탑을 찔러주면서 제우스의 스웨인이 제이스를 상대로 편한 라인전을 가져가지 못하게 됐다.
 
하지만 카나비가 탑을 시의적절하게 커버해주면서 소방수 역할을 해줬고 1코어 벼락폭풍검이 빠르게 나오면서 물몸 딜러는 대놓고 다이브를 쳐서 죽일 수 있는 상황을 강제하여 제우스가 성장할 시간을 충분히 벌어줄 수 있었고 LYON은 생각만큼 게임을 쉽게 굴리지 못한다. 
 
생각만큼 이득을 못 굴리는 상황에 답답한 것인지 LYON은 HLE의 정글 캠프에서 적극적으로 교전 유도를 했고 딱 2번의 교전으로 인해 게임은 완전히 HLE의 페이스로 넘어오게 된다.
 
 
18분 교전에서 도클라의 제이스는 호기롭게 해머폼 Q를 꽂으며 돌진했다가 그대로 제우스의 스웨인한테 덜미를 잡혔는데 이를 구하려던 LYON 본대가 전부 빨려들어가며 스웨인의 포션이 되어버리는 한타구도가 되어버렸다. 이 교전에서 스웨인이 애니와 멜에게 걸려 있던 현상금을 전부 먹어버리면서 초반에 말린 것을 전부 회복해 버렸고 연이어 벌어진 다음 교전에서도 똑같이 제이스의 선진입을 응징하고 스웨인이 홀로 적 본대를 쓸어담는 활약으로 4:2 교환비를 만들어버렸다.
 
결국 대지 드래곤의 영혼을 완성해버리면서 딜템 위주로 빌드를 올린 제우스의 스웨인은 무적이 되어버렸고 내셔 남작 버프를 두르고 LYON의 본진을 힘으로 밀어버리면서 결선 라운드에서는 처음으로 실버 스크랩스를 울려퍼지게 만들었다.
 
제우스에 이어 딜라이트(유환중)까지 폼을 회복해버리면서 잊고 있었던 HLE표 오렌지 전차의 파괴력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극초반에는 별다른 이슈가 없었지만 탑이 6레벨을 찍은 바텀 2:2 구도에서 자야는 쉔 궁을 받고 칼리스타는 탈진까지 걸린 상황이었지만 구마유시가 끝까지 침착하게 딜을 넣고 아슬아슬하게 빠지는 것은 물론 탈진이 끝날때 뽑아 찢기를 사용해 버서커를 너덜너덜하게 만들었고 탑에서는 제우스가 쉔의 단결된 의지를 끊어버렸으며 딜라이트가 마무리 일격을 날리며 바텀 구도를 완전히 박살내는데 성공했다.
 
덕분에 블리츠크랭크의 발이 풀리면서 언제 날아들지 모르는 마법 공학 점멸-로켓 손을 의식하여 LYON은 소극적인 플레이로 일관할 수 밖에 없었고 대치상황에서도 그랩 하나로 손쉽게 레나타와 신짜오의 궁극기를 교환해버리는 극강의 가성비를 뽑으며 딜라이트가 영향력을 행사했다.
 
한편, 제우스의 아트록스는 매 교전마다 한템포 빠르게 합류하는 것은 물론 HLE가 훨씬 좋아진 포커싱으로 한명을 녹이면 이를 바탕으로 세계의 종결자를 한타 내내 유지하며 난장판을 만들었다. 특히 선템으로 올린 갈라진 하늘을 극한까지 활용하여 죽을 듯 죽지 않는 비정상적인 탱킹으로 한타를 캐리해버렸다.
 
결국 HLE는 22분만에 1.5만에 달하는 골드 차이로 5세트를 압살해버렸고 다시 한번 결승 무대에서 빌리빌리 게이밍(BLG)를 만나게 됐다.
 
 

 
 
HLE는 이번 경기에서 압도적인 우승 후보의 모습과 흔들릴 때의 불안 요소를 모두 노출했다. 특히 카나비의 녹턴이 초반부터 성장에 제동이 걸리고, 바텀에서도 버서커와 아일즈의 공격적인 라인전에 밀리자 HLE 특유의 강한 체급과 운영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고 반대로 LYON은 상대의 실수를 놓치지 않고 빠르게 스노우볼을 굴리며 우승 후보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하지만 위기에서 HLE를 구해낸 것은 결국 선수 개개인의 고점이었다. 4세트에서는 제우스의 스웨인이 초반 손해를 뒤집고 교전마다 상대 진영을 휘저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마지막 5세트에서는 구마유시가 바텀 교전에서 승기를 잡고 딜라이트의 블리츠크랭크가 시야와 대치 구도를 완전히 장악했다. 여기에 제우스의 아트록스까지 매 교전 빠르게 합류하며 슈퍼 플레이를 연발하여 LYON의 진영을 무너뜨렸다.

무엇보다 최근 흔들렸던 포커싱과 합류전이 마지막 두 세트에서 빠르게 회복됐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그동안 조급한 플레이로 인해 정교함이 떨어지던 교전력이 많이 올라오면서 전방위적인 압박과 캐리력이 나오는 HLE 특유의 ‘오렌지 전차’식 한타가 다시 작동하기 시작했고 LYON은 더 이상 저항할 수 없었다.

결국 HLE는 풀세트 접전 끝에 LYON의 돌풍을 잠재우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압도적인 경기력만으로 채운 승리는 아니었지만, 벼랑 끝에서 문제점을 수정하고 선수들의 고점을 끌어내며 시리즈를 뒤집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제 HLE는 다시 한번 결승 무대에서 빌리빌리 게이밍과 마주하며 앞선 대결의 결과를 되갚는 동시에 우승에 도전할 예정이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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