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MORPG의 핵심은 경쟁이다. 하지만 경쟁이 심화될수록 성장 격차가 벌어지고, 이에 뒤쳐진 이용자는 게임에서 이탈하는 현상은 장르의 고질적인 과제다.
컴투스가 서비스 예정인 에이버튼의 신작 MMORPG '제우스: 오만의 신'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간접 경쟁'과 AI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웠다.
8일 공개된 디렉터스 인사이트 2화에서 정성훈 PD와 김태우 CD는 게임의 핵심 시스템과 개발 철학을 상세히 소개했다. 특히 PvP 및 PvE 콘텐츠를 공개하는 한편, 주요 클래스에 대한 특징, 그리고 한층 진화한 AI 모드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 경쟁은 유지하되, 뛰어들 시점은 이용자가 선택
정성훈 PD는 프로젝트 초기부터 가장 중요하게 제시한 방향으로 '경쟁을 강요하지 않는 MMORPG'를 꼽았다. 그는 "경쟁형 MMORPG라는 큰 방향은 유지하지만, 이용자가 스스로 준비됐다고 느끼고 패배를 감당할 수 있을 때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김태우 CD 역시 이에 공감했다. 강한 이용자는 승리에서 성취감을 얻고, 그것 역시 MMORPG의 재미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세렝게티 초원처럼 끊임없이 싸우는 사회만 존재한다면 많은 이용자가 떠날 것이라 판단했다"며 "계층 간 경쟁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설계해 '나도 경쟁해볼 만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 오디세이아 콘텐츠로 구현한 '간접 경쟁'
이 같은 철학은 '오디세이아'라는 콘텐츠 묶음에도 담겼다. 오디세이아는 이용자가 직접 PvP에 뛰어들지 않아도 성장과 경쟁의 재미를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 집합으로, 총 5종이 준비된다.
대표 콘텐츠인 '무한의 탑'은 출시 기준 약 500층 규모로 설계됐다. 일반적인 탑 콘텐츠가 특정 층에서 대부분의 이용자가 정체되는 것과 달리, 하루 정도 성장하면 다음 층을 공략할 수 있도록 난이도를 조정했다. 이용자가 자신의 성장 체감을 지속적으로 느끼는 것이 목표다.

'시련의 전당'은 시즌제로 운영되며 웨이브 전투와 보스전을 제공한다. 최고층 공략보다 자신의 성장 수준에 맞춰 목표를 설정하고 도전하는 콘텐츠라는 점을 강조했다.
길드 레이드 역시 단순 통합 랭킹이 아닌 난이도별 랭킹을 운영한다. 상위 길드뿐 아니라 성장 단계가 다른 길드도 비슷한 수준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PvP 콘텐츠도 기존 MMORPG와 차별화를 시도했다. 1대1 콘텐츠인 '콜로세움'은 계층별 비동기 PvP 형태로 운영되며, RvR 콘텐츠 '아카디아 제전' 역시 비슷한 성장 수준의 길드를 자동 매칭해 실시간 전투가 아닌 비동기 방식으로 경쟁하도록 구성했다.

■ AI가 대신 싸우는 '페르소나'
'제우스: 오만의 신'이 가장 강조하는 시스템은 AI 기반 페르소나다. 페르소나는 이용자의 외형과 성장 상태를 그대로 복사한 AI 캐릭터다.
정성훈 PD는 "직접 경쟁에서는 한 명의 승리가 다른 한 명의 패배를 의미하는 완전한 대칭 구조가 이용자에게 큰 스트레스를 준다"며 "사람 대신 AI가 조작하는 페르소나를 통해 승패 구조를 완화하고 승리 경험을 더 많이 제공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AI가 상대를 대신하지만 성장 상태는 실제 이용자를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단순한 PvE 느낌이 아니라 경쟁의 긴장감도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총 8종의 클래스 등장
출시 시점에는 1차 클래스 4종과 전직을 포함해 총 8개의 클래스를 제공한다. 기본 클래스는 워리어, 메이지, 로그, 파라곤으로 구성된다. 워리어는 나이트와 버서커로, 메이지는 엘리멘탈리스트와 오라클로, 로그는 어쌔신과 레인저로 전직한다.

가장 독특한 클래스는 신규 클래스인 파라곤이다. 파라곤은 광전사와 신성기사 콘셉트를 결합한 '블레스드'와 경제 활동에 특화된 '아티산'으로 전직한다. 특히 아티산은 제작과 거래 중심의 경제 활동을 담당하는 클래스다.
정성훈 PD는 "MMORPG에서는 전투만큼 경제도 중요한 축"이라며 "경제에 특화된 클래스가 존재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티산 역시 단순 생산 캐릭터가 아니라 전투에서도 일정 역할을 수행하도록 설계했다고 밝혔다.


■ 전투 중에도 역할 전환 가능
클래스 밸런스는 PvE와 PvP를 모두 고려해 설계됐다. 각 클래스는 두 가지 시그니처 스킬을 자유롭게 전환할 수 있으며 별도의 대기시간 없이 전투 중에도 변경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나이트는 방어 중심의 '막기'와 적의 공격을 자신에게 집중시키는 '도발'을 상황에 따라 즉시 교체할 수 있다. 개발진은 이를 통해 파티 플레이뿐 아니라 솔로 플레이에서도 특정 클래스가 손해를 보지 않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 AI로 진화한 자동사냥
개발진이 가장 자신감을 보인 기능은 AI 모드다. 원버튼으로 AI 모드가 실행되며 이용자가 게임을 종료해도 캐릭터는 계속 사냥을 이어간다.
특히 단순 자동사냥을 넘어 PC에서 종료한 플레이가 모바일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다시 PC에서도 연속되는 크로스 플랫폼 환경을 지원한다. 점검 이후에도 이용자가 접속하지 않아도 AI가 자동으로 사냥을 진행하며, 사전에 원하는 사냥터까지 설정할 수 있다. 정성훈 PD는 "기존 자동사냥보다 한두 단계가 아니라 두세 단계 더 나아간 시스템"이라고 자신했다.


AI는 길드 콘텐츠에도 참여한다. '징집' 시스템을 통해 사냥 중인 길드원을 자동으로 길드 레이드에 합류시켜 보스 공략에 기여하게 된다. 다만 개발진은 반복 플레이만 AI가 담당할 뿐, 길드전이나 RvR 같은 핵심 콘텐츠는 직접 플레이의 가치가 유지되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AI의 전투 수준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김태우 CD는 "스킬만 순서대로 사용하고 광역기를 전혀 피하지 않는 AI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성훈 PD 역시 "너무 멍청하면 이용자가 '내 캐릭터도 저렇게 행동하겠구나'라는 불안감을 느끼게 된다"며 "반대로 사람보다 더 잘하는 수준까지는 가지 않도록 균형을 맞췄다"고 말했다.
■ 수동 플레이 역시 강점
필드에서는 '심연의 틈'과 '재앙의 물결' 등 의 돌발 이벤트가 등장한다. 심연의 틈은 일정 시간마다 열리는 포탈을 통해 랜덤 매칭된 이용자들이 협력해 티탄을 처치하는 콘텐츠이며, 재앙의 물결은 각 사냥터에서 무작위 발생하는 몬스터 섬멸 이벤트다.

이외에도 UI와 편의성도 대폭 강화했다. 아이템 컬렉션에서는 등록, 제작, 강화, 거래소 구매 등을 하나의 화면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여러 시스템을 오갈 필요 없이 대부분의 작업을 한 화면에서 해결하도록 설계했다.

끝으로 김태우 CD는 "이용자가 게임을 접했을 때 '이거 할 만한데?'라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다"며 "경쟁도 해볼 만하고, 게임 자체도 계속 해보고 싶다는 인상을 주는 MMORPG가 목표"라고 밝혔다.
정성훈 PD는 "이후에는 세계관과 내러티브, 아트워크 등도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며 "이용자들이 궁금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설명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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