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우리가 원하던 링(Ring)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서초구 강남대로에 위치한 링게임즈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기자를 맞이한 것은 대형 퍼블리셔의 품을 떠난 이들이 으레 풍기기 마련인 고단함이 아니었다. 오히려 스크린 위로 피어오르는 미소녀들의 날 선 원화와 고전 아케이드의 향수를 자극하는 폭발음 사이에서, 두 공동대표는 유쾌한 화두를 던졌다.
'왜 공동대표 체제를 택했는가', '왜 퍼블리셔를 떠나 직접 서비스를 선택했는가', '왜 매주 대표가 직접 방송을 하는가'. 질문은 달랐지만 돌아오는 답은 결국 하나였다.
"게임은 개발과 서비스가 따로 움직이면 안 된다."

윤주호 대표 (좌), 안진홍 대표 (우) = 게임조선 촬영
'링게임즈'는 최근 모바일 서브컬처 RPG '어비스디아'의 국내 및 글로벌 서비스를 NHN으로부터 완전히 이관 받아 자체 운영 체제로 전환했다. 시장의 우려 섞인 시선 속에서도 매주 대표가 직접 나서 라이브 방송을 통해 유저들과 날것의 소통을 이어온 지 두 달. 그 지독하고도 다정한 집념은 '링게임즈'의 체질을 바꾸어 놓았다. 단순히 업데이트 계획과 결과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러프 원화와 개발 중인 화면까지 공개하는 것은 일반적인 공식 게임 방송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방식이다.
본인들이 가장 잘 끓여 내는 '깊은 맛의 김치찌개'로 승부하겠다는 윤주호 대표와, 글로벌 시장의 잔뼈가 굵은 안진홍 대표. 개발과 사업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맞물려 굴러가는 '링게임즈'만의 생존 전략은 단순한 운영 방식의 변경이 아니라 회사가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던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두 공동대표로부터 '어비스디아'의 장기 운영 계획과 글로벌 확장(대만·동남아) 및 신작 '메탈 슬러그: 러쉬'에 깃든 철학을 직접 들어보았다.

Q. 안녕하세요. 이렇게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공동대표 체제라고 하면 유저분들은 의아할 수도 있겠다 싶은데요, 두 분은 각각 어떤 역할을 맡고 계시나요?
안진홍 대표. 저는 전반적으로 사업 영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게임 업계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BD(Business Development), 사업 전략, 사업 PM, 대외 협력 같은 업무를 맡고 있고요. 관계사와의 협업이나 퍼블리싱, 회사의 대외적인 일들을 전반적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윤주호 대표. 저는 개발 조직을 운영하면서 내부 살림, 프로젝트 전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개발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업적인 요구를 어떻게 게임 안에서 풀어낼지 계속 고민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Q. 지금 여기 분위기만 봐도 아무래도 두 분의 긍정적인 시너지가 있을 거라고 생각되는 데요.
윤. 링게임즈의 가장 큰 특징은 개발과 사업을 따로 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많은 개발사는 개발만 하고 서비스나 사업은 퍼블리셔가 담당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개발과 사업이 하나의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의사결정도 빠르고, 환경 변화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Q. '링게임즈'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나요?

윤. 처음 회사를 만들 때부터 '하나의 원', '순환'이라는 개념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게임은 개발만 잘해서도 안 되고, 서비스만 잘해서도 안 됩니다. 개발부터 서비스까지 하나의 순환 구조 안에서 계속 발전할 수 있는 회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시장 환경은 계속 바뀌고 있지만 어떤 변화가 오더라도 계속 순환하면서 살아남을 수 있는 개발사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저희 회사 로고의 원이 살짝 어긋나 있는데, 완성도 속에 우리만의 특이점과 개성을 살리겠다는 의지입니다.
안. 조금 현실적이고,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가늘고 길게, 오래 살아남는 회사'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프로젝트도 하나에만 의존하지 않고 여러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부분에 대해서 유저분들께서는 '개발력이 분산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프로젝트마다 개발팀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링게임즈는 흔히 '베스파 시절부터 오랫동안 손발을 맞춘 개발진이 만든 회사'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두 대표의 이력을 들어보면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경험이 녹아 있었다.
Q. 두 분 모두 다양한 회사를 거쳐 오셨습니다. 간단하게 이력도 들어보고 싶고요, 현재 링게임즈에는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요?
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이야기해도 될까 싶은 데요, 저는 2010년부터 넥슨 유럽에서 근무했습니다. 이후 스마일게이트 영국 법인을 거쳐 한국으로 돌아왔고, NHN에도 잠시 몸담았었습니다. 그 뒤에는 베스파 창립 초기 멤버로 합류해 회사가 상장하는 과정까지 함께했고, 이후 엔픽셀에서 '크로노 오디세이' 프로젝트에도 잠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웹3 회사를 거쳐 2023년 윤주호 대표와 합류했습니다.
윤. 링게임즈에는 베스파 시절부터 오랫동안 손발을 맞춘 이사급 핵심 개발진들이 다수 포진해 있습니다. 먼저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혼자 개발만으로 회사를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마침 안진홍 대표와는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였고, 서로의 강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함께하게 됐습니다. 특히 '어비스디아'를 서비스하면서 사업과 개발을 명확하게 나눠 맡아야겠다는 필요성을 더 크게 느꼈습니다.
마침 안 대표 합류 후 복잡한 사업적, 대외적 이슈를 전담해 주신 덕분에 개발 조직이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는 효율적인 공동 체제가 완성됐습니다.
현재 '링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어비스디아'를 플레이하는 이용자라면 익숙한 풍경이 하나 있다. 바로 윤주호 대표가 직접 출연하는 주간 라이브 방송이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 소통이 가능했던 것은 아니다.
Q. 대표님이 직접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사실 유저분들은 '그냥 개발하는 아무개'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개발진과 함께 직접 방송을 진행하는 윤주호 대표 = 공식 방송 화면 갈무리
윤. 과거 퍼블리셔와 함께 서비스를 하던 시절에는 아무래도 PR 기준상 아주 조심스럽고 정제된 언어만 써야 해서 유저들의 답답함을 시원하게 풀어드리기 힘들었습니다. 유저들과 더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쉽지 않았죠. 직접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에는 그런 제약이 없어졌습니다.
자체 전환 직후엔 민심이 안 좋아서 "여기 부의금 내는 곳인가요" 같은 뼈아픈 피드백도 받았었어요. 그땐 정말 멘탈이 막 터져서... 그래도 우리가 살아있고 열심히 고치고 있다는 걸 증명할 방법은 직접 부딪히는 소통뿐이었습니다. 그냥 계속 방송했습니다. 피하지 않고 계속 설명드리고, 개발 중인 화면도 보여드리고,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지금은 개발 중인 러프 스크린샷이나 준비 중인 수영복 코스튬 원화 등을 과감히 보여드리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합니다. 이것도 사실 그림 그리고 있는 거 제가 막 뺏어 왔거든요. 어느 서브컬처 개발사가 매주 방송을 켜겠습니까(웃음). 그런 진심이 통하면서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현재는 해외 유저분들까지 방송을 번역해 유튜브나 SNS에 퍼나르며 응원해 주시고 계셔서 저희도 가능하면 여러 언어로 자료를 함께 준비해서 보여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링게임즈'만의 강점으로 계속 가져가고 싶습니다.


실제 라이브 방송에서 공개한 원화 = 공식 라이브 방송 화면 갈무리
인터뷰 내내 두 대표가 가장 많이 강조한 단어는 의외로 '개발'도, '매출'도 아니었다. 바로 '소통'이었다. 퍼블리셔를 떠나 직접 서비스를 선택한 이유 역시 이용자와 더 가까운 거리에서 게임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어비스디아'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 있다. 바로 지난 5월 1일 이뤄진 서비스 체제 전환이다. 당시 NHN이 맡고 있던 국내·글로벌 서비스를 링게임즈가 직접 이어받으면서 이용자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서비스 종료가 아닌 개발사의 직접 서비스라는 선택은 국내에서도 흔치 않은 사례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양사 간 갈등이나 계약 문제를 추측하기도 했지만, 두 공동대표의 설명은 의외로 담담했다. '누가 더 잘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결론이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Q. 자체 서비스 전환은 상당히 큰 결정이었습니다. 어떤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었나요?
윤. 일본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한국과 글로벌 서비스를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출시 초반 성과는 좋았지만 운영 과정에서는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정말 긴밀하게 움직여야 하는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업데이트 방향이나 운영 이슈를 빠르게 결정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조직의 성격이 다르다 보니 의사결정 속도나 방향에서 온도 차이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결국 '직접 서비스를 하는 것이 지금 상황에서는 더 좋은 선택이 아닐까'라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계약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거나 관계가 나빠졌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서로 충분히 이야기한 끝에 가장 좋은 방향을 선택한 것입니다.

공식 방송 대문으로 활용하기도 했던 이관 작업 당시 정상영업 모먼트 = 공식 방송 화면 갈무리
Q. NHN도 직접 서비스를 큰 이견 없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던 건가요?
안. NHN 역시 링게임즈의 투자사입니다. 당연히 저희가 잘되기를 바라는 입장이었고, 실제 논의 과정에서도 '직접 운영하는 편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특히 한국과 글로벌, 일본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다 보니 세 지역을 동시에 논의해야 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이런 부분은 개발사가 직접 판단하는 편이 훨씬 빠를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한국, 글로벌, 일본 서비스를 동시에 조율해야 했습니다. 업데이트 하나를 하더라도 세 권역을 함께 봐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아무래도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생각하는 우선순위가 조금씩 달랐습니다. 그 부분이 가장 컸습니다.
서비스 체제를 바꾸는 일은 단순히 운영 주체만 바뀌는 것이 아니었다. 링게임즈는 서버부터 결제 시스템, 로그인 체계까지 거의 모든 기반을 새롭게 구축해야 했다.

Q. 직접 서비스 전환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윤. 가장 큰 숙제는 서버였습니다. 기존에는 NHN 내부 인프라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그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습니다. 민감한 정보도 많았기 때문에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구축해야 했습니다. 정말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 셈이죠.
다행히도 그때 마침 오라클 클라우드와 인연이 닿았습니다. 게임 분야도 적극적으로 지원해 보고 싶다는 이야기가 있었고, 실제로 엔지니어분들이 약 2주 동안 회사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서버 구축을 도와주셨습니다.
덕분에 5월 1일 서비스 전환 이후 지금까지 서버 장애 없이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서버 유지 비용과 속도 면에서도 훨씬 저렴해지고 쾌적해지는 수확을 얻었습니다. 무엇보다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 속도도 굉장히 빨라졌고요.
다만 모든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직접 서비스 전환 초기에는 이용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결제 시스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윤. 로그인, 결제, 플랫폼마다 구조가 모두 다르다 보니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작업이었습니다. 앞으로 스팀이나 웹샵, 원스토어, 해외 플랫폼까지 지원하려면 로그인과 결제 시스템을 계속 새롭게 붙여야 합니다. 프로그래머들이 가장 고생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직접 서비스를 선택한 이유는 결국 하나였다. '이용자와 더 가까운 거리에서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
물론 개발사가 서비스까지 책임지는 일은 훨씬 어렵다. 서버도 직접 관리해야 하고, 운영도 직접 해야 하며, 이용자의 불만 역시 고스란히 개발진에게 돌아온다. 그럼에도 링게임즈는 그 과정을 통해 비로소 '어비스디아'가 자신들이 원하던 모습에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직접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링게임즈는 매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앞으로의 개발 방향을 조금씩 공개하고 있다. 수영복 코스튬을 개발 중인 화면부터 아직 공개되지 않은 시스템까지 개발 과정 자체를 이용자들과 공유하는 것도 이전에는 보기 어려웠던 모습이다.
그렇다면 링게임즈가 그리고 있는 '어비스디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두 공동대표는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더 많이 할 수 있게 됐다 "라고 말했다.

Q. 직접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어비스디아'가 보여주고 싶은 그림은 무엇일까요?
윤. 가장 먼저는 세계관입니다. 사실 지금까지는 이용자분들께 충분히 보여드리지 못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앞으로는 세계관 백서나 캐릭터 키워드처럼 설정을 보다 체계적으로 공개하고, 게임 안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풀어갈 예정입니다. 스토리가 단순히 이벤트를 위한 장치가 아니라 게임의 핵심이 되는 방향으로 가져가려고 합니다.
개발 작업도 좀 더 최적화하면서 다양한 것들을 완숙하게 발전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가 개발 단계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세계관과 스토리를 싹 다 바꾸는 과정에서 녹음도 싹 다 다시 했거든요.
그때 공수가 참 많이 들었었는데... 그런 개발 과정에서의 감수 부분이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제는 실제 표현하고 싶었던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면서 수위나 이런 것들도 좀 더 올려서, 단순히 성인 취향이 되는 게 아니라 게임의 주제를 좀 더 다양하게 다룬다는 접근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지금도 설정을 여러 차례 강조하시고, 방송에서도 세계관을 조금씩 언급하고 계십니다.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요?
윤. '어비스디아'의 핵심은 '조율사'라는 존재입니다. 지금은 세상을 치유하는 사람 정도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조율'이라는 건 세계의 균열만 바로잡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기억과 의지, 심지어 세계의 역사 자체도 승자의 기록처럼 바꿀 수 있는 힘이라는 심층 설정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는 밝은 분위기로 이야기를 풀어왔다면 앞으로는 조금 더 다양한 주제를 다루게 될 것 같습니다. 단순히 성인 취향이라는 의미가 아니라 이야기가 조금 더 무거워지고 깊어진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전까지 모험이 '어비스 슬릿'을 조율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그 스케일부터 달라질 예정 = 게임조선 촬영
그는 "지금까지 이용자들이 보아온 세계 역시 누군가에 의해 '조율'된 결과일 수도 있다"라며 앞으로의 전개를 암시했다. 세계관만큼이나 강조한 것은 캐릭터 활용 방식이었다.
최근 많은 서브컬처 게임이 신규 캐릭터 중심의 운영을 이어가는 것과 달리 링게임즈는 기존 캐릭터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
Q. '어비스디아'의 장기적인 운영 계획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윤. 우선 플랫폼을 늘려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 새로운 플랫폼의 대응을 준비하면서 게임 안에서는 전투와 캐릭터 활용을 더 강화하려고 합니다.
신규 캐릭터를 계속 출시해서 그 시즌에만 쓰고 끝나는 구조보다는 이미 보유한 캐릭터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습니다. 전략적인 조합도 더 늘리고 각 캐릭터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콘텐츠도 계속 준비하고 있습니다. 캐릭터별 코스튬 외형 같은 경우도 단순히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 플레이와 보상 시스템 안에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방식을 계속 논의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이격 캐릭터 출시 외에도 업적을 통한 외형 코스튬 획득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추가할 예정 = 공식 방송 화면 갈무리
인터뷰에서는 이용자들의 피드백도 자연스럽게 화제로 이어졌다. 특히 자동 전투에서 동료 AI가 답답하다는 의견에 대해서도 개발진은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Q.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AI 개선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나요?
윤. 이미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사실 이 부분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습니다. 초기 개발 버전에서는 AI가 플레이어보다 더 잘 피하고, 더 잘 싸워서 문제였던 적이 있었을 정도였고, 반대로 이후에는 조금 러프하게 조정했더니 지금은 답답하다는 의견이 많아진 상황입니다.
결국 핵심은 적절한 밸런스를 잡아가야 하는데요, 앞으로는 캐릭터가 위험한 패턴을 조금 더 자연스럽게 회피하고, 스킬 연계도 지금보다 훨씬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려고 합니다.
무엇보다 앞으로는 이용자가 스트레스를 받는 요소는 줄이고 전략성은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갑자기 모든 걸 피해야 하는 패턴이나 처음 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기믹도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플레이어를 무조건 불쾌하게 만드는 즉사/불합리 패턴을 걷어내고 직관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믹 위주로 재편할 계획입니다. 기믹 때문에 막히는 것이 아니라 '이 캐릭터를 이렇게 조합하면 되겠구나'라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동료 4인 동시 플레이가 이루어지므로 AI 행동 효율이 상당히 중요하다 = 게임조선 촬영
그는 전략성과 접근성은 충분히 함께 가져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업데이트 방향도 일부 공개했다. 윤주호 대표는 "세계관 확장과 함께 새로운 시스템도 차례대로 추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 기존 전투 시스템을 더 보강하고 캐릭터 조합의 전략성을 높이는 업데이트가 먼저 진행될 것입니다. 그 이후에는 대규모 길드 콘텐츠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이용자들이 오래 플레이할수록 더 많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방향으로 게임을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Q. 이렇듯 많은 준비를 하고 계십니다. 혹시 자체 서비스 이후 직접 소통에 나서고, 유저분들의 의견들을 개발에 반영하면서 체감하는 변화가 있으실까요?
안. 사실 저희가 이렇다 할 대규모 마케팅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음에도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 서버 자체만 보면 볼륨이 많이 작아지긴 했지만 전체 풀로 봤을 때 많이 줄었냐-라고 하면 수치상으로 그렇게 많이 줄지는 않았습니다. 마케팅을 아예 하지 못하는 상황인데도 순수 복귀, 오가닉(자발적) 유저들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윤. 유저 풀을 보면 일본 유저가 약 5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장기 서비스의 기반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한국 유저가 약 25%, 나머지 25%는 북미/유럽 등 글로벌 서구권 유저들입니다. 때문에 SNS나 유튜브를 통해 일본어·영어로도 소통을 강화하고 있고, 이제 방송 자료도 한국어·일본어·영어를 함께 제작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한국 이용자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글로벌 이용자들과 함께 게임을 만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어비스디아'의 장기 계획을 이야기하는 두 대표의 답변에서 가장 자주 등장한 단어는 '신뢰'였다. 신규 캐릭터를 빠르게 판매하는 것보다, 세계관을 차근차근 쌓고 기존 캐릭터를 오래 활용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는 철학이다. 직접 서비스 전환은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첫걸음이었다.
'어비스디아'의 직접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안착시킨 '링게임즈'는 이제 다음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대만과 동남아 시장 진출, 새로운 플랫폼 확대, 그리고 새로운 프로젝트들.
두 공동대표는 "어비스디아 하나만 바라보는 회사가 아니라 여러 IP를 꾸준히 만들어가는 개발사가 되고 싶다"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링게임즈'가 가장 집중하고 있는 과제 중 하나는 해외 서비스 확대다.

글로벌 권역 유저들을 위한 운영 안을 계속해서 모색 중이다 = 공식 채널 갈무리
Q. 올 하반기 예정된 '어비스디아' 글로벌 권역 서비스 확장 계획과 실질적인 진행사항에 대해 말씀 바랍니다.
안. 현재는 계약이 완료된 상태이고,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말씀드리면 올 하반기 서비스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만과 동남아시아 권역에 현지 파트너사를 통한 대규모 마케팅을 동반하여 정식 론칭할 계획입니다. 물론 중국 시장 쪽으로의 진출도 저희는 항상 열려 있습니다.
윤.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해서 단순히 서버만 하나 더 여는 것은 아닙니다. 로그인 시스템, 결제 시스템, 플랫폼 연동까지 모두 새롭게 준비해야 합니다. 스팀이나 원스토어, 웹샵도 같은 맥락에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어비스디아'의 PC 스팀 버전이나 타 플랫폼 확장 준비는 어느 단계인가요?
윤. 현재 구글 PC 빌드(GPG) 외에 완벽한 컨트롤러(게임 패드) 지원과 PC 전용 UI를 갖춘 스팀 버전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액션 게임인 만큼 패드로 즐길 때의 손맛을 극대화하려 합니다. 더불어 원스토어, 웹샵 등 로그인/결제 모듈을 다각화하는 기술적 과제도 착실히 완수하고 있습니다.
그는 "플랫폼이 늘어날수록 개발 난도는 높아지지만,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필요한 투자"라고 덧붙였다. 현재 권역별로 운영되고 있는 서버 역시 장기적으로는 변화 가능성이 있다.
Q. 한국과 글로벌 서버 통합도 가능할까요?
윤. 가능성은 충분히 열어두고 있습니다. 서비스 일정 차이 때문에 당장은 쉽지 않지만 콘텐츠 업데이트 속도를 맞추면 장기적으로는 통합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결국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함께 플레이하는 재미도 커질 수 있으니까요.
링게임즈는 현재 '어비스디아' 외에도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신작 프로젝트가 바로 일본의 유명 IP를 활용한 신작 '메탈슬러그: 러쉬'다.

Q. 다음으로 차기작 얘기를 해보죠. '어비스디아'와는 상반된 분위기의 '메탈슬러그 : 러쉬'란 점이 의외입니다. 개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안. 저희 사내 개발진들이 메탈 슬러그 IP의 엄청난 팬입니다. 그래서 장르를 정했을 때 1순위가 '메탈슬러그'였고 IP 홀더 쪽에 컨택했을 때 운 좋게도 이야기가 잘 진행됐습니다. 올해가 마침 메탈 슬러그 IP 30주년이라 의미가 있고요.
Q. '메탈슬러그: 러쉬' 게임에 대한 소개를 더 부탁드리겠습니다.
안. 세로 화면에서 한 손으로 가볍게 즐기는 뱀서류/하이퍼 캐주얼 슈팅입니다. 하지만 난이도 레벨링은 한 대 맞으면 죽는 고전 비행기 탄막 게임의 쫄깃함과 동종 장르의 성장 재미 딱 중간 지점을 절묘하게 잡았습니다.
유명한 원작을 기반으로 한 만큼 원작을 좋아하는 분들도 만족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기존 팬들이 기대하는 감성과 새로운 재미를 함께 담으려고 합니다.

Q. 작년 TGS에 출품하셨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현지 반응이 뜨거웠을 것 같아요.
안. 실제로 현지 유저분들은 '메탈슬러그'가 모바일 버전이 나온다는 거에 대해서 재미있어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사격부터 걷는 모습까지 디테일한 평이 많았던 것이 기억납니다. 저희 게임 아트 어셋 자체가 스프라이트를 다 쪼개서 잘라 만든 거여서 진짜 '메탈슬러그' 그 자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면에서 옛날 '메탈슬러그' 감성을 잘 살렸다는 것이 호평을 받았습니다.
윤. 이름을 언급하기는 좀 그렇지만 당시 유명 게임 리뷰어 분이 진짜 메탈슬러그 감성 잘 살려서 나왔다고 SNS에 소개도 해주시고 해서 감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Q. 사실 일본 IP 사와의 작업은 까다롭기로 소문이 나 있습니다. 그들과의 협업은 어떠셨나요?
안. 협업은 역대 최고로 좋았습니다. 단순히 IP 보호에만 연연한 게 아니라 우리가 개발하는 게임이 잘되길 진심으로 응원해 주시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실제 원본 리소스 관련해서도 시리즈 에셋 전체를 그대로 다 받을 수 있었습니다.
메탈 슬러그는 올드 그래픽 특유의 도트 모션, 걷는 속도, 총구 화염, 사운드, 그리고 보급 소녀가 가방을 떨어뜨리거나 포로가 속옷 차림으로 아이템을 주는 코믹함이 생명입니다. 원작의 레거시를 100% 보존하기 위해 UI 테두리만 8번 갈아엎고 조작감과 스피드를 잡는 데만 4개월을 쏟았습니다. 도쿄 게임쇼(TGS) 출품 당시 일본 현지 유저들과 리뷰어들로부터 "원작 감성을 완벽하게 재현했다"라는 극찬을 받았습니다.
물론 원작 출시 시기로부터 지금까지 글로벌 시대 흐름에 맞춰 수정된 부분도 있습니다. 일부 캐릭터는 현대 유저들의 감수성을 고려해 콘셉트를 전면 교체하는 디테일한 다듬기 과정을 거쳤습니다.
윤. 사실 이런 부분도 앞서 말씀드린 '링게임즈'가 개발과 사업이 한 몸이라는 점에서 나오는 장점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사업 쪽에서 IP 홀더가 원하는 것을 바로바로 캐치해서 얘기해 주면 개발에서 바로 해답을 찾아 풀어볼 수 있었거든요.

Q. 그야말로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네요.
윤. 안 대표님이 사업적으로 관계를 잘 풀어내주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메탈슬러그가 가진 레거시를 존중한다는 점을 잘 어필할 수 있었고, 그걸 기반으로 준비하면서 우리 진정성을 인정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게임의 성과가 어느 정도 나온다면 '메탈슬러그'의 여러 매력들을 다양하게 계속 뽑아내서 '메탈슬러그: 러쉬'에 다양하게 살리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Q. 원래 메탈슬러그라는 유명 IP를 모바일 게임, 또 새 장르로 재해석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에 대한 질문을 드리려고 했는데 어느 정도 답변이 된 것도 같네요.
안. 사실 그 질문에 대한 답변은 한두 가지가 아니라고 봅니다.
원작 그대로 따라가면 그래픽 스타일부터 시작해서 연출, 스피드, 사운드 중요하지 않은 것이 단 한 개도 없거든요. 색채, 색감, UI 테두리같이 디테일한 부분을 모두 잡아내지 않은 원작 느낌을 살릴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UI만 해도 8번이나 갈아엎기도 했고, 스피드, 조작감 잡으려고 몇 달을 고생했는지 모릅니다. 왜냐하면 장르가 달라져도 메탈슬러그는 조작감이 핵심 포인트거든요.
제 개인적인 철학입니다만 원작에서 더 튀려고 하는 것은 특정 IP를 사용하는 올바른 목적이 아닌 것 같아요. 원작을 이질감 없이 구현하는 것. 그걸 존중하는 것에 목적을 둬야 한다고 봅니다.
Q. 답을 주신 부분이 원작 팬분들이 기대할 만한 요소라고 치환할 수 있겠고, 차별화 요소라고 한다면 어떤 부분이 있을까요?
윤. 원작에 나온 무기들이 성장하면서 다양한 포인트로 무기의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원작에 아예 없는 무기 형태는 추가할 수 없지만 있는 무기들의 발전된 형태를 연출적으로도, 성능으로도 체감하실 수 있습니다.

Q. 미공개 차기 프로젝트나 신작 개발 계획에 대해 힌트를 주실 수 있을까요?
안. 현재 여러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진행하고 있습니다. 공개 시점이 되면 자연스럽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링게임즈는 하나의 게임만 서비스하는 회사가 아니라 꾸준히 새로운 프로젝트를 선보이는 개발사가 되고 싶습니다.
Q. 아무래도 일각에선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면 개발력이 분산된다는 걱정도 있는 것 같습니다.
안. 많은 분들이 같은 개발진이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만드는 것으로 생각하시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프로젝트마다 개발 조직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어비스디아 개발팀은 계속 어비스디아만 개발하고 있습니다.
윤. 이용자분들이 걱정하시는 부분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현재 기존 서비스 운영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구조이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Q. 사실 최근 액션 게임은 점점 콘솔 시장 타겟으로 스케일이 커지고 있고, 서브컬처 시장은 고퀄리티의 애니메이션풍 그래픽으로 재편되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링게임즈'는 어떤 포지션에서 어떤 경쟁력을 갖게 될까요?
윤. 이번에 어비스디아를 개발하고 운영하면서 많이 깨달았습니다. 서브컬처가 뭐냐고 물어보면 그 주제만으로도 6시간은 떠들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결론은 내지 못할 겁니다.
과거 일본 파트너사에게서 "너희가 잘하는 것, 너희만의 장점과 메타 인지를 명확히 하라"는 조언을 들은 적이 있었어요. 요즘 유저들이 "내가 원하는 건 깊은 맛의 김치찌개인데 왜 된장찌개를 내놓거나 다른 보편적인 맛을 섞느냐"라고 하지 않습니까. 저희는 다른 대작들의 겉모습을 흉내 내기보다 김치찌개 집에 오셨으니 우리가 가장 잘하는 특유의 서브컬처 맛(김치찌개)을 진하게 우려내고 싶습니다.

윤주호 대표는 시장에 대한 기준점보다 상업 게임으로서의 퀄리티, 기준점을 맞추기 위해 허덕허덕했던 부분에 대한 힘들었던 경험을 얘기했다. 비교적 자유로워진 지금에 와서는 유저들이 '링게임즈'에게 원하는 그런 맛, 그러니까 '링게임즈'가 가장 잘 끓여 낼 수 있는 맛을 찾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두 대표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Q. '링게임즈'는 어떤 회사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윤. '어비스디아'를 사랑해 주시는 유저분들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도록 개발 고도화에 온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리고 함께 선보인 '메탈 슬러그: 러쉬' 또한 원작에 대한 엄청난 리스펙트를 담았으니 꼭 플레이해 보시길 권합니다.
유저분들이 우리 게임을 지지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달리겠습니다. 시장 환경은 계속 변합니다. 그 안에서 살아남으려면 개발도, 서비스도 계속 바뀌어야 합니다. 저희는 그런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안. 단순하게 말씀드리자면 저희는 서브컬처는 절대 놓지 않을 겁니다. 애매하게 수위를 타협하기보다 '링게임즈'가 잘할 수 있는 고수위의 매력적이고 성인향 감성을 담은 서브컬처 미소녀 게임을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현재 '링게임즈'는 투트랙 생존 전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한 축은 '어비스디아'처럼 뚝심 있게 장기 서비스하며 깊이를 더하는 대형 서브컬처 프로젝트를 이어나가는 것이고, 다른 한 축은 '메탈 슬러그: 러쉬'처럼 외부 IP를 활용하거나 빠르게 선보일 수 있는 스몰 캐주얼 프로젝트입니다. 이렇게 장기 라이브 게임 2~3개와 탄탄한 스몰 프로젝트 6개 이상이 서로 상호 보완하며 단단하게 굴러가는 회사를 만들겠습니다.
돈만 보고 이익만 좇기보다 유저들에게 베풀고 진심으로 소통하는 개발사로 남겠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오래 살아남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용자들에게 신뢰를 드릴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두 대표는 한동안 앞으로의 업데이트 방향과 이용자 피드백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다. 짧지 않은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는 '소통', 그리고 '생존'이었다. 매주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도, 직접 서비스를 선택한 이유도, 세계관을 확장하려는 계획도 모두 이용자와 더 가까운 곳에서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어비스디아'는 출시된 게임이지만, '링게임즈'에게는 아직 완성된 게임이 아니다. 더 좋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개발 방향을 바꾸고, 운영 방식을 바꾸고, 필요하다면 서비스 구조까지 바꾸는 개발사. 그들이 말한 것처럼 '어비스디아는 끝난 게임이 아니라 이제부터 시작하는 게임'일지도 모른다. '메탈슬러그: 러쉬'는 원작에 대한 깊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존중이 담긴 선물같은 게임을 만들고자 한 고집이 담겨 있었고.
게임 업계에서 '퍼블리셔 없는 홀로서기'는 독약이 되거나, 혹은 거친 자유를 선물한다. '링게임즈'와의 긴 대화 끝에 기자가 발견한 것은, 퍼블리셔의 우산에서 벗어나 비로소 자신들이 가장 잘 끓여 내는 '서브컬처의 진한 맛'을 찾아낸 창작자들의 든든한 해방감이었다.
유저의 뼈아픈 조롱조차 피하지 않고 매주 라이브 방송의 카메라 앞에 서서 러프 원화를 흔들어 보이는 윤주호 대표의 진심, 그리고 복잡한 글로벌 역학 관계 속에서 원작의 레거시를 완벽히 확보해 낸 안진홍 대표의 영리한 사업적 감각은 '링게임즈'라는 원을 단단하게 메우는 핵심 톱니바퀴였다.
완벽한 원에서 살짝 어긋난 로고처럼, 상업적 대작들의 보편적인 맛을 흉내 내기보다 자신들만의 뚜렷한 개성과 수위 높은 깊은 맛으로 승부하겠다는 이들의 고집은 무척이나 반갑다. 2026년 하반기, 대만과 동남아의 거친 바다로 닻을 올릴 '어비스디아'의 확장과 30주년 기념비 위에 우뚝 설 '메탈 슬러그: 러쉬'의 경쾌한 포성이, 이 지독하게 낭만적인 개발사의 완벽한 생존 신고서가 되기를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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