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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묶은 '프로젝트 허그'… 공정위, 구글 앱마켓 독점 제재 심판대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주병기, 이하 공정위)가 구글의 게임사 대상 '프로젝트 허그(Project Hug)' 계약을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로 판단하고 본격적인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구글이 게임사들에게 각종 플랫폼 서비스 이용 비용을 지원하는 대신 자사 앱마켓을 경쟁 앱마켓보다 우대하도록 요구해 시장 경쟁을 제한했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 2023년 경쟁 앱마켓 입점 방해 행위로 421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지 3년 만에 다시 심판대에 올린 것으로, 이번에 산정된 관련 매출액만 14조 원에 달해 위법성이 인정될 경우 최대 8,50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체제에서 공식적인 제재 심의가 개시된 이번 사건은 지난 2024년 11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한국게임이용자협회, 한국게임소비자협회 등 3개 단체의 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되었다. 

공정위 사무처는 구글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행위 사실과 위법성, 조치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7월 1일 구글 측에 전격 송부했다. 제재 대상은 구글 LLC(미국)와 구글 아시아 퍼시픽 PTE LTD(싱가포르), 구글코리아 유한회사(대한민국) 등 3개 법인이다.  

공정위가 발행한 공식 발표 자료 '260702(조간) 구글 앱마켓 관련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사건 심의 절차 개시'에 따르면, 구글은 높은 인앱결제 수수료로 촉발된 게임사들의 구글 앱마켓 이탈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2019년부터 국내외 주요 게임사들과 일명 ‘프로젝트 허그(Project Hug)’로 불리는 GVP(Games/Google Velocity Program)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대상에는 넥슨, 엔씨, 넷마블, 펄어비스, 컴투스 등 국내 대형 게임사들과 액티비전 블리자드 킹, 라이엇 게임즈, 닌텐도 등 구글 앱마켓 매출 상위 게임사 총 22개 사가 포함되었다. 

구글은 이들 게임사에 클라우드, 광고(ads), 유튜브 등 자사 플랫폼 서비스 이용 비용을 지원하는 대가를 내걸었으나, 그 이면에는 신작 게임의 출시 시기나 품질 등을 경쟁 앱마켓보다 구글에 유리하거나 최소한 동등하게 설정하도록 요구하는 최혜대우 조건을 묶어두었다. 특히 구글 플레이스토어 내 매출이 증가할수록 지원금도 함께 커지는 누진적 구조를 설계해 게임사들이 구글 생태계를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를 만들었다. 

공정위는 이러한 계약 구조가 단순한 마케팅 지원을 넘어 앱마켓 시장의 경쟁 자체를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심사관은 최혜대우 조건과 누진적 지원 방식이 결합되면서 게임사들의 경쟁 앱마켓 입점 유인이 크게 낮아졌고, 원스토어 등 경쟁 앱마켓의 사업 활동이 저해됐다고 봤다. 나아가 계약 대상 게임사들이 자체 앱마켓을 구축하거나 새로운 앱마켓 사업에 진출할 가능성까지 봉쇄하는 효과를 가져왔으며, 결과적으로 구글과의 사실상 독점적 거래를 강제한 것으로 판단했다.

공정위 시장감시국 심사관은 구글의 이 같은 행위가 공정거래법 제5조 제1항 제3호(사업활동방해행위) 및 제5조 제1항 제5호(배타조건부거래행위) 등을 위반한 매우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보고, 이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 의견을 위원회에 공식 제시했다. 

이번 사건의 영향을 받은 안드로이드 앱마켓 시장 관련 매출액은 국내 기준 총 92억 1,777만 달러, 한화 약 14조 1,600억 원으로 산정되었다. 향후 위원회 심의를 거쳐 관련 법령에 따라 시장지배적지위남용행위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의 최대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만큼, 최종 제재 수위는 최대 8,496억 원 규모로 치솟을 수 있다. 

이는 국내 공정위 역사상 퀄컴 사건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이며, 구글이 2023년에도 유사한 행위로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어 5년 이내 반복 위반에 따른 가중 처벌이 적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건의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구글 측은 구글플레이가 타 앱마켓들과 공정하게 경쟁하고 있으며 한국 개발자와 이용자에게 여러 혜택을 제공해 왔다는 입장을 밝히며, 향후 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법 위반 행위가 없었음을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고 전했다. 

미국 본사 빅테크 규제에 따른 통상 마찰 우려에 대해 공정위는 미국에서도 이미 유사한 반독점 사안으로 민사 반독점 소송 판결이 확정된 만큼 우려할 부분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최대 피해자로 꼽히는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 측은 공정위의 심의 개시를 존중하며 앱마켓 시장 내 공정한 경쟁이 정착되길 기대한다는 뜻을 보였다. 최근 원스토어는 경영 악화로 최근 매각 절차를 마친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제재가 시장 왜곡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이번 사건을 최초 신고한 한국게임이용자협회 등 시민단체는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이철우 한국게임이용자협회장은 독점 구조로 인해 부풀려진 인앱결제 수수료 피해는 결국 최종 소비자인 게임 이용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라며, 한국소비자원에 수수료 환원을 촉구하는 집단분쟁조정신청을 제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공정위의 강력한 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미 고착화된 구글의 독점 구도를 깨뜨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국내 안드로이드 앱마켓 점유율 80% 이상을 견고하게 유지하고 있는 반면, 경쟁 사업자들은 고사 위기에 몰려 시장의 비대칭성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와 입법당국이 사후 처벌을 넘어 거대 플랫폼의 독과점 횡포를 상시 감시하고 개방형 앱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번 심사보고서 제출은 심사관의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위법성과 조치 의견일 뿐 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는 않으며, 향후 독립된 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판단이 내려질 예정이다. 구글은 심사보고서를 받은 날부터 8주 동안 서면 의견 제출과 증거자료 열람·복사 등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은 국내 앱마켓 경쟁 질서를 둘러싼 대표적인 반독점 심의로 평가된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에 따라 국내 앱마켓 경쟁 환경은 물론 게임사들의 플랫폼 전략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후 공정위는 방어권 보장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전원회의를 열어 위법 여부와 제재 수위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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