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런던, 청두 3개 지역에서 역사적인 국제 대회 3연패를 달성한 T1의 화려한 승리 서사가 새로운 우승 스킨으로 돌아온다.
지금까지 월즈 우승 스킨은 대체로 우승 지역과 당시 팀이 가진 서사가 조화를 이루는 테마를 보여왔다. 다만 이것이 반드시 정형화된 공식은 아니다. 우승팀과 선수들에게는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우승 스킨의 방향성을 제안할 권리가 주어지며 2025년 월드 챔피언으로 등극한 T1 선수들이 선택한 중심 콘셉트는 바로 '승천한 전사들'이었다.
라이엇 게임즈는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T1 월즈 우승 스킨의 개발 배경과 아트 콘셉트, 선수별 요청사항이 실제 스킨에 반영된 과정을 소개했다. 이번 브리핑에서는 우승팀의 영광을 단순히 기념하는 수준을 넘어, T1이 쌓아온 우승의 역사와 선수 개개인의 취향을 하나의 스킨 라인으로 묶어내기 위한 제작진의 고민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이번 우승 스킨의 핵심은 '전사'가 '신적인 존재'로 승화하는 이미지였다. 빛나는 색채, 정교한 장식, 날개와 깃털, 대리석 질감, 리퀴드 골드와 같은 시각 요소를 통해 정상에 오른 선수들의 위상과 신화적인 분위기를 표현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 중심 콘셉트 아래에는 세 가지 하위 방향성이 더해졌다. 첫 번째는 승리라는 유산을 거머쥔 T1의 역사, 두 번째는 품격 있는 디자인으로 완성된 고귀한 승리, 세 번째는 차분하게 경기를 이끌어온 선수들의 플레이 스타일을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풀어낸 자연스러운 멋이다. T1 선수진은 팀 로고처럼 밝은 골드 컬러와 엣지 있는 디자인을 원했지만, 동시에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사치스럽게 보이지 않기를 바랐다.
이에 스킨 제작팀은 T1의 월즈 3연패 달성이라는 '자부심'과 정상에 오르는 '여정'을 현대적인 판타지로 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밝은 골드 컬러는 갑옷과 금속 무구의 디자인 포인트에 활용됐고, 또 다른 팀 시그니처 컬러인 레드는 힘의 근원과 같은 요소를 표현하는 색상으로 쓰였다. 여기에 화이트와 블랙이 보조 색상으로 들어가 각 선수의 개성을 살리면서도 전체 라인업의 통일감을 유지했다.

선수별 스킨에서도 이 같은 방향성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페이커(이상혁)의 갈리오는 강인하고 담대한 기상을 나타내는 챔피언 특성을 바탕으로 거대한 날개를 통해 ‘승천한 전사들’이라는 테마를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스킨으로 완성됐다.
특히 갈리오의 날개로 T1 로고를 연상시키는 형태를 구현해달라는 요청이 적극 반영됐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의 갈리오와는 날개 실루엣 자체가 크게 달라졌기 때문에 이를 인게임에서 자연스럽게 구현하기 위해 별도의 모델링과 애니메이션 작업이 들어가게 됐다.
케리아(류민석)의 세라핀은 귀엽고 소녀적인 감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제작됐다. 세라핀이라는 챔피언 선택 자체가 이러한 분위기를 살리기 좋은 선택지였으며, 풍성한 헤어스타일과 부드러운 의상 디자인, 얼굴에 들어간 ‘K’ 형태의 문양 등 세부 요소에도 케리아의 요청이 반영됐다. 귀환 모션에는 T1 유니폼과 무대, LED 스크린 연출을 활용해 e스포츠 선수로서의 상징성도 함께 담아냈다.

구마유시(이민형)는 결승전 MVP를 수상한 만큼 선수 본인이 선택한 유나라 외에도 미스 포츈의 신화급 MVP 스킨이 추가로 제작됐다. 초기에는 미스 포츈과 유나라 모두 진중한 분위기로 출발했지만 제작진은 방향성을 나누는 쪽으로 발상을 전환했다. 미스 포츈은 우아하면서도 와일드한 대비를 강조해 MVP 스킨다운 존재감을 살렸고 유나라는 무기로 T1의 마스코트 캐릭터인 '아티'를 발사하는 것처럼 유쾌한 분위기로 완성했다.
오너(문현준)의 신 짜오는 선수의 시그니처인 ‘재킷 걸치기’ 스타일을 스킨 안에 확실하게 반영하는 데 중점을 뒀다. 단순히 외형 장식으로 넣는 것이 아니라, 인게임 실루엣과 애니메이션 전반에 영향을 주는 요소였기 때문에 별도 작업이 필요했으며 신 짜오는 녹서스에서 아이오니아로 이어지는 2025 시즌 서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챔피언인 만큼, 전체 스킨 라인의 기준점 역할을 하는 디자인으로 힘주어 제작됐다는 이야기도 들어볼 수 있었다.

도란(최현준)의 암베사는 여러모로 까다로운 도전 과제가 많았던 스킨으로 소개됐다. 도란의 아이디어가 구체적이면서도 시각화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제작진과 선수 간의 지속적인 소통이 필요했다는 설명이다. 최종적으로는 사자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헤어스타일과 어두운 톤의 의상, 밝은 레드 컬러의 무기를 통해 강인한 전사 이미지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귀환 모션에는 도란의 닉네임과 관련된 시작 아이템 ‘도란 시리즈’와 본인을 소재로 한 밈 요소인 ‘돌거북’이 등장하는 등 팬들이 알아볼 수 있는 장치도 담겼다.
제작진은 VFX 제작 과정 역시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 레드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여러 스킨과 이펙트에서 자주 사용되는 색상이기 때문에 단순히 색만으로 차별화된 멋을 보여주기 어려웠기에 날개와 깃털, 투사체의 형태, 지면 패턴, 스킬 발동 시의 시각 언어를 조정해 이번 T1 스킨 라인만의 인상을 만들었다고 답변했다. 또한 3연속 우승을 상징하는 ‘소환사의 컵’과 ‘별’도 스킬 이펙트와 오브젝트 곳곳에 심어 넣었다.
스플래시 아트 역시 기존 T1 우승 스킨과 차별화됐다. 이전 스킨이 정상에 선 챔피언들을 내려다보는 구도였다면, 이번에는 더 높은 곳에 오른 T1을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이를 통해 선수들을 신화적 존재처럼 표현하면서도, 전장에 뛰어드는 역동적인 순간을 함께 담아냈다. 특히 구마유시의 미스 포츈 MVP 스플래시 아트는 단체 일러스트와 대비되도록 독립적이고 자신감 넘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가진 캐릭터로 그려졌다.
한편, 제작진은 e스포츠 생태계의 선순환을 위해 글로벌 수익 분배 제도에 따라 T1 우승 스킨 수익의 30%는 선수들과 T1에 환원될 예정이라고 밝혔으며 브리핑 종료 후에는 우승 스킨 제작팀과 간단한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아래는 미디어 브리핑의 Q&A를 정리한 내용이다.

Q. 이번 우승 스킨 중 유나라의 경우 본래 사용하던 무기 '염주(Prayer bead)'가 T1의 마스코트 캐릭터인 '아티'로 바뀌어 굉장히 유쾌한 느낌을 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단순한 구체였던 원본과 달리 디자인이 조금 복잡해져서 구현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실제로는 어떠했는지 들어보고 싶다.
A. 도전적인 작업이었던 것은 맞다, 다만 아티의 모습으로 바뀐 염주 또한 기본적으로는 동글동글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결이 비슷한 부분이 있었기에 작업이 불가능하다거나 과도하게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Q. 도란의 경우 이번에 첫 월즈 우승 스킨을 받는 상황이다. 스킨 제작을 위해 선수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어보고 싶다.
A. 도란은 자신의 첫 우승 스킨에 대해 강한 열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와 별개로 소통만으로 시각적인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다른 선수들 이상으로 활발하게 의견을 주고 받았고 덕분에 최종적으로는 강렬하고 어둡지만 엣지가 있는 도란에게 어울리는 강인한 인상을 찾아 구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Q. T1은 월즈 우승 횟수가 많다 보니, 우승 스킨을 매번 만들면서도 콘셉트를 차별화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최근 작업한 우승 스킨에서는 어떤 차별점을 강조하고 있는가?
A. 확실히 같은 팀의 우승 스킨을 반복해서 제작하는 것은 독특하고 어려운 크리에이티브 과제였다. 하지만 우승 스킨을 만드는 당사자인 T1 선수들 또한 그 어려움을 잘 이해하고 있었고, 제작 과정에서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제안해준 점이 큰 도움이 됐다.

Q. 매번 우승 스킨을 제작할 때마다 선수들의 재미있는 제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것을 구현하기 어려운 부분도 분명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스킨 제작 과정 중에서 선수 요청 중 반영하지 못한 것은 무엇인가?
A. 실제로 대부분의 요청사항은 거의 모두 반영됐다. 다만 온전히 구현하기 어려운 사례도 있었다. 대표적으로 페이커의 갈리오 귀환 애니메이션이 있는데 선수의 위상처럼 발 아래 놓인 우주적 배경을 더 크게 보여주고 싶었지만 인게임 시야를 제한할 수 있어 적절한 크기로 조정해야 했다.
또한 도란이 제작 과정 초반에 암베사를 더 젊은 모습으로 만들 수 있는지 요청한 부분도 있었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는 챔피언의 정체성과 연령대, 외형적 일관성을 어느정도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반영되지 않았다.
Q. 이번 스킨은 색감이 다채로운 편이다. 색상 선택에 어려움은 없었는지 들어보고 싶다.
A. 전체적인 취향 면에서는 선수들이 비슷한 방향을 공유했지만, 세부적으로는 선수마다 선호가 달랐다. 어떤 선수는 더 밝은 톤을 어떤 선수는 더 어두운 톤을 원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차이를 개별 스킨에 반영하면서도 하나의 스킨 라인으로 보이도록 균형을 잡는 데 집중했다. 예를 들어 미스 포츈에는 화이트가 더 많이 활용됐고, 암베사에는 블랙이 상대적으로 많이 사용됐지만 전체적으로는 동일한 테마의 스킨군으로 누구라도 알아볼 수 있게끔 작업했다.

Q. T1 톰(임재현) 감독 와드 스킨은 이전에 출시된 T1 꼬마(김정균) 감독 와드 스킨과 다르게 사람보다는 고양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혹시 동명의 유명 고양이 캐릭터인 '톰과 제리'의 '톰'을 참고한 것인가?
A. 특정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참조한 것은 아니다. 사실 T1 꼬마 와드 스킨도 사람이 아니라 귀여운 햄스터의 이미지를 연상할 수 있게 만들었다. 때문에 T1 톰 와드 스킨도 이와 비슷하게 고양이의 이미지를 살려 제작했다.
다만 헤어스타일과 헤드셋과 같이 실제 톰 감독을 연상시킬 수 있는 요소는 대부분 담아내고 있어 누가 봐도 톰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월즈 우승 스킨의 제작이 일반 스킨의 제작과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A. 월즈 우승 스킨의 제작은 기본적으로 제작 범위와 투입 규모가 대체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편에 속한다. 다만 이번에는 T1의 역사적인 월즈 3연패라는 특수성이 있었기 때문에 일부 추가 요소가 들어갔다.
일반 스킨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역시 우승팀 및 선수들과의 긴밀한 협업이 아닐까 싶다. 선수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이를 스킨 콘셉트와 인게임 구현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이 월즈 우승 스킨 제작의 핵심적인 특징이다.
Q. 마지막으로 2025 시즌 T1 월즈 우승 스킨을 기다리는 팬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우승 스킨 구매는 좋아하는 팀과 선수들을 지원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
특히 이번 우승 스킨에는 선수들과 함께 논의하여 숨겨둔 이스터에그가 아주 많다. 많은 소환사 그리고 e스포츠 팬분들이 직접 스킨을 사용하면서 이를 발견해주길 바란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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