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판교를 지식과 열기로 가득 채운 게임 개발 지식공유 행사 '2026년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26)'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넥슨 사옥과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일대에서의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국내 최대 게임 개발 콘퍼런스로 자리매김한 NDC는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교류의 장이자, 게임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행사로 꾸준히 발전해 왔다. 특히 올해는 생성형 AI가 개발 현장 전반에 본격적으로 스며든 시점에서, 실제 업무 적용 사례와 시행착오, 그리고 앞으로의 활용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가 다수 마련되며 높은 관심을 모았다.
이번 NDC 26은 누적 관람객 1만 명 이상, 온라인 생중계 조회수 6만 3천 회를 기록하며 현업 종사자와 업계 지망생들의 뜨거운 관심을 확인했다.

NDC 26 행사장 전경 = 넥슨 제공
AI 시대, 게임 개발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행사 첫날인 16일에는 넥슨 일본법인 이정헌 대표의 환영사와 넥슨코리아 강대현 공동대표의 기조강연 '구현이 쉬워지는 시대, 우리는 무엇으로 경쟁하는가'가 진행됐다.
이정헌 대표는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이용자가 기억하는 것은 결국 재미있는 게임"이라며 "모두가 같은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시대일수록 무엇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안목과 이용자에 대한 깊은 이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대현 공동대표는 AI로 인해 구현 비용이 빠르게 낮아지는 시대일수록 경쟁의 중심은 기술이 아닌 '맥락(Context)'으로 이동한다고 진단했다. 개발팀이 축적한 노하우와 서비스 운영 경험, 이용자와 커뮤니티가 함께 쌓아온 관계를 '맥락 자본(Contextual Capital)'으로 정의하며 "시간이 축적한 맥락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NDC 26 환영사 및 키노트 세션 모습 = 넥슨 제공
올해 NDC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실무 사례를 공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실제 세션에서는 AI를 활용한 유저 리서치 자동화, 광고 성과 측정 고도화, 자체 LLM 개발 사례부터 바이브코딩을 활용한 협업 도구 제작, 클라우드 비용 최적화, GPU 디버깅 자동화, 카툰 렌더링 파이프라인 구축 등 현업에서 직접 검증된 사례들이 대거 소개됐다.
특히 생성형 AI를 단순한 실험 단계가 아닌 실제 업무 생산성 향상 도구로 활용한 사례들이 다수 공개되며, AI 시대 게임 개발 조직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어졌다.
대담 세션으로 확장된 지식 공유
올해 NDC에서 새롭게 주목받은 프로그램은 대담 형식의 세션이었다.
발표자가 일방적으로 경험을 전달하는 기존 강연 형식에서 벗어나, 여러 전문가가 한 자리에 모여 질문과 토론을 이어가는 방식으로 구성되며 참관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NDC 26 대담 세션 모습 = 넥슨 제공
'서로 다른 게임을 동시에 개발한다는 것' 세션에서는 넥슨게임즈 박용현 대표가 신작 개발 전략과 조직 운영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서로 다른 장르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단순한 다각화가 아니라 RPG 개발 역량이라는 공통 기반 위에서 새로운 경험을 탐색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AI 시대, 넥슨은 데이터로 무엇을 준비하는가' 세션에서는 넥슨 기술 및 플랫폼 조직 관계자들과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해 데이터 플랫폼 '모노레이크(Monolake)'의 구축 과정과 AI 활용 전략을 소개했다.
평소 한 무대에서 만나기 어려운 업계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지며 행사장 곳곳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관람객들의 긴 줄이 이어지기도 했다.
이 밖에도 게임기획, 프로덕션, 프로그래밍, 인공지능, 데이터 분석, 비주얼 아트 등 다양한 분야의 강연이 3일간 진행됐다. 특히 글로벌 기대작 '아크 레이더스'를 개발 중인 넥슨의 스웨덴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가 직접 참가해 머신러닝과 데이터 분석, 콘텐츠 제작 노하우를 공유하며 해외 개발 현장의 경험을 국내 개발자들과 나눴다.
강연장 밖에서도 이어진 넥슨의 창작 세계
강연장 밖에서는 7년 만에 외부에 전면 공개된 게임아트 전시회 'NEXTAGE'가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넥슨컴퍼니 소속 아티스트들이 제작한 디지털 일러스트, 콘셉트 아트, 조형물, 영상 등 150여 점의 작품이 사옥 곳곳에 전시되며 게임 개발의 또 다른 면모를 보여줬다.


NDC 26 아트 전시회 NEXTAGE 모습 = 넥슨 제공
특별 기획으로 마련된 사운드 전시 공간에서는 '마비노기', '퍼스트 디센던트' 등 주요 작품의 사운드 제작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사옥 앞 판교 콘텐츠거리에서는 '아크 레이더스', '던전앤파이터', '카트라이더 러쉬플러스' 등 넥슨 대표 IP를 활용한 체험형 이벤트 부스가 운영됐으며, 행사 기간 매일 정오 진행된 라이브 음악 공연도 현장 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NDC 26 야외 이벤트 부스 및 라이브 음악 공연 모습 = 넥슨 제공
넥슨 류은영 인재전략실장은 "NDC는 누군가의 정답을 듣는 자리가 아니라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경험을 공유하며 함께 길을 찾는 공간"이라며 "이곳에서 나눈 지식과 영감이 업계가 한 걸음 더 성장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NDC 26은 AI 시대를 맞아 게임 개발 현장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기술 변화 속에서 개발자들이 어떤 경쟁력을 준비하고 있는지를 보여준 자리였다. 구현의 장벽은 낮아졌지만, 경험과 맥락의 가치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메시지는 이번 NDC를 관통한 가장 큰 화두로 남았다.
[홍이표 기자 siriused@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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