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DC 2026에서 넥슨 AX실 오윤호 실장은 '기술 면접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개발자 채용 과정에서 실제로 무엇을 평가하는지, 그리고 AI 시대를 맞은 개발자가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을 공유했다.
2005년 넥슨에 입사해 20년 넘게 다양한 프로젝트와 조직을 경험한 그는 현재 10년 이상 넥슨 그룹의 기술 면접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날 발표는 단순한 면접 팁을 넘어 개발자의 성장 방식과 학습 방향에 대한 조언에 가까웠다.
오윤호 실장은 최근 지원자들의 포트폴리오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다양한 게임 엔진과 프레임워크, 라이브러리를 활용한 프로젝트는 물론 현업 개발자도 접해보지 못한 기술을 적용한 사례도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면접 결과는 반드시 포트폴리오의 화려함과 비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탈락하는 지원자들의 상당수는 경험의 양을 강조한다"며 "어떤 엔진을 써봤고 어떤 라이브러리를 사용했고 어떤 기능을 구현했다는 설명은 많지만, 그것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실제로 면접에서는 지원자가 작성한 코드나 구현 기능에 대해 세 가지 질문이 반복적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첫째는 해당 코드가 어떤 기능을 수행하는지, 둘째는 내부적으로 어떻게 동작하는지, 셋째는 왜 그런 방식을 선택했으며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다. 그는 "면접에서 가장 많은 점수를 잃는 지점이 바로 이 부분"이라며 "포트폴리오에 적힌 기능을 하나씩 파고들기 시작하면 설명이 끊기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AI를 활용해 코드를 작성하거나 인터넷에서 가져온 코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해당 코드의 동작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추가 질문에 답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오윤호 실장은 많은 지원자가 기술 면접을 "너무 어려웠다" 혹은 "생각보다 재미있었다"고 평가하는 이유도 설명했다. 넥슨의 기술 면접은 정답을 확인하기 위한 시험이 아니라 지원자의 사고 과정을 확인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면접관은 지원자가 답변할 수 없는 영역에 도달할 때까지 질문을 이어간다. 이른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방식이다.

그는 "모르는 질문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중요한 것은 모른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어떤 가설을 세우고 어떻게 추론하는지"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자료구조나 운영체제, 네트워크 등 기본적인 컴퓨터공학 지식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 처음 보는 문제라도 기존 지식을 조합해 합리적인 답변을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면접관은 지원자의 최종 답보다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 자체를 더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밝혔다. 신입 개발자의 경우에는 기술 스택 자체보다 성장 가능성과 기본기를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진다. 언어의 특성과 엔진 구조, 자료구조와 운영체제 등 학습을 통해 습득 가능한 기초 역량이 주요 평가 대상이다.
반면 경력 개발자는 실제 프로젝트 경험에 대한 검증 비중이 커진다. 왜 특정 구조를 선택했는지, 다른 대안은 없었는지, 발생했던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오윤호 실장은 "회사에서 정한 방향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답변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설령 본인이 결정권자가 아니었다고 해도 왜 그런 구조가 선택됐는지,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 고민해본 흔적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연차가 곧 실력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경험을 얼마나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는지가 경력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발표에서는 최근 개발 환경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유니티와 언리얼 엔진 같은 고도화된 개발 도구는 과거보다 훨씬 많은 문제를 자동으로 해결해준다. 하지만 그 편리함이 오히려 개발자의 이해도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추상화의 역설'이라고 표현했다.
엔진이 내부 동작을 감춰주는 덕분에 개발 속도는 빨라졌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인을 추적하거나 해결하는 능력은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유니티의 가비지 컬렉션(GC)을 사용한다고 해서 메모리 관리 문제를 완전히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언리얼 엔진 역시 GC 구조와 리플렉션 시스템, 소프트 레퍼런스 등 다양한 내부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는 "좋은 개발자는 코드를 걱정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료구조와 그 관계를 걱정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자료구조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발표 후반부에서는 최근 업계 최대 화두인 생성형 AI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다. 오윤호 실장은 "많은 개발자가 AI를 경쟁자로 생각하지만 사실 가장 큰 경쟁자는 옆에 앉아 있는 다른 개발자"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대형 언어모델(LLM)이 매우 강력한 도구인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명확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문제가 컨텍스트 처리 한계와 정보 손실, 할루시네이션이다.

모델의 입력 정보가 길어질수록 중간 정보가 희석되는 'Lost in the Middle' 현상이나 중요도가 왜곡되는 문제도 존재한다. 또한 긴 코드와 문서를 한 번에 처리할 경우 토큰 사용량과 비용이 급격하게 증가한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AI가 작성한 결과물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며 "결과물이 맞는지 틀린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개발자에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AI에게 단순히 "이 기능을 만들어줘"라고 요청하는 것보다 수정 대상 코드와 함수, 동작 범위를 명확히 지정할수록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도 결국 프로그래밍 언어와 자료구조, 시스템 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오윤호 실장은 특히 주니어 개발자들에게 AI 사용 방식에 대한 조언도 남겼다. 그는 "AI 덕분에 구현은 쉽게 할 수 있지만 그것이 곧 내 실력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AI가 만들어준 결과물을 보고 '내가 할 줄 안다'고 착각하는 순간 성장이 멈춘다"고 말했다. 가능하다면 AI는 질의응답이나 학습 도구로 활용하고, 실제 구현 과정은 직접 해보는 것이 성장에 더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발표 말미 그는 기술 면접의 본질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했다. 면접은 단순히 실력을 측정하는 시험이 아니라 함께 일할 동료를 찾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기술력은 물론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문제 해결 태도, 협업 방식까지 모두 평가 대상에 포함된다.
오윤호 실장은 "면접관 입장에서 어느 정도 괜찮다고 생각하다가도 '이 사람과 실제로 함께 일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순간 기준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며 "결국 기술 면접은 사람을 평가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써봤다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봤다를 기대한다"며 "왜 그렇게 만들었는지 설명할 수 있는 이해와 사고력이 개발자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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