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강원도 원주시에 위치한 원주종합체육관에서 2026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 출전할 기회를 두고 맞붙는 선발전 ‘Road To MSI(RtM)’의 4라운드 경기를 진행했다.
이번 4라운드의 대진은 젠지 이스포츠(GEN)와 케이티 롤스터(KT)다. 정규 시즌 3위로 상위 라운드에서 상대를 기다리던 GEN과, 직전 라운드에서 디플러스 기아(DK)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생존하며 상승세를 탄 KT가 MSI 2번 시드 경쟁의 분수령에서 격돌하게 됐다.
GEN 입장에서는 이번 경기가 본격적인 RtM 첫 등판이다. 정규 시즌 초반 흔들림을 겪었음에도 시간이 지날수록 특유의 라인전 체급과 중후반 운영 완성도를 회복하며 상위권에 안착한 만큼, 충분한 준비 시간을 바탕으로 KT의 기세를 정면에서 꺾어내는 것이 과제다. 특히 큰 경기에서 변수보다 정교함을 앞세우는 팀 컬러를 고려하면, 초반부터 무리하게 속도를 끌어올리기보다는 라인 주도권과 오브젝트 설계를 통해 차이를 누적하는 그림이 핵심이 될 전망이다.
반면 KT는 이미 한 차례 생존전을 통과하며 실전 감각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상태다. DK를 상대로 0대2로 몰린 상황을 뒤집고 3대2 리버스 스윕으로 대역전승을 거둔 만큼, 이번 RtM에서 가장 뚜렷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팀이라고 할 수 있다. 특유의 변칙적인 교전 설계와 과감한 한타 선택은 상대적으로 정제된 운영을 선호하는 GEN을 흔들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무기다.
경기 전 사전 예상은 GEN의 우세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라인별 체급과 운영 완성도, 다전제에서의 안정감을 고려하면 GEN이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자연스럽다. 다만 KT는 이미 한 차례 벼랑 끝 승부를 뒤집으며 저력을 증명했고, RtM 특유의 단기전 흐름에서는 예상치 못한 히든카드나 크랙 플레이가 시리즈 전체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
특히 KT는 이전부터 순위결정전이나 최종진출전과 같은 중요한 국면마다 GEN을 상대로 매치승을 몇번이고 거두며 고춧가루를 뿌린 전적이 있는 만큼 업셋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 2026 RtM 4라운드 - GEN vs KT

카밀 서포터롤 기용한 에포트(이상호)가 극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로밍 플레이를 시도하고 듀로(주민규)의 카르마 또한 이를 따라다니면서 바텀은 사실상 변수가 없는 1:1 맞파밍 구도가 형성됐다.
KT의 정글과 서포터가 합을 맞춰 온 협곡을 휘젓는 세트 플레이를 시전하고 이를 계속 막아내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GEN은 라이너가 죽고 CS가 전부 타버리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뒤로 빠지거나 다른 라인의 자원을 끌어 쓰면서 조금씩 손해가 누적됐고, 라이즈의 공간왜곡과 카밀의 갈고리 발사와 같이 시야 밖에서 들어오는 기습 플레이를 의식할 수 밖에 없어 GEN은 아군 진영의 정글에 들어가는 것조차 조심스러워질 정도로 수세에 몰렸다.
심지어 18분에는 사이온을 미끼로 던져두고 드래곤 둥지 안에서 농성을 하던 GEN의 인원들이 지옥화염 폭탄 한방에 전원 빈사상태가 되고 드래곤마저 커즈(문우찬)에게 스틸당하며 에이밍(김하람)의 직스가 쿼드라킬을 먹는 대형사고로 인해 그대로 게임이 KT에게 넘어가는 듯 보였다.

그러나 쵸비(정지훈)은 이번에도 불가능할 것 같았던 게임을 뒤집어내는 괴력을 선보였다. 27분경 바론 둥지 주변 시야를 점거하는 상대를 무시하고 GEN이 미드 1차 포탑을 두들기자 KT가 역으로 이를 수성하러 오면서 적극적으로 이니시에이팅을 걸었지만, 쵸비는 상대 스킬은 다 피하고 본인 스킬은 다 맞히면서 생채기조차 나지 않고 퍼펙트(이승민)과 에포트를 잡아먹었고 뒤늦게 달려온 비디디(곽보성)의 라이즈 또한 추격전 끝에 제압킬을 헌납하면서 오히려 GEN이 바론을 먹어버리고 말았다.
활로가 뚫린 GEN은 오히려 거꾸로 적극적으로 KT의 시야를 제한하면서 상대를 끊어먹는 플레이를 반복했는데 잘 성장한 쵸비의 멜이 계산하기 힘든 버스트 딜링으로 태양 올가미에 걸리는 족족 킬을 따냈고 이로 인해 포킹 조합인 KT가 대형 오브젝트를 두고 대치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쵸비 한명을 자르기 위해 매복 플레이를 하다가 에포트의 실수로 비디디가 고립사하고 말았다.
결국 2번째 바론을 획득한 GEN은 전방위 압박을 가했고 인원 공백으로 인한 화력 부족으로 인해 미드를 밀던 기인(김기인)의 사이온을 잡느라 시간이 질질 끌리는 사이 GEN의 본대가 바텀을 뚫는 백도어 플레이로 넥서스를 부수며 1세트를 선취한다.


충격적인 역전승이 나왔던 1세트의 여파는 2세트까지 이어졌다. GEN측 쌍끌이 캐리의 핵심이었던 기인과 쵸비에 대한 KT의 과투자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기인은 암베사의 궁극기 공개 처형에 붙은 저지 불가와 제압 판정을 통해 꼭 1명씩 상대를 저승길 동무로 삼았고. 쵸비는 라인은 다 지우고 시간을 질질 끌면서 죽어 반대편에서 팀적인 이득을 취할 수 있게 도왔다.
한편, 최근 티어픽으로 부상한 죽음불꽃 손길 세나를 고른 룰러(박재혁)은 별다른 견제 없이 무난하게 성장하면서 빠르게 영혼 스택을 쌓을 수 있었는데 범위 내 다수에게 적중 시 효과를 부착할 수 있는 스태틱의 단검으로 대치전에서 KT인원에 유의미한 체력 압박을 가하면서 KT 입장에서는 답답한 구도가 강제된다.
급한대로 1선에서 앞라인을 잡아주는 듀로의 노틸러스를 몇번 잡아내기는 했지만 듀로마저도 커튼 콜과 이퀄라이저 미사일을 전부 소모시키며 죽는 소모전을 강제했고 감정적인 플레이로 인한 여파로 한타만 열리면 주요 스킬이 빠져버린 KT가 패퇴하는 과정을 반복, 1만 2천의 글로벌 골드 격차로 상대를 눌러버리며 GEN이 먼저 매치포인트에 도달했다.


유충과 전령 교전 단계에서 파멸적인 강함을 보여줄 수 있는 레넥톤이 있다 보니 3세트에서도 KT는 초반 리드를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쵸비의 리산드라가 챔피언 라인전 상성이 우세인 비디디의 빅토르를 만났음에도 적극적인 플레이메이킹을 시도하며 상대를 움츠러들게 만들었고 3번째 드래곤 교전에서는 팀 단위로 대패할 수 있는 상황에서 상대 본대의 허리를 끊어먹고 어그로를 최대한 끌어 스틸 찬스를 만드는 것은 물론 비디디의 점멸까지 소모시키며 끝까지 살아나가는 슈퍼 플레이를 선보였다.

그로 인해 비디디가 허무하게 적측 타워 근처에서 홀로 끊기는 것은 물론 에이밍도 미드 근처애서 처치당하면서 KT는 라인 운영에서 큰 손해를 보게 됐고, 33분에는 바론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조금 깊숙히 자리를 잡은 쵸비의 리산드라를 끊어내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얼음 무덤-마법 공학 벨트 생존 콤보에 완벽하게 무력화됐다.
결국 역습 과정에서 사상자가 발생하자 리산드라는 패시브인 얼음 노예를 계속 생성하며 KT를 줄줄이 사탕으로 터뜨리는 것은 물론 대지 드래곤 4스택과 바론 버프까지 완성하며 승기를 잡았고, 그나마 KT가 장로 드래곤을 가져가면서 위안을 삼았지만 이마저도 슈퍼 미니언만 앞세우고 전혀 상대와 마주치지 않는 영리한 플레이로 GEN은 역전의 여지를 철저히 차단하며 3:0으로 MSI 2시드를 결정하는 최종 진출전으로 올라가게 됐다.

KT는 분명 RtM에서 가장 인상적인 반등을 보여준 팀 중 하나였다. DK를 상대로 리버스 스윕을 완성하며 저력을 증명했고, GEN을 상대로도 초반 설계와 교전 선택에서는 충분히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마지막 한 끗, 즉 유리한 흐름을 끝까지 굳히는 힘에서 아쉬움을 남기며 MSI를 향한 여정을 마무리하게 됐다.
반대로 GEN은 이번 승리로 정규 시즌 상위권 팀다운 저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초반 흔들림을 감수하더라도 중후반 운영과 한타 집중력으로 게임을 뒤집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무엇보다 큰 경기에서 쵸비를 중심으로 한 캐리 라인이 여전히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제 GEN은 LCK의 두 번째 MSI 대표 자리를 노리고 다음날 있을 T1과의 결전을 준비할 예정이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기사의 저작권은 게임조선에 있습니다. 허락없이 무단으로 기사 내용 전제 및 다운로드 링크배포를 금지합니다.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
몬길:스타다이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