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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을 뛰어넘는 자유도의 도시 생활! 이상한 듯 매력적인 어반 판타지 '이환'

작성일 : 2026.02.10

 

 
헤테로 시티의 네온 불빛 아래 펼쳐지는 초자연 어반 판타지 오픈월드 RPG '이환'이 게임플레이 트레일러를 통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었을 당시, 많은 게이머들은 행인을 공격하고 기물을 파손하며 차량을 강제로 탈취할 수 있는 도덕적인 자유도 때문에 이 게임의 별명을 농담삼아 '서브컬처 GTA'라고 불렀다.
 
물론, 그러한 해석이 '선입견에 근거하여 너무 섣부르게 게임을 단정지었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결코 틀린 것만은 아니었다. 실제로 이환은 지금까지 2번의 CBT를 진행하면서 많은 부분이 조정되고 개선됐지만 '자유로운 게임 플레이'의 기조는 크게 변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실제로 상상했던 플레이를 대부분 게임 내에서 실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열린 3차 CBT '공생 테스트'에서 접해본 이환은 포인트를 짚어야 하는 부분이 기존에 상상한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느낌을 줬다. 이환은 '도덕적인 자유도'가 아니라 그냥 '자유도' 그 자체에 초점을 두고 있었던 것이다.
  
 
비교적 최근에 나온 오픈월드 게임들이 대부분 탐험을 캐주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지만
이환은 유독 파쿠르를 포함한 탐험 요소가 빠르고 가벼우며 높은 접근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저 가게들이 단순히 게임 내 소재를 사고 파는 상점의 기능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가보면 사람들이 물건을 고르고 대화를 나누는 일상의 모습이 제대로 표현된다 
 
그냥 지나가던 길에 NPC들끼리 나누는 대화만 봐도 꽤 재미있다
그리고 저 남자는 암만 봐도 눈새가 틀림없다
 
도입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환은 대외적으로 '어반 판타지 오픈월드 RPG'를 표방하고 있다. 많은 서브컬처 게임들이 캐릭터와 세계관의 매력을 전달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채택하는 것이 '오픈월드 RPG' 장르고 실제로 동종 장르의 게임 대다수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탐험과 전투를 통한 자기어필을 우선시하고 있지만, 이 게임은 독특하게도 '어반 판타지'라는 요소 구현에 적잖게 힘을 준 모습이 눈에 띄었다.
 
실제로 이 부분을 가장 강하게 반증하는 것이 바로 심리스 월드 구조였다. 빠른 이동 기능을 사용하거나 인스턴스 던전에 진입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모든 건물과 지형을 로딩 없이 드나들 수 있으며 모든 캐릭터가 2단 점프를 지원하고 비전투 상황에서는 스태미너 소모 제한이 없다시피한 무한 대시와 등반이 가능한 덕분에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 얼마든지 자유롭게 탐방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게임 내 배치된 모든 요소가 결코 무의미하게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어느 정도 반복성과 규칙성은 있을지 몰라도 일단 볼 수 있고, 갈 수 있는 곳이라면 더미 데이터뿐인 빈 공간으로 두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직접 확인하고 싶게 만드는 무언가를 구현해두고 있었다. 심지어 도시를 돌아다니며 만날 수 있는 NPC들의 행동 양식과 패턴은 쓸데없이 디테일하다는 말이 절로 나올만큼 다양해서 이래저래 도시를 돌아다니는 재미가 쏠쏠했다.
 
운전 중에는 자동으로 BGM이 깔리고 자유롭게 곡을 교체할 수 있는 사양이라
어떤 게임이 오버랩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
 
당연하겠지만 게임적 허용이 들어가는 공도 레이싱에서는
진행 도중 기물 파손으로 인한 평판 악영향이 없다 
 
전철이 플랫폼이 등장하면 현실과 비슷하게 발빠짐에 주의하라는 안내방송이 나오며
좌석에 앉으면 옆사람이 읽고 있는 만화책의 내용도 훔쳐볼 수 있다
 
특히 이전보다 차량과 같은 탑승물 이동 수단에 대한 접근성이 훨씬 좋아진 덕분에 여러가지 방법으로 도시를 탐험하는 것이 굉장히 용이했다. 비교적 이른 시기에 열리는 도시 타이쿤 기능을 통해 저렴한 가격에 마이카 장만을 하는 것은 물론 실내가 아니라면 거의 대부분의 장소에서 즉시 소환 가능한 스쿠터는 낮은 계단이나 단차 정도는 가뿐하게 오르내릴 수 있어 여러 방면에서 편리한 수단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교통수단 또한 흥미로운 구성과 활용을 보여주고 있었다. 가령 점프를 사용하여 NPC의 차량을 밟고 올라가면 대부분 화를 내는 반응이 나오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플레이어가 차 위에 있어도 그냥 가던 길을 가는 경우도 있어 굳이 약탈과 같은 범법행위가 아닌 방법으로도 남의 차량을 이용할 수 있으며, 도시 순환 전철의 경우 평범하게 탑승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철에 치여 사망하는 상황이나 미션 임파서블마냥 전철 위에 올라타는 방식의 무임승차도 구현되어 있었다.
 
물론 차량을 조작하는 방식과 감각이 실제로 운전하는 것과 매우 비슷한 탓에 이에 익숙하지 않은 게이머들은 뜻하지 않은 사고를 일으키고 치안을 어지럽힌 수배자가 되어 경찰에게 쫓기는 상황이 우려될 수도 있지만 제작진도 그러한 부분을 의식한 것인지 이전에 비해 기물 파손으로 인한 평판 악영향이 크게 줄어들었고 시내 주행에 최적화된 컴포트 모드 기능을 도입하여 부담을 크게 줄여놓았다.
 
이 초자연적인 전화부스는 안쪽이 바깥보다 크거나 시간여행 기능을 제공하지는 않지만
게임 내에서 공간이동을 활용하는 매개체로 쓰이고 있다
 
도입부가 난해하고 괴기스러운 분위기라
게임의 분위기가 새삼 심각할 줄 알았는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면 밝고 유쾌하며
통통 튀는 하이텐션을 유지한다
 
메인 스토리의 진행 또한 철저하게 도시의 생활상을 중심으로 굴러간다. 도입부에서는 괴기스러운 연출과 함께 이형의 존재들이 튀어나와 사람들을 습격하고 이에 대처하는 '이상 관리국'과 이상 특이점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는 주인공 '제로'를 중심으로 심각한 이야기가 펼쳐지는 것 같으나 관리국의 제안을 받아들여 골동품점 에이본에 합류하고 나서는 일상에서 접하는 사건과 의뢰를 해결해나가는 전개가 이어진다.
 
일상과 맞닿은 초자연적인 이상현상에 대처하는 것이 에이본 일행의 주된 업무라서 공포스러운 느낌은 어느정도 남아있지만 대체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내내 가볍고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며, 특이하게도 서브 의뢰가 '어느 순간 감쪽같이 사라진 애완동물'이나 '원인도 모른채 실종된 사람들'을 찾는 식으로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들을 다루며 메인 의뢰는 반대로 '사랑에 빠진 에이본 멤버의 데이트 돕기 대작전'처럼 굉장히 유쾌한 이야기들을 다루는 것이 굉장히 특이하게 다가오는 부분이었다.  
 
물론 누군가에게는 이처럼 일반적인 형태에서 벗어난 흐름이 꽤나 이질적이고 불편하게 여겨질 수도 있겠지만, 공공장소나 사고현장만 찾기보다는 일관성 없게 도시 곳곳을 여기저기 누비는 동선 덕분에 오히려 이환은 이러한 배분이 '일상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표현과 묘사에 상당히 무게감을 싣는 게임의 성격에 설득력을 더해준다는 느낌을 줬다. 
 
이환의 전투는 빠르고 독특한 리듬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회피 반격을 보다 능동적으로 공격에 활용할 수 있었다 
 
보통 이런 기믹은 보스의 그로기를 열거나 강제 무력화할 때 주로 사용되지만
이환의 강적 전투에서는 훌륭한 대화 수단으로 활용된다
 
전투가 꽤나 리드미컬하다고 생각했는데
아예 리듬 액션 게임의 구조를 들고 나오는 보스도 있었다
 
이환의 독특한 게임성은 전투에서도 유지되고 있다. 구성 자체는 대부분의 오픈월드 게임이 사용하고 있는 기본 공격과 회피 그리고 바이레일 스킬(전투 스킬)과 울티메이트(궁극기)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 않지만 전투의 호흡이 일반적인 흐름에서는 확실하게 벗어나 있었기 때문이다.
 
적들의 공격 패턴이 다소 빠르고 촘촘하긴 하지만 회피의 스태미너 소모가 그렇게 크지 않고 판정도 후한데다가 반격 공격의 피해량도 대체로 높은 덕분에 기본적으로 이환의 전투는 박자에 맞춰 버튼을 누르는 리듬 게임에 가까웠으며, 3인 구성 팀에서 캐릭터의 교대와 연계가 단순히 서포터와 오프필드가 빌드업만 행하고 빠르게 퇴장하는 것이 아니라 에스퍼 사이클이라는 QTE를 최대한 자주 굴리기 위해 모두가 온필드에서 비중을 고르게 분배받으며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정해진 사이클을 기계처럼 반복하면서 공격과 회피에만 신경쓰는 것이 아니라 상대하는 적에 맞춘 기믹 수행이 굉장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강적과의 전투에서는 이러한 방향성이 근접 공격 쳐내기와 투사체 튕겨내기로 극대화되고 있어 기믹만 잘 수행해도 확실하게 우세를 점할 수 있어 신선한 재미를 보장했다.
 
사실 치안관들의 인공지능이 대단한 수준은 아니라서
생각보다 속이고 따돌리기가 어렵지는 않다 
 
물론 잡혀들어갔을 때 돈이 많지 않다면
쉽게 빠져나올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구치소도 결국에는 사람이 사는 곳이라 드잡이질이 횡행하고
서로 싸우다 의무실에 실려가는 것까지 구현되어 있다
 
물론 구치소 콘텐츠처럼 아쉬운 부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일부러 범법 행위를 저지르고 수감되는 과정을 체험해봤으나 노역의 경우 선택지는 여럿이지만 실제로 할 수 있는 것은 얼룩 청소 한가지로 제한되어 있었고 복역일을 채우거나 보석금을 수납하고 빠져나오는 것 외에도 숟가락으로 벽을 파서 탈옥할 수 있는 선택지를 열어두고 있었지만 출소한 이후에 도시로 오는 과정이 심히 귀찮았다.
 
만에 하나 수감자가 탈옥하더라도 쉽게 도망가지 못하도록 외딴섬에 구치소를 마련한다는 현실적인 이유는 이해하지만 합법적으로 출소한 이후에도 보트를 타고 내륙까지 도달하는데 7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리는 지루하고 현학적인 기다림을 강제하며 보트에서 실수로 떨어지기라도 한다면 익사하여 구치소로 돌아오고 이미 떠난 보트를 호출할 방법이 따로 없어 로그아웃을 했다가 다시 접속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구치소 내에서 다양한 아이템과 소식을 공짜로 얻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상기한 불편함을 감수할만한 수준은 결코 아닌데 이것도 현실적인 일상 체험을 강조하는 게임의 방향성을 생각해보면 가급적 범죄를 저지르지 말고 착하게 살라는 제작사의 의도가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좀 이상한 선택지가 있는 것 같지만 호감도작의 보상이 확실한 게임
 
호감도작이 완료된 내 아내를 조수석에 태울 수 있는 게임
 
느닷없이 죠죠서기를 때려박아도 그러려니 하게 되는 게임
 
이환의 공식 명칭 '異環'과 'Neverness to Everness'는 '이상 현상'과 같이 본래 존재할 수 없는 것이 '일상 생활'처럼 원래 존재하는 것처럼 스며들어 순환하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데, 이름 말마따나 이환은 실로 이상한 접근 방식을 보여주는 게임이었다.
 
구성 측면에서는 충분히 성공한 게임들의 요소와 문법을 잘 다듬어 차용하는 명백하게 쉬운 길이 있었지만 이환은 이를 자신만의 색채로 재해석하여 하나하나 공들여 만드는 어려운 길을 택했으며, 그로 인해 이전에 진행한 CBT에서는 심리스 형식의 오픈월드 구현으로 인해 높은 요구 사양과 불안정한 최적화 이슈가 불거져 나오는 등 아쉽다는 피드백도 적잖게 나왔다.

하지만 그러한 이환의 방향은 이상하기는 해도 묘하게 사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었다. 무엇보다 이번 CBT에서는 많은 부분이 개선되어 상당히 안정적인 게임플레이가 가능해진 것처럼 시행착오를 거치며 다듬어진 이환의 만듦새는 이제 동종 장르나 테마를 가진 기존의 인기작들과 비교해도 괜찮을 정도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다.
 
'말랑쫀득하고 섬세하게 그려진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그래픽'으로 '구색만 갖춘 것이 아닌 보다 자유롭고 본격적인 어반 판타지'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연내 출시가 약속된 '이환'의 존재는 분명 독특한 일면이 있긴 해도 확실하게 꿀잼을 보장하는 종합선물세트가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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