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엠바크 스튜디오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아크 레이더스의 제작 과정과 그 비화를 밝히는 새로운 영상을 공개했다.
'레이더의 삶'이라고 명명된 특별 영상에서는 수많은 플레이어가 협동을 통해 기계를 사냥하는 멀티플레이어 게임이었던 '아크 레이더스'가 왜 프로젝트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수준의 대규모 공사를 거쳐 PvP 요소를 도입했고, 그에 맞춰 레벨 디자인과 정체성 그리고 핵심 메커니즘을 어떤 과정을 통해 구축했는지를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도록 구성해놓아 그 성공 요인을 어느 정도 분석해볼 수 있었다.

아크 레이더스의 프로토 타입(초기 버전)은 하나의 거대한 오픈 월드 맵을 사용하고 있었다. 때문에 제작진은 맵의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컸지만 준비된 소품은 충분치 않았기에 일단 '댐'과 '우주 기지'가 가장 먼저 독립된 전장으로 설정됐고 그에 따라 맵의 구조와 사물을 변형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스테판 스트란베르그(Stefan Strandberg)는 충분히 발달한 기술을 가진 인류가 왜 아크의 침공을 이겨내지 못하고 지하로 숨게 되었는지를 플레이어가 자연스레 납득하고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도록 명확한 단서를 제공할 필요가 있었고 그에 따라 이탈리아 남부의 모습에 영감을 받아 맵을 제작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환경 요소로 등장하는 화산이나 인류 외의 생물 체계를 구축한 이 선택은 미국을 모티브로 삼은 대부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과 배경 및 전개에서 차별화를 꾀할 수 있었으며, 옆 건물에서 나는 소리도 들을 수 있는 수준의 민감한 사운드 플레이는 약탈을 위해 지상으로 올라온 레이더를 제외하면 사람이 살지 않고 건물들의 연식이 상당히 오래됐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장치라 설명헀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엠바크 스튜디오에서는 DICE(EA 산하의 게임 스튜디오, 디지털 일루전스 크리에이티브 엔터테인먼트)에서 '배틀필드 시리즈'를 만들던 오디오 팀을 데려왔고 그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깎아온 오디오 디자인은 잔혹할 정도로 사실적이어서 오히려 다른 부서에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는 이야기 또한 들어볼 수 있었다.
비행형 아크의 추력 장치가 무력화됐을때 어떤 식으로 낙하할지를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그들은 선풍기의 팬이 돌아가는 와중에 온갖 물건들을 넣고 던지며 녹음하여 정보를 수집했고 같은 총기의 사격음도 거리와 각도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 있음을 의식하여 온갖 상황을 설정하고 그에 맞춰 소리를 추출하는 광기에 가까운 집착을 보여줬다.
일반적으로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효율적인 개발 과정이라고 평가받을만한 기행이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크 레이더스는 지금처럼 긴장감 넘쳐흐르는 '약탈자의 삶'을 만들어냈고, 그 결과 흥행 돌풍이 출시 직후의 반짝 효과로 끝나지 않고 장기화되고 있다.

아크 레이더스는 이용자에게 스트레스가 어느정도 강제되는 PvP 요소가 들어가기는 했으나 근본적으로 티밍을 금지하지 않으며 '돈 슛(쏘지 마!)'와 같은 소셜 모션과 채널이 모두에게 열려 있는 '음성 채팅'으로 공개적으로 소통을 할 수 있어 '긴장감이 공존하는 협력 관계'라는 명백한 선택권을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엠바크 스튜디오 스스로도 위험 부담을 안고 게임을 갈아엎는 선택을 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불필요한 콘텐츠는 걸러내고 디테일이 필요한 내용은 무서울 정도로 공을 들여 깎으며 지금의 완성도 높은 게임성을 만들어 낸 셈인데, 이러한 개발 과정이 있었기에 대부분의 라운드 내지는 세션 기반 슈팅 게임들이 무료 플레이를 지향하는 가운 아크 레이더스는 콘텐츠를 조금씩 해금하거나 의도적으로 플레이 가능한 내용을 제한하지 않는 온전한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될 수 있었다.
현재 아크 레이더스는 흥미로운 게임 플레이 경험에 매료된 이용자들로부터 '게임 구매에 사용한 금액이 아깝지 않은 정당한 가격표를 붙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제작진 또한 플레이어가 게임에 더 몰입하고 계속 플레이하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콘텐츠를 의욕적으로 개발하여 추가해나가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현재로서는 결과물의 완성도와 운영에서 흠잡을 부분이 도통 보이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아크 레이더스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 중에서 가장 이상적으로 제작진과 플레이어의 관계 모델을 구축한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이들의 올바른 선택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그들이 구축한 성공 공식은 다음주에도 또 다른 영상을 통해 추가 공개될 예정이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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