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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시코기 엉덩이만큼 치명적인 매력 담은, 크래프톤 감성 어드벤처 '마이 리틀 퍼피'

작성일 : 2025.11.11

 

 
지구에 존재하는 생명체라면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만큼, 죽음은 우리의 삶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하지만 죽음은 슬픔과 두려움, 상실감 등과 같은 감정과 직결된 경험이기에 다루기에는 매우 민감한 소재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게는 결코 꺼내고 싶지 않은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천국에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반려견의 시점에서 바라보면서 아름답게 그려낸 작품이 있다. 바로 크래프톤 산하 스튜디오인 드림모션의 감성 어드벤처 게임 '마이 리틀 퍼피(My Little Puppy)'다.
 
마이 리틀 퍼피는 "사람이 죽으면 먼저 가 있던 강아지가 마중을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다"라는 문구로 시작한다. 플레이어는 강아지 천국에서 주인의 냄새를 맡게 된 웰시코기 '봉구'가 돼 모험을 떠난다는 스토리가 전개되는데, 그 과정에서 펼쳐지는 감성적인 에피소드와 엔딩 부분에서 도달하게 되는 클라이맥스가 반려인들의 심금을 울린다.
 

게임 시작 시 등장하는 문구이자, 본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
 
 웰시코기인 봉구의 시점에서 게임이 진행되기에 반려견들에 대한 행동과 심경 묘사가 섬세하게 반영됐으며, 웰시코기의 시그니처라 할 수 있는 '엉덩이'가 게임 내내 플레이어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가볍고 위트 있게 표현하면서 감성적인 힐링 경험으로 완성시킨 마이 리틀 퍼피의 매력에 대해 살펴봤다.
 
※ 게임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는 리뷰입니다.
 
강아지 천국에서 애타게 주인만을 기다리고 있는 봉구는 웰시코기 견종답게 게임 내내 활달하고 사고뭉치 그 자체다. 하지만 그 누구도 미워할 수 없는 매력 덩어리로, 천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강아지 천국에서 내려와 주인을 마중하기 위한 모험을 떠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봉구는 요정과 다른 강아지들을 도와주기도 하며, 반려견과 연관된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나보게 된다.
 

은아 시리즈 실버까진 아니지만 판타지적인 감성이 녹아든 '마이 리틀 퍼피'
 
강아지의 시점에서 게임을 풀어나감에 따라, 강아지의 행동과 표정이 섬세하게 묘사돼 있는데, 웰시코기 봉구의 경우 짧은 다리로 인해 점프력이 수준 미달이지만, 냄새를 기가 막히게 잘 맡고 두더지마냥 땅을 잘 파는 모습을 확인 가능하다. 아울러 지칠 줄 모르는 스태미너 역시 게임에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플레이어로 하여금 아빠 미소를 짓게 만든다.
 

반려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특히 앞서 언급했다시피 토실토실한 엉덩이를 씰룩대면서 필드 곳곳을 누비는 봉구의 뒷태는 이 게임의 백미라 할 수 있다.
 
게임의 전체적인 플레이 방식은 플랫폼 게임을 연상시킨다. 단순하게는 점프를 통해 절벽을 뛰어넘거나 높은 곳을 올라간다. 또 사물을 옮겨 발판을 만들거나 적과의 짜릿한 추격전이 펼쳐지기도 한다. 마이 리틀 퍼피가 재미있는 점은 다양한 게임 장르를 미니 게임 형식으로 풀어내면서 마치 미니 게임 종합 선물 세트 같은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 초반부에는 단순한 플랫포머 게임 수준으로, 난관을 간단한 방법으로 풀어낼 수 있게끔 디자인돼 있다. 하지만 게임을 거듭할수록 캐릭터 태그 플레이와 캐릭터 간 협동 요소, 탐험 요소 등을 만나볼 수 있으며, 이는 마이 리틀 퍼피의 감성적인 스토리 전개와 함께 게임 플레이에 활력을 불어넣는 장치가 된다.
 
또 특정 구간마다 게임 진행 시점이 사이드뷰, 밸트스크롤, 탑뷰 등으로 전환되면서 비슷한 형태의 게임 플레이가 이뤄짐에도 불구하고 색다른 느낌을 제공하고자 했다.
 

탑뷰에서 벌어지는 추격전
 
태그 플레이로 풀어나가야 하는 스테이지
 

때론 리듬 게임을 연상시키는 미니 게임도 등장한다
 
게임 중간에는 대전 격투 게임을 연상시키는 요소가 등장하는가 하면, '철산고'와 '붕권'을 시전하는 인간이 등장하면서 피식 웃음을 짓게 만들기도 한다. 오마주에 발견할 수 있는데, 게임 초반부 비글과 함께 등장하는 '존 윅'과 박스에 숨어서 잠입하는 '메탈 기어 솔리드' 등이 대표적이다.
 

갑분철권
 

메기솔이 여기서 왜 나와
 

존 윅마저도 해피 엔딩으로 만들어버리는 '마이 리틀 퍼피'의 힘이릴까?
 

대전 격투 마저도 유쾌하다
 
다만 "상호작용에 깊이를 더욱 더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선인장에 찔려 놀라거나 다른 강아지에게 사료를 나눠달라고 대화하는 등 게임 초반부와 중반부 몇몇 곳에는 게임 진행과 관련이 없는 상호작용 요소가 반영돼 있기는 하지만, 강아지만의 치명적인 매력을 담아내기엔 부족한 감이 있다.
 
다회차 플레이 요소가 없는 만큼, 플레이어가 등장 반려견과의 추억을 쌓고 저마다의 행동을 만끽할 수 있는 요소, 혹은 자유도가 존재했다면 더욱 큰 감동과 진한 여운을 남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몇몇 상호작용 요소가 있긴 하지만... 아쉽다
 
스토리 전개에 중점을 두고 있는 작품이기에 난이도 자체가 어렵지 않도록 설계했다. 특히 체크 포인트를 매우 촘촘하게 배치하면서 게임 플레이가 과도하게 늘어지지 않도록 했으며, 스토리 전개의 흐름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했다.
 
이처럼 소소하지만 신선하게 다가오는 요소를 통해 죽음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마이 리틀 퍼피만의 방식으로 유쾌하게 풀어내고자 한 것을 엿볼 수 있다.
 
댕댕이들의 대환장파티
 
물론 죽음을 결코 가벼이 여겨진 않는다. 할머니가 강아지를 두고 먼저 세상을 떠나게 사연, 유기견 보호소의 수의사가 강아지들을 안락사시키다가 못 견디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야기 등을 담아내면서 스토리에 흡입력을 더했다. 아울러 다리가 불편해 보조기를 이용하는 강아지부터 동물실험 대상이 된 듯한 강아지 등 현실성도 차분하게 반영했다.
 

유쾌함 속에서도 느껴지는 죽음의 무게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웰시코기를 닮은 것 마냥 밝고 화사하다. 그리고 위에서 소개한 몇몇 요소를 통해 따스하면서도 즐거운 색채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게임의 전체적인 무드를 통해서 예상할 수 있는 바, 마이 리틀 퍼피는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 된다. 하지만 단순한 해피 엔딩이 아닌, 그 이상의 감동과 기쁨으로 승화시키면서 모든 플레이어가 고개를 끄덕일 만한 모습으로 이야기를 완성시켰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디렉터를 맡은 개발사 드림모션의 이준영 대표는 인터뷰에서 "마이 리틀 퍼피를 통해 가장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는 역시 '결국에는 언젠가 다시 만나게 될거다', 그리고 저도 언젠가 죽게 되면 강아지가 마중을 나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강아지를 기르고 있는, 또는 먼저 떠나보낸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주고 싶었다"라고 전한 바 있다. 
 
실제로 마이 리틀 퍼피는 반려인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희망적이면서도 유쾌하게 그려내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아울러 반려인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흡입력 있는 스토리 구성과 캐주얼한 게임성, 그리고 담백한 감성으로 누구나 흥미진진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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