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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게이트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 익숙한 장르로 만든 유니크한 게임

작성일 : 2025.10.29

 

 
스마일게이트의 덱빌딩 게임인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이하 카제나)'가 흥행 중이다. 게임 안팎으로 소란스럽긴 하지만, 매출 순위나 일일 접속자 수는 최근 출시된 아니메풍 게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실 이 같은 흥행은 예고된 일이었다. 이미 많은 게이머에게 사랑받고 있는 '아니메풍'과 '덱빌딩'이란 요소를 합쳤으니 최소한의 흥행은 보장 되었던 셈이다. 카제나의 노림수는 사전 예약자 수와 출시 후 성적으로 나타났다.
 
게임의 테마는 '절망'이다. 황폐화된 우주에서 미지의 존재들에 맞서며 서서히 정신이 붕괴되는 캐릭터들은 기존 아니메풍 게임에서 찾아보기 힘든 요소다. 스토리 도입부 단계부터 캐릭터들이 만신창이가 되거나 인사불성이 되는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다.
 
이러한 요소를 활용한 콘텐츠도 있다. 정신이 무너진 캐릭터들과 상담을 하며 그들의 내면 깊은 곳에 자리잡은 어두운 부분을 마주하고, 이를 돌봐주는 식이다. 게이머에 따라선 거부감이 들 정도로 거친 방식이지만, 오히려 이러한 거친 방식 덕분에 다른 게임에서 느낄 수 없는 캐릭터와 깊은 유대감을 맛볼 수 있다. 문장 그대로 '속을 다 터놓은 사이'가 되니 말이다.
 
미지의 존재와 싸우고 멘탈 터진 캐릭터 케어하는 게임 = 게임조선 촬영 
 
세상에 멘붕한 캐릭터 이벤트 볼 수 있는 게임이 몇이나 되겠어요 = 게임조선 촬영 
 
극한에서 피어나는 유대, 이것이 흔들다리 효과? = 게임조선 촬영
 
게임의 전반적인 흐름은 기존 아니메풍 게임과 비슷하다. 여기에 스마일게이트는 덱빌딩 요소를 첨가해 차별화를 꾀했다.
 
이미 많은 세계를 지키고 있는 게이머라면 카제나를 처음 접했을 때 오랫동안 플레이한 게이머처럼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캐릭터와 별개로 능력을 강화시켜주는 카드, 일정 강화마다 능력치를 주고 2/4세트 단위로 추가 효과를 제공하는 장착 아이템, 최소 2개 파티를 요구하는 도전 콘텐츠 등이 그렇다.
 
로그라이트도 이러한 요소의 연장선이다. 최근 많은 아니메풍 게임에서 로그라이트 요소를 도입하고 있는데 라이브 게임에서 로그라이트 요소는 게이머들에게 '무작위로 등장하는 좋은 결과'라는 플레이 동기를 부여할 뿐만 아니라 무과금 게이머도 '운'과 '시간'으로 과금 게이머를 따라잡을 수 있단 희망을 준다. 카제나 역시 '카오스'라는 콘텐츠를 통해 같은 캐릭터라도 수많은 방식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만들어 매번 다른 플레이 경험을 제공한다. 기존 아니메풍 게임의 구조와 최근 유행에 대한 분석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로그라이트의 핵심인 무작위 요소는 덱빌딩을 내세웠다. 덱빌딩이란 카드를 더하거나 빼면서 자신이 생각하는 최고의 덱을 만드는 장르다. 카제나에선 카드를 더하고 빼는 것에 카드 효과를 바꿔주는 '번뜩임'이란 요소를 반복 플레이 목표로 제시한다. 같은 카드라도 번뜩임을 통해 코스트가 0이 되거나 추가 드로우 같은 효과를 붙일 수 있어 좀 더 효율적인 캐릭터 운영에 도움을 준다. 즉, 게이머는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에게 좋은 카드 효과를 달아주기 위해 끊임없이 게임을 반복해 플레이하게 된다.
 
엔드 콘텐츠가 보이는 씹덕이면 손(일단 나부터) = 게임조선 촬영
 
처음 봤지만 니가 돌 주는 숙제니? = 게임조선 촬영
 
전투 피로도만 빼면 꽤 재밌게 돌고 있는 카오스 = 게임조선 촬영
 
번뜩임 한번만! ...을 외쳐도 네가! 원하는! 카드는! 주지! 않는다! = 게임조선 촬영
 
게이머의 눈을 사로잡는 부분은 단연 캐릭터와 연출이다. 스마일게이트는 특이한 테마와 익숙한 장르를 특유의 연출력으로 예쁘게 포장했다. 이미 '에픽세븐'으로 검증된 캐릭터 디자인 능력과 연출 실력은 카제나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스토리 애니메이션은 많은 게이머를 카제나로 이끈 주인공이다. 예쁘고 멋있는 캐릭터들이 적들에게 사정없이 짓밟히고 뭉개지는 모습은 게이머 머릿 속에 카제나라는 존재를 각인시키기 충분했다. 후반부에 들어선 그 빈도가 줄어들긴 하지만, 등장할 때마다 몰입감을 선사했고, 다음 애니메이션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
 
다양한 전투 연출 역시 게임을 계속 플레이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특정 카드나 에고 스킬을 사용할 때 애니메이션 컷신은 물론 카드를 선택할 때 등장하는 캐릭터의 뒷모습, 적을 공격하거나 트라우마에 빠진 SD 캐릭터 등 보는 맛이 나는 전투를 만들었다. 게임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콘텐츠가 전투라는 점을 생각하면 전투 연출은 카제나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애니메이션 덕분에 몰입도 상승 = 게임조선 촬영
 
사실상 이 게임을 하는 가장 큰 이유 = 게임조선 촬영
 
눈 즐거운 컷신이 많으니 반복 전투 피로도도 꽤 줄어드는 느낌 = 게임조선 촬영
 
다만, 출시 직후 김형석 대표가 직접 스토리 개선과 전투 피로도를 언급하는 등 완벽한 흥행을 위해선 아직 부지런한 움직임이 필요한 상황이다. 
 
게이머들의 가장 큰 화두는 역시 스토리다. 앞서 말한 것처럼 카제나의 테마는 절망이며, 다른 게임에선 보기 힘든 피폐한 캐릭터가 특징이다. 그런데 막상 메인 스토리는 이러한 특징과 거리가 멀고, 오히려 밝고 떠들썩한 분위기마저 보여준다.  밝은 분위기야 절망과 낙차를 위한 장치라고 쳐도 대중성을 위해 코즈믹 호러에서 스페이스 오페라으로 전환해서 그런지 어색한 설정이 꽤 눈에 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주인공의 역할도 설정 변경 후유증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캐릭터들이 더이상 피폐 속에 허우적거리지 않으니 구원자가 되어야 할 주인공은 중심 인물들의 주변인으로 밀려나 스토리에 녹아들지 못한다. 오히려 캐릭터들이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는 정신 치료에서 주인공의 역할, 그리고 캐릭터와 유대를 더 잘 느낄 수 있다. 정신 치료가 절망이란 테마의 연장선상에 놓인 콘텐츠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쪽이 본디 주인공의 역할에 가까울 것이다.
 
아니메풍 게임에서 게이머들이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주인공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카제나의 스토리와 설정 변경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테마와 장르가 만든 흥행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치다.
 
개인적으로 오웬이 밉진 않다 = 게임조선 촬영
 
'내'가 후순위가 되는 스토리가 기이할 뿐 = 게임조선 촬영
 
카제나의 구조는 '다키스트 던전'와 '슬레이 더 스파이어'의 조합에 가깝다. 너무나 유명한 게임이고, 게이머들에게 익숙한 장르지만, 사실 이 조합이 모바일 라이브 게임으로 출시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덕분에 친숙하면서도 새로운 기분으로 카제나를 즐길 수 있다. 장르와 시장을 면밀히 조사하고, 성공 가능성 높은 조합을 찾아낸 안목이 느껴진다.
 
물론 성공한 장르를 단순히 조합한다고 해서 모두 흥행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심지어 다키스트 던전의 후속작조차 원작의 아성을 넘지 못하지 않았는가? 로그라이트와 덱빌딩을 위해 카오스라는 콘텐츠를 만들고, 모바일 게임이란 틀에 맞춰 정비해 스토리와 육성, 카오스를 자연스럽게 오가는 구조를 구축한 덕분에 카제나는 초반 흥행에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다. 특히 에픽세븐으로 다져진 개발진의 연출력은 이런 구조에 날개를 달아줬다.
 
초반 흥행에 성공한 것은 분명하나 아직 안주하긴 이르다. 장르 조합은 신선하지만, 낯선 것은 아닌 만큼 후발 주자가 탄생할 가능성은 얼마든 남아있다. 모바일 라이브 게임에 비슷한 게임이 없고, 카제나가 대체 불가능한 게임인 지금, 스토리, 캐릭터 일러스트, 전투 피로도 등 완성도를 높여 마니아층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카제나는 아니메풍 게임 마니아들의 메인 게임이 되기에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출시로 끝나는 패키지 게임이 아닌 계속 서비스 되는 라이브 게임인 만큼 이제 운영이 그 능력을 증명할 차례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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