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문이 무성하던 화제작이 드디어 정식 출시를 했습니다. '에픽세븐'이란 글로벌 히트작을 만들어낸 '스마일게이트'-'슈퍼크리에이티브'의 또 하나의 출사표,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가 10월 22일 정식 출시했습니다.
서브컬처 장르, 또, 수집형 RPG의 기본을 가져가면서 그 토대를 '다크 판타지 로그라이크 RPG'라는 독특한 분위기로 풀어낸 점이 특징입니다.

시작부터 전멸을 면치 못하는 주인공 일행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우주적 공포가 지배하는 절망적인 세계관과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의 서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흔히 말하는 피폐물 기반의 이야기, 그리고 연출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카제나'에 등장하는 캐릭터, 즉, 요원들은 처절한 상황 속에서 힘겨운 전투를 반복해 나가며 좌절, 절망 등 극한의 스트레스에 잠식되어 갑니다.

캐릭터들이 웃고 떠들며 농담 따먹기 하는 것이 일상인 보통의 서브컬처와 달리 방금 데이트를 즐긴 캐릭터가 정신이 붕괴해 침을 질질 흘리거나, 두려움에 떨며 주저앉아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모습을 쉬이 보게 됩니다.
이러한 처절함은 선악의 구분이 모호한 인물들, 여러 잔인한 묘사를 통해서 더 사실적으로 전달되기에 적어도 이 게임만큼은 텍스트를 한 자, 한 자 읽어가며 플레이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사실 게임의 방식 자체는 '다키스트 던전'의 면면을 따랐기에 엄청 유니크한 개성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비교하자면 오히려 조금 더 캐주얼한 편이죠. 요원들의 멘탈은 주인공 함장의 능력으로 어느 정도 쉽게 케어가 되는 시스템이기도 하고요.
다만, 이렇게 극한의 상황에 내몰리는 이들이 투박한 모험가들이 아니라 서브컬처 특유의 미소녀 캐릭터들이라는 점에서 이를 통해 느껴지는 몰입감이 사뭇 다르죠. 가학성 혹은 안타까움을 자극한다고 할까요? 덕분에 A라는 캐릭터를 보게 되면, "얘 스킬이나 컷신은 어떻지?" 란 궁금증 외에도 "얘는 어떻게 망가질까?"도 관전 포인트가 됩니다.

다소 아쉬울 수 있는 SD 전투 씬은 요원 뒤태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완
전투는 로그라이크 요소를 더한 카드 기반의 덱 빌딩 전투를 채택했습니다. 3명의 전투원과 3명의 파트너로 한 팀을 구성해 매 턴 주어지는 코스트에 따라 행동을 선택하게 됩니다. 코스트가 점점 늘어나는 방식은 아니라 매 턴 고정되어 있고, 대신, 각종 스킬 효과와 카드 효과를 활용해서 코스트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킬 효과에 대한 이해도, 숙련을 필요로 한다.
평균 코스트가 3코스트 전후의 아쉬운 코스트입니다만 스킬 조합이나 연계를 잘만 구성하면 같은 턴에도 여러 장을 카드를 척척 내면서 말도 안 되는 대미지를 줄 수도 있고, 순식간에 전세를 역전해서 이겨내는 일이 생기는가- 하면, 반대로 속수무책으로 꼬이고, 꼬여서 실력의 반도 내지 못하고 허무하게 말리는 경우도 겪게 됩니다.
또, 여기서 로그라이크 요소가 빛을 발하는데 '카오스' 콘텐츠에서의 전투, 또는 탐색을 통해 장비 및 스킬 카드를 모아 새롭게 세팅하고, 번뜩임으로 고유 스킬 카드 효과를 강화해 나가면서 특정 요원의 플레이 스타일을 변화무쌍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습니다.

고유 스킬 카드 스타일을 결정짓는 번뜩임 효과

세이브 데이터를 통해 자신만의 요원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이렇게 카오스 클리어 세이브 데이터를 저장해서 이 요원 데이터를 토대로 여타 서브 콘텐츠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각 데이터는 덱별로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요원별로 저장되어 특정 요원 몰아주기식 플레이로 하나하나 원하는 스타일, 원하는 조합을 만드는 데 좋습니다.

화려한 스킬 연출 감상은 덤
즉, 단순히 요원들을 뽑고 성장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카오스 콘텐츠 반복을 통해 스킬 카드 및 장비 파밍을 통해 완전히 다른 덱 빌딩 전략을 완성하고, 이를 저장해두고 그때그때 필요한 덱을 선별해 사용하는 독특한 전투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전략적인 면, 육성적인 면에서 파고들 요소가 여타 수집형 RPG와 비교불가한 상당한 볼륨으로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 방주 도시를 관리하며 다가오는 위협에 맞서 정책 결정을 하는 등 여러 관리, 발전 콘텐츠는 물론 소통 및 데이트도 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약간의 분위기 전환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존재하고 말이죠. 이 점은 프로스트펑크의 그것과도 비슷한 느낌이기도 하네요.

처음엔 불쌍하고, 가련하지만 계속 반복된다면... 글쎄?
다만, '카제나'가 아직 보여줘야 할 방향성에 대한 문제는 남아 있습니다.
사실상 기적에 가까운 기술로 보이는 '라이프코어'의 존재로 인해 설정을 붙이면 붙이는 대로 얼마든지 편하게 상황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가벼움에서 오는 아쉬움과, 정작 초반 스토리라인이 일반적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서브컬처와 크게 다르지 않은 분위기로 흘러간다는 점, 가장 큰 차별화가 될 만한 정신 붕괴 요소의 경우 현재 상황과는 별개로 캐릭터마다 붕괴 상태가 정해져 있고, 그마저도 상담 몇 마디 혹은 기억 소거로 깔끔하게 멘탈 회복하고 바로 하하호호 웃는 애매한 지점의 문제는 해결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플레이어인 함장이 '퍼스트'라 불리며 뭔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인 것처럼 나오면서도 사실상 요원들의 모험을 지켜보며 한마디씩 거드는 수준의 미약한 존재감을 내비치는 것도 플레이어의 감정이입, 몰입감이 중요한 서브컬처에서 약점으로 여겨집니다. 사실상 '퍼스트'의 카오스 길잡이 능력을 제외하면 '함장' 없이도 이야기가 충분히 진행될 정도로 입지가 약합니다.
이중 뽑기 구조의 '파트너'가 다른 게임과 달리 단순히 능력치나 스킬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라 실제 액티브 요원으로 활약하게 되므로 중요도가 더 크다는 점도 부담이 될 수 있겠습니다.

붕괴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극복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에 따라 게임 분위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요소는 이미 초반 스토리라인 및 메인 스토리 흐름과 서브 콘텐츠 흐름이 어긋난 순간부터 쉽게 해결하기 힘든 문제이기에 플레이어가 세계관에 몰입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함장'이 활약하고, '요원'들이 더 괴로울 만한 지속적인 이야기 콘텐츠의 수급이 필수적으로 보입니다.
다만, 게임의 완성도 면이나 장르에 대한 탁월한 이해도, 소재의 유니크함, 이야기의 과감함 등 이 게임의 장점은 분명합니다. 사실 하드코어에 어울리는 소재를 캐주얼하게 풀어내다 보니 약간의 괴리감이 생긴 것은 맞지만 이 부분을 잘 조율하고, 방향만 확실히 정해서 묵묵히 나간다면 확실히 전에 없던 새로운 항로의 개척, 새로운 땅에 이를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개발/배급 슈퍼크리에이티브 / 스마일게이트
플랫폼 AOS / iOS / PC
장르 캐릭터 수집형 덱 빌딩 로그라이크
출시일 2025년 10월 22일
게임특징
- 무너져 내리는 요원들에 대한 관음.
플랫폼 AOS / iOS / PC
장르 캐릭터 수집형 덱 빌딩 로그라이크
출시일 2025년 10월 22일
게임특징
- 무너져 내리는 요원들에 대한 관음.
[김규리 기자 gamemk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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