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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츄라이] 슈퍼로봇대전 Y,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슈로대'

작성일 : 2025.10.10

 

세상에는 수많은 게임이 있습니다.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버릴 정도로 재밌는 게임도 많지만 괜히 돈만 버린 듯한 아쉬운 게임도 많죠. 어떤 게임이 재밌는 게임이고 어떤 게임이 아쉬운 게임인지 직접 해보기엔 시간도 돈도 부족합니다.
 
주말에 혼자 심심할 때, 친구들과 할 게임을 찾지 못했을 때, 가족들과 함께 게임을 해보고 싶었을 때 어떤 게임을 골라야 할지 고민이신가요? 게임조선이 해결해 드립니다! 게이머 취향에 맞춘 게임 추천 기획 '겜츄라이'!
 
[편집자 주]
 
이런 분께 추천!: 슈로대 팬, 특히 30에 실망한 게이머라면 필구
이런 분께 비추!: 로봇? 그거 할배들이나 좋아하는거 아님?
반다이남코의 '슈퍼로봇대전 Y'가 정식 출시됐습니다. 아재... 아니, 이젠 할배라고 불러야 하는 올드 게이머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시리즈 신작이죠.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딱 '슈로대' 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슈퍼로봇대전, 통칭 슈로대 시리즈는 만화부터 애니메이션까지 다양한 작품에 등장하는 로봇들을 한데 모은 SRPG입니다. 멋진 로봇들이 시공을 넘어 팀을 이루고, 힘을 합쳐 거대한 적에게 대항하는 '로망'을 충실히 구현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죠.
하지만 로봇 작품이 예전만큼 힘을 쓰지 못하고, 점점 낡은 장르로 여겨지게 되면서 슈로대 역시 예전과 비교해 인기가 줄어든 느낌입니다. 전작인 슈퍼로봇대전 30의 사례처럼 작품 자체 퀄리티도 하락하고 있고요. 대표 개발자라고 할 수 있는 테라다 타카노부가 손을 떼면서 슈로대 시리즈는 그렇게 사라지나 싶었습니다. 
이런 위기 속에서 나타난 것이 바로 슈퍼로봇대전 Y입니다. 마치 모두가 체념하고 있었을 때 '짠!'하고 등장하는 주인공 로봇처럼 말이죠. 완성도야 어쨌든 슈퍼로봇대전 30 이후에도 슈로대 시리즈가 계속 될 것이란 희망을 준 작품입니다. 물론 팬 입장에선 완성도도 꽤 괜찮은 편이고요.
 
할배들 기다리던 뉴비 받아라!
 
슈로대는 역시 우주 위기부터 시작해야 제맛이지
 
도시 사유화에 국가 선포? 이 정도는 되야 슈로대...가 맞나?
 
앞서 설명한 것처럼 슈로대 시리즈는 SRPG입니다. 여러 작품에서 활약한 로봇들이 제한된 맵 안에서 이동력과 에너지를 사용해 턴에 따라 칸을 움직이며 적들과 공격을 주고 받는 방식이죠. 로봇의 사이즈와 무기 종류, 캐릭터가 가진 스킬, 지형의 보너스 효과, 승리 및 패배 조건에 따라 전략을 세우고, 내가 좋아하는 로봇들로 전투에 승리하는 맛은 팬들을 환호시키기에 충분합니다. 이렇게 슈로대는 로망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게임으로 많은 팬에게 사랑받아왔죠.
슈로대만의 매력은 SRPG 밖에도 있습니다. 바로 작품 간의 크로스 오버입니다. SRPG를 빼고 로봇 작품으로서 슈로대도 상당히 매력적인 게임이죠. 예를 들어 이번 작품처럼 기동무투전 G건담의 도몬이 기동전사 건담 시드 데스티니의 신을 훈련시키거나 이번 작품의 또 다른 주인공 에치카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리리나와 카가리가 함께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그렇습니다. 원작에선 절대 만날 수 없는 캐릭터들이 서로 대화와 감정을 교류하며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에 로봇 팬은 슈로대를 버릴 수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슈퍼로봇대전 Y는 슈로대의 매력을 충분히 살렸죠. 팬 입장에선 시리즈의 부활을 기대하는 작품인 동시에 슈로대 본연의 매력을 살린 작품이니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장르마저 낡다는 소리 하지 않기
 
전투 난이도도 적당한 편이라 SRPG로서 완성도는 괜찮다
 
우리 신이 달라졌어요
 
전작과 비교해 발전한 부분도 있습니다. 사실 당연히 그래야 했던 부분이지만, 지금이라도 추가되어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먼저 대형 컷신입니다. 소위 '대갈맵'라고 욕먹던 슈로대가 화면 가득 채운 일러스트를 선보였습니다. 많은 게임이 극적인 연출을 위해 자주 사용하는 방식이지만, 여러 판권이 섞인 슈로대인 만큼 이벤트를 위해 대형 일러스트를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었죠. 물론 기존 일러스트를 사용한 부분이 많긴하지만, 스토리 몰입도와 완성도를 높여주기에 충분히 호평할만했습니다.
기존에 아쉬웠던 스토리 선택 방식도 개선되었습니다. 기존 슈로대의 경우 마치 애니메이션처럼 1화, 2화, 3화 식으로 메인 스토리가 전개되는 방식이었지만, 전작부터 게이머가 미션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선형적인 스토리라기보단 옴니버스 형태에 가까웠고, 여러 작품이 섞인 크로스 오버를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이번엔 차트로 이야기 진행 상황을 보여줄뿐만 아니라 오리지널 캐릭터가 적극 개입해 중심 서사를 잡아줘 예전처럼 선형에 가까운 스토리를 느낄 수 있습니다. 내가 즐기고 있는 사이드 미션이 어떤 시점에 전개되고 있고, 어떤 스토리에 영향을 주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었죠. 하나의 작품으로서 슈로대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 이런 걸로 기뻐하냐고요? Z 해보고 오셈
 
여전히 여러 미션이 동시에 튀어나와 헷갈리긴 하지만, 그래도 많이 정리 되었다
 
반면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우선 로봇 장르의 '낡은'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할까요? 첫 전투가 시작되자마자 화면 아래쪽을 가리는 UI에 웃음이 나왔습니다. 보여줄 수 있는 정보를 다 보여주겠단 의욕은 알지만, 너무 정보가 많다고 할까요? 적용중인 정신기만 표기하고, 격추 수 같은 정보를 정리하면 더 깔끔할 것 같은데 말이죠.
예전부터 지적된 연출 편차는 여전했습니다. 게다가 기존 연출을 그대로 사용한 듯한 연출도 많죠. 사실 후반부로 갈수록 연출을 스킵하게 되지만, 그래도 내가 원할 때 좋아하는 로봇의 멋진 연출을 볼 수 있는 것이 슈로대의 또 다른 매력이니까요. 하드웨어 성능은 점점 좋아지는데 연출은 그대로라면 아무래도 게임을 사기가 망설여집니다. 심지어 어떤 연출은 이전 세대 콘솔로 출시된 슈로대 연출보다 더 나빠지기도 하니 더 아쉽게 느껴지죠.
결국 슈퍼로봇대전 Y의 문제는 '여전히 낡았다'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다른 작품과 장르가 앞서나갈 때 슈로대의 발걸음은 무거우니 여전히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에서 벗어나긴 힘들 것 같습니다.
 
이건 뭐 파일럿 콕핏이냐
 
언제까지 내가 좋아하는 연출 뽑기를 당해야 하는가?
 
슈퍼로봇대전 Y는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슈로대다운 슈로대입니다. 유명 작품의 로봇들이 만나 꿈꾸던 크로스오버를 보여주는 로망, 한편으론 뒤떨어지는 UI와 연출 재탕을 담은 '또로대'가 공존합니다. 팬들에겐 슈로대 본연의 재미와 후속작의 기대를 주는 신작이지만, 팬이 아닌 게이머에겐 "또 똑같은 거 아닌가요?"라는 얘기가 나올 쉰작이 되겠습니다.
만약 당신이 슈로대 팬이거나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 슈퍼로봇대전 Y에 나온다면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테라다가 없어도 썩 괜찮은 슈로대가 나올 수 있다는 증거, 그리고 앞으로도 슈로대 시리즈가 계속 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모든 DLC가 출시되길 기다리는 것을 추천합니다. 슈퍼로봇대전 30의 교훈은 굉장히 귀중하니까요.
 
새로운 시스템도 열심히 만들고
열심히 로봇들을 추가하니 희망은 보이지만
 
좀 더 젊로대가 되어주길...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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