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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게임사는 인공지능(AI)을 게임 개발과 운영 전반에 활용하면서 게임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소형 언어 모델(SLM), 강화학습 등 첨단 AI 기술을 통해 게임의 퀄리티와 완성도를 한층 높일 뿐만 아니라, 게이머에게 개인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 아울러 게임 제작 효율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면서 생산성을 높이는데 일조한다.
이처럼 AI는 여타 산업과 마찬가지로 게임 산업의 미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주요 게임사는 각기 다른 전략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다는 점에는 차이가 있으나, AI R&D에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크래프톤은 게임 제작과 운영의 모든 과정을 AI로 통합하는 'AI 네이티브' 기업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AI 네이티브 기업이란, 기업의 뼈대와 생태계가 처음부터 AI를 중심으로 설계된 조직을 뜻한다.
올해 초 크래프톤 인조이 스튜디오가 선보인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는 플레이어와 협럭하는 AI 캐릭터 'CPC (Co-Playable Character)'를 적용하면서 몰입감을 한층 높이고 마치 실제 플레이어와 함께 게임을 즐기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또 인조이에는 유저가 업로드한 이미지를 3D 오브젝트로 변환해주는 AI 기술을 게임에 세계 최초로 적용한 바 있다.
이를 위해 게임 상황을 폭넓게 이해하고 판단하는 LM(Language Model)과 자연스러운 게임플레이를 위한 RL(Reinforcement Learning) 기술, 그리고 친밀한 관계와 대화를 형성하는 HAII(Human-AI Interaction) 디자인을 결합한 통합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LM의 경우 게임 내에서 가볍고 빠르게 활용될 수 있도록 최적화된 게임 특화 소형 언어 모델 (Gaming SLM)로 개발 중이다.
'크리스(KRafton Intelligence System, KRIS)'라는 AI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사내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려는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크리스는 사내에 분산된 데이터를 하나의 통합 데이터베이스로 연결해 구성원 개개인에게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지능형 AI 비서 개념이다.
또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CPC로 축적한 AI 설계 경험을 반영해, LLM을 기반으로 한 AI 에이전트의 게임 수행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벤치마크 '오락(Orak)'을 공개했다.
엔씨소프트는 '모두가 크리에이터가 되는 세상'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 AI를 콘텐츠 창작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도구로 활용하면서 창작의 혁신을 일으키고, 그리고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엔씨 AI(NC AI)의 AI 기술 통합 브랜드 '바르코(VARCO)'가 있다. 게임과 애니메이션, 광고, 숏폼, 웹툰 등 콘텐츠 기획과 제작 자동화 및 효율화를 위한 서비스로, 바르코 3D와 보이스 라운지, 사운드, 아트 패션, 싱크페이스, 애니메이션 등이 대표적이다. 해당 콘텐츠 AI 크리에이션 AI를 통해 이미지와 3D, 콘텐츠, 사운드, 음성 등 게임 개발에 필요한 리소스를 자동 생성 및 편집하는 솔루션을 제공한다.
또 콘텐츠 비즈니스 AI로 바르코 챗트랜스와 미디어트랜스 등으로 콘텐츠의 퍼블리싱 및 비즈니스 운영에 필요한 AI 기술을 제공하며, 콘텐츠 보호 AI인 바르코 젠틀 워드와 세이프티를 통해 IP 보호 및 AI 콘텐츠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윤리 문제를 해결한다.
특히 엔씨 AI는 국내 최초로 LLM 성능과 수행능력을 검증하는 평가모델 '바르코 저지 LLM'를 지난해 선보인 바 있으며, 해당 평가모델은 세계 최고 권위 학회인 EMNLP에 논문으로 게재되면서 글로벌 기술 수준을 입증했다.
넥슨은 플랫폼본부 산하 인텔리전스랩스를 통해 AI 및 데이터 관련 기술 과제에 대응하며, 미래 기술 트렌드 탐색과 실험적인 기술 도입을 주도하고 있다.
인텔리전스랩스는 AI 및 데이터 솔루션을 설계하고 이를 플랫폼 본부의 프로젝트에 적용해오고 있다. 또 새로운 알고리즘 연구부터 솔루션 라이브 및 분석, 유저 확보 등을 담당하면서 AI 연구와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게임 및 서비스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게임 서비스 전반에도 AI를 적극 적용하고 있는데, AI를 활용해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나 작업장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게임 내 경제 활동 이상 감지 시스템을 구축해 공정한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또 플레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유저의 성향을 분석해 맞춤형 아이템과 콘텐츠를 추천하는 개인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딥러닝 기반의 지능형 NPC를 개발해 게임 세계에 생동감을 더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넥슨은 게임 서비스의 고도화를 지원하고 개발 단계부터 라이브 서비스까지 모든 영역을 담당하는 AI 솔루션 '게임스케일(Gamescale)' 개발 및 운영하고 있다.
위메이드는 글로벌 AI 기술 선도 기업 엔비디아와 협업해 자사의 차기작 MMORPG '미르5'에 혁신적인 AI 보스 몬스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미르5의 보스 몬스터 '아스테리온'은 기존의 고정된 패턴에서 벗어나, 머신러닝과 SLM을 통해 플레이어의 전투 패턴을 실시간으로 학습하고 진화한다.
엔비디아의 아바타 클라우드 엔진 '에이스(ACE)'와 추론 마이크로서비스 '님(NIM)' 기술, 지포스 RTX 5090에 적용된 블랙웰 아키텍처를 활용해 개발된 아스테리온은 플레이어의 위치, 스킬 사용, 체력 등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최적의 공격 전략을 세운다. 덕분에 플레이어는 매번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몰입도 높은 전투 경험을 하게 된다.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하면 개발자가 설계하지 않은 새로운 스토리와 퀘스트가 실시간으로 만들어져,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게임 세계가 끊임없이 변화하는, 마치 살아있는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기존의 정형화된 구조를 넘어, 매 플레이마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혁신이 가능해진다.
아울러, 머신러닝 기반 분석 시스템은 플레이어의 행동과 성향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각 유저에게 최적화된 콘텐츠와 도전 과제를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경험도 실현할 수 있다.
앞으로 국내 게임사들이 AI를 어떻게 활용해 한계를 넘어설지, 그리고 플레이어에게 어떤 혁신적 경험을 제공할 지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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