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수많은 게임이 있습니다.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버릴 정도로 재밌는 게임도 많지만 괜히 돈만 버린 듯한 아쉬운 게임도 많죠. 어떤 게임이 재밌는 게임이고 어떤 게임이 아쉬운 게임인지 직접 해보기엔 시간도 돈도 부족합니다.

 

주말에 혼자 심심할 때, 친구들과 할 게임을 찾지 못했을 때, 가족들과 함께 게임을 해보고 싶었을 때 어떤 게임을 골라야 할지 고민이신가요? 게임조선이 해결해 드립니다! 게이머 취향에 맞춘 게임 추천 기획 '겜츄라이'!

 

[편집자 주]

 

이런 분께 추천!: 짧고 굵은 강렬한 연출을 보고 싶다면

이런 분께 비추!: 퍼즐 어드벤처는 답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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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한국 어딘가, 한 남자가 지하실에서 눈을 뜹니다. 갇힌 이유는커녕 기억조차 불분명한 남자. 주변을 둘러보자 허름한 물건들 사이로 기둥에 묶인 한 여성이 눈에 들어옵니다. 왜 갇혔는지, 눈앞의 여성은 누구인지 알지 못한 채 남자는 지하실에서 탈출하기 위해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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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속에 피는 꽃은 쯔꾸루 계열의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정확히는 내러티브 중심의 방탈출 게임이죠. 게이머는 기억을 잃고 지하실에 갇힌 남자가 되어 주변 물건을 살펴보고, 단서를 찾아 퍼즐을 풀어나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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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하실에 남자 혼자만 있는건 아닙니다. 왠지 모르게 다소 적대적인 여성 '모란'이 함께 갇혀있죠. 기둥에 묶인 그녀는 묶여있지만,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남자보다 더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남자를 압도합니다.

 

 

 

내러티브 중심의 게임은 언제나 다루기 까다롭습니다. 아무래도 스토리를 빼놓고 논하면 많은 부분을 다루지 못하게 되고, 아직 플레이해 보지 못한 게이머라면 스토리를 미리 알아버려 그만큼 재미를 잃게 되니까요. 게임 추천 코너에서 게임의 재미를 빼앗을 순 없는 노릇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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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 속에 피는 꽃을 다룬 이유는 다름 아닌 '연출력' 때문입니다. 지하실이란 밀폐되고 한정된 장소, 가장 자주 보게 되는 화면은 어딘가 꺼림칙한 여성의 얼굴. 자칫 질하게 느껴질 수 있는 배치지만, 실사풍 이미지 배치와 노이즈, 기이하게 아름다운 BGM으로 몰입감을 살렸습니다. 덕분에 웬만한 점프 스케어보다 더 인상적인 경험을 선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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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연출은 스토리에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자칫 뻔할 수도 있는 주제를 세련된 방식으로 전달해 스토리 자체의 완성도를 높였죠. 글을 읽고 이해하기 전에 일러스트와 BGM으로 느끼게 만들었다고 할까요? 비주얼 노벨의 매력을 듬뿍 살린 방식에 호기심을 가지고 게임을 플레이하게 됩니다.

 

 

 

퍼즐의 난이도는 스토리를 보고, 모란과 부지런히 얘기했다면 큰 어려움 없이 풀 수 있는 수준입니다. 물론 단서가 여러 개라면 몇 가지는 메모해둘 필요도 있지만, 정말 중요한 단서는 상황 정리 노트로 확인할 수 있어 정리도 쉬운 편입니다. 단서와 단서를 이어 차근차근 추리하면 자연스럽게 답이 나온다고 할까요? 이런 부분은 스토리를 가미한 방탈출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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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당연한 얘기지만, 퍼즐 풀이가 주인공의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연장선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이야기가 극에 치닫는 후반으로 갈수록 그러합니다. 이쯤 되면 방탈출이란 목표보다 이 남자와 여자에 얽힌 이야기가 궁금해서 열심히 단서를 찾고 답을 내려고 애쓰게 되죠. 내 손으로 찾아낸 이야기는 방탈출과 또 다른 성취감을 선사합니다.

 

 

 

스토리 클리어까지 약 4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4시간이지만, 40시간을 한 듯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게임입니다. 공포 게임은커녕 미스테리조차 꺼려 하는 기자가 이야기의 다음장이 궁금해 홀린 듯 읽어 내려갈 정도입니다. 독을 품은 예쁜 꽃을 보고 저도 모르게 손을 내미는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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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안개꽃이 만든 '사람 속에 피는 꽃'은 7월 25일 스팀을 통해 정식 출시되었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기이하면서도 몽환적인 신비한 이야기에 빠져보시길 바랍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