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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틱 돌리는 커맨드 기술은 없지만 본질적인 즐거움은 있다! MZ 격겜 '롤격' 투엑스케이오

작성일 : 2025.09.17

 

 
라이엇 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를 시작으로 자체적으로 구축한 '룬테라 세계관'에 기반하는 오토 배틀러, 리듬 액션, 로그라이크 액션에 CCG까지 실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게임을 출시하고도 여전히 배가 고픈 것인지 라이엇 게임즈는 새로운 시도를 이어나가고 있고 그 결과물 중 하나가 최근 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통해 이용자들의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바로 대전 격투 장르의 게임 '투엑스케이오(2XKO)' 통칭 '롤격'이 그 주인공이다.
 
게임조선에서는 CBT를 통해 만나본 '롤격'에 대한 소감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을 간단하게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 10주년 특별방송에서 '프로젝트 L'이라는 이름으로 공개된 '롤격'
 
리그 오브 레전드의 10주년 특별 생방송에서 공개된 이 게임은 2:2 태그 배틀 방식의 대전 격투 게임처럼 묘사됐고 실제로 게임을 처음 실행하고 플레이할때까지만 해도 예상한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는 작품은 아닐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플레이 스타일을 고르는 '퓨즈' 선택 단계에서부터 일반적이지 않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태그 배틀 격겜에서 으레 통용되는 시스템적인 요소들을 전부 쪼개서 선택의 폭을 늘려놓았던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태그 내지는 시프트의 개념에 해당하는 '악수'를 통한 2:2 대전이 공통 사양이지만 거기서 초필살기 개념인 슈퍼 공격을 동시에 사용하려면 '더블 다운' 퓨즈를 선택해야 하고 연속 악수를 통해 기상천외한 콤보 루트가 필요하면 '프리스타일', 어시스트 액션의 사용 빈도를 늘리려면 '2X 어시스트', 1명의 캐릭터만 사용하게 되지만 주 캐릭터 능력치에 보정이 붙는 '중전차'나 어시스트를 불러낼 때 아예 할당된 별도의 기술을 사용하게 되는 '조수'를 기용해야 한다.
 

캐릭터 하나만을 사용하던 예전 1대1 격투게임에 익숙하다면 고민할 것 없이 중전차 퓨즈를 고르면 된다
 
조작 체계 또한 굉장히 특이했다. 41236(←↙↓↘→)이나 623(→↓↘)으로 대표되는 스틱을 돌리는 커맨드 기술 체계가 일절 없었으며 상하좌우와 중립에 두고 스페셜 버튼만 누르면 기술이 나가는 모던 스타일의 조작 방식뿐이었다. 심지어 콤보도 동일버튼을 여러번 누르면 알아서 약-중-강-스페셜-슈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파동 연계'가 디폴트로 주어지고 있었다.
 
최신 격겜의 트렌드가 초심자를 불러 모으기 위해 이런 방식의 조작을 어느 정도 밀어주고 있으며 그를 통해 성과를 내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지만 커맨드 조작 방식을 완전히 제외하여 남겨두지 않는 경우는 처음이었다. 
 
기존 격겜을 플레이하던 사람들이 당황할 수는 있겠지만 결론적으로 '롤격이 지향하는 방식 자체는 옳지 않았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작 체계를 비롯한 진입 장벽은 최대한 낮춰놓되 퓨즈 선택과 어시스트 캐릭터 활용 면에서 수준 높은 응용을 가능하게 열어두어 '초심자는 부담없이 게임에 도전할 수 있게 되고 숙련자들은 승리하기 위해 연구와 파고들기를 거듭하며 게임의 수명을 늘리는 전략이 아닌가'라고 말이다.
 

이런 조작 체계는 '모바일용 격투 게임' 내지는 전후좌우 버튼과 스매쉬를 조합하는 '스매쉬 브라더스'에 가깝다
 
반면 캐릭터들의 기술(무브셋) 구성은 굉장히 신경을 써서 충실하게 구현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개발 단계에서 잠깐 얼굴을 비췄으나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카타리나'를 제외한다면 CBT 기준으로 이미 공개된 9명의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은 누구 하나 엔트리에서 빠지는 일 없이 등장했으며 이미 게임플레이 트레일러를 통해 공개된 내용처럼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원작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무기를 사용하는 챔피언들이 약공격과 중공격 버튼을 눌렀을때 주먹과 발차기를 하는 부분은 어차피 장르적 허용이니 넘어간다고 치면 사실상 원작 요소의 구현은 본격적인 커맨드 기술에 해당하는 스페셜 버튼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도 그랬다.
 
가령 다리우스를 기준으로 한다면 방향키 중립 상태에서 스페셜 1 버튼은 원작의 E스킬 '포획', 스페셜 2 버튼은 원작의 Q스킬 '학살'에 대응하는데 학살은 자루가 아닌 도끼날에 맞으면 원작의 지속효과 '과다출혈'에 해당하는 상처를 남기고 상처를 입은 상대에게는 학살이 추가 피해를 주는 등 디테일한 부분도 신경을 쓴 게 눈에 띄었다.
 
게임 내에서 콤보 샘플은 따로 제공되지 않지만
역사와 전통의 점프 약공격에서 시작되는 짤짤이 콤보는 하던대로 하면 대부분 잘 굴러간다
 
심지어 콤보를 구사하는 측면에 있어서도 원작의 내용을 알면 그걸 롤격에서 고스란히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메리트로 다가왔다. 가장 쉬운 예시인 블리츠크랭크의 경우 원작의 QER 연계를 롤격에서도 시도해봤는데 중립 스페셜 1 기술인 '로켓 손'을 적중시키고 다시 한번 스페셜 1 버튼을 연속 입력하면 자동으로 띄우기 판정의 '강철 주먹'이 자연스럽게 연계되며 그렇게 띄운 상대에게는 2번 슈퍼 기술인 '정전기장'이 확정으로 들어갔다.
 
이는 다른 캐릭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따로 샘플 콤보나 관련 가이드를 제공하지는 않았지만 '원작에서 하던 그게 될까?' 싶은 건 거의 다 가능했고 야스오의 경우 아예 3번 슈퍼 기술인 '최후의 숨결'은 단독으로 지르기에는 다소 애매한 성능을 가지고 있지만 회오리로 상대를 띄우는 2번 슈퍼 기술 '바람과 함께 솟구쳐라'에서 확정으로 들어가는 루트를 만들어 놓았다. 이 역시 원작에서 에어본을 선결조건으로 최후의 숨결이 연계되는 것과 동일한 모습이다.
 
철구들고 뛰어다니던 장거한 아저씨처럼 판정과 위력이 좋은 로켓 손 위주로 사거리 싸움하다가
점프하면 정전기장 대공치고, 거리주면 잡기를 거는 패턴화로 게임을 날먹했다
 
대전격투 게임으로서의 면모 외적으로도 롤격의 전반적인 완성도는 꽤 높다는 인상을 받았다. 가령 매칭 시스템에 해당하는 캐주얼 로비가 오락실이나 대전장 느낌이 나게 꾸며지는 것은 요즘 격겜에서는 평균이라고 할 수 있지만, 여기서 조금 더 디테일하게 나아가 롤격은 매칭 중인 다른 플레이어들의 경기 내용이 모니터로 출력되거나 로비 내에서 연승 중인 플레이어의 이름을 띄우고 연승을 깨뜨리는 대박사건이 터지면 그 플레이어를 집중 조명하는 스크린을 띄워준다.
 
1승 1패에 희비가 엇갈리는 진짜 오락실의 느낌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제대로 살려냈기에 이는 뇌리에 강하게 남을 수 밖에 없었고 컬렉션과 같은 수집 요소 외에도 매치데이터 확인 및 지난 경기 다시보기와 같은 시스템적인 요소도 기능적이든 디자인적이든 세련된 느낌을 주도록 잘 만들어져 있었다.
 
심지어 일본이나 중국 유저로 추정되는 게이머들과 종종 대전을 했지만 입력 지연시간이 크게 늘어지거나 프레임 드랍이 걸리는 일이 없었다. 게임의 완성도와 별개로 대전환경이 원활하지 않다는 이유로 낮은 평가를 받은 작품들도 있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용자들에게 안정적인 대전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생각 이상으로 큰 메리트라 볼 수 있다.
 

게임을 하고 있는 다른 유저들의 오락기에 가까이 가면 실시간으로 대전 중인 내용이 팝업되는 방식으로 관전을 지원하고
무대에서 대전 중인 내용은 아예 스크린으로 띄워준다
 
이 게임의 방향성은 확실하다. 장기 서비스를 이어가는 대부분의 게임들처럼 '입문은 쉽게, 마스터는 어렵게' 물론 예상한 것 이상으로 입문의 허들을 낮춰놓은 것에는 다소 놀랐지만 말이다.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다시보기 시스템에서 특정 구간을 초나 프레임 단위로 찍어서 이동하거나 느린 속도의 재생이 지원되지 않는 것처럼 아쉬운 부분이 아예 없지는 않았고 유저의 표본수가 적어서 매치메이킹이 정상적으로 가동되는지에 대한 불확실함도 있었지만 아직 CBT라는 환경을 고려하면 크게 흠결이 될 내용은 아니었다.
 
결론적으로 'CBT 단계부터 이렇게 기대감이 충만해지는 격겜은 정말 오랜만이다'라는 것이 롤격에 대한 총평이다. 소위 말하는 '하더놈들'에게는 근본 없는 격겜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여지도 있지만, 롤격은 이런 불만을 충분히 잠재울 수 있는 완성도와 구성으로 게이머들을 사로잡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때문에 대전격투 장르가 일반적으로 슈팅 및 리듬액션과 함께 고인물들의 전유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지만 '롤격'은 그런 고정관념을 깰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초보 유저와 신규 유저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MZ한 격겜은 이제 빠른 시일 내에, 멀지 않은 곳에 마련될 테니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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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nlv17 20min
  • 2025-09-17 11:30:48
  • 재미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