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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한 명의 게이머로서 약간은 부러운 그들

작성일 : 2025.09.15

 

 
게임 개발은 옆에서 지켜보기에 참 재미있고 신기한 업(業)이다.
 
어릴 적 학년이 바뀌고 학교가 바뀌고 환경이 바뀔 때마다 자기소개서에 툭하면 '취미'와 '특기'를 기입해 넣었던 것처럼, 자신의 관심사가 장래 희망이 되고, 직업으로 생각해 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루트라고 한다면 사실 '게임' 쪽도 크게 다르진 않다. 다만, '게임'은 유난히 그 사례가 매우 뚜렷하고, 또 적극적으로 작용한다. 
 
게임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은 다른 창조적 문화 콘텐츠와는 궤가 다르다. 게임은 영화나 소설, 만화, 애니메이션과 달리 '게이머'가 직접 플레이어가 되어 자신의 뜻대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 그 안에서의 자유도는 장르마다, 게임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게이머는 비교적 통제되지 않은 자유로운 플레이가 전제된다. 때문에 원하는 곳에 도달했을 때 더 극적인 성취감이 작용한다.
 
(AI 이미지 생성)
 
여기에 더해 게이머는 그것이 글이든, 말이든, 영상이든 자기 자신이 직접 체득한 경험을 공유하는 행위 자체를 매우 즐거운 행위로 느끼게 되는데, 이 행위의 결과가 지극히 주관적임에도 주는 사람, 받는 사람 모두 그 행위를 필요로 하고, 어떤 결론이든 그 자체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독특하다. 즉, 내 경험이 쌓이는 것만이 아니라 남들의 경험을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그 게임을 이루는 또 다른 콘텐츠가 된다.
 
작년부터 인디 개발 혹은 소규모 팀을 만날 일이 많아 왜 게임 개발을 하는가? 내지는, 왜 게임 개발자가 됐는가? 란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모든 크리에이터의 꿈처럼, 자신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세계'와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자신들이 의도한 경험을 플레이어가 해주길 바라고, 가능하면 그것이 살아 움직여 자신의 상상 이상의 세계를 구축할 수 있길 원했다. 작은 프로젝트일수록 굉장히 구체적이고, 뚜렷하다. 개인의 기획이 미치는 비중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였다.
 
이는 또한, 자신이 재미있게 즐겼던 과거의 한 경험에서 비롯됐다. 때문에 다양한 회사, 다양한 장르, 다양한 게임의 개발자를 만나 감명 깊게 한 게임을 물어보면 대답의 갈래는 사실 거의 비슷하게 나온다. 우리가 명작이라 부를 만한 그 게임이거나, 그 언저리 어딘가다. 어른의 사정, 현실적인 사정으로 상황만 조금씩 다를 뿐.
 
어떤 개발자는 미소녀가 잔뜩 나오는 게임을 만들어서 즐겁다고 답했고.
 
그냥 어떤 캐릭터가 좋아서 팬메이드로 만들었다는 답변도 있었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느낄 수 있는 자유도와 또, 그 게임만의 서사가 주는 몰입감은 개발자가 구현한 상상의 세계가 꼭 자신을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는 그런 착각을 하게 해주며, 심지어 같은 게임을 플레이하는 다른 플레이어들은 동료이자 하나의 공동체로 받아들여진다. 즉, 누군가 만들어낸 세계관이 게임 안팎을 넘어 결코 적지 않은 게이머들을 시간과 공간을 넘어 하나로 묶어내는 신비한 힘을 갖게 된다는 것.
 
게임에서 경쟁이나 협력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도, 반대로 또 부담되게 느껴지는 이유도 게임이 가진 이런 힘에서 나온다.  그리고 게임이 이런 힘을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 게임 개발자가 자신이 게이머로써 다져온 과거 경험과 현재 경험을 남들에게 공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절박하고, 이러한 설득력을 위해 많은 고민을 하기 때문이다.
 
고민의 결과물, 즉, 게임이 가진 설득의 힘은 곧 공감을 찾는 일이므로 너무나 쉽게 물든다. 물론 그 과정에서 게임 장르나 분위기, 진행 방식에서 우리는 익숙하다거나 낯익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식상하거나 베꼈다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이렇듯 우리보다 앞선 전문가, 혹은 실천력이 더 좋은 누군가의 상상력의 산물을 우리가 받아보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 가장 큰 이유가 누군가의 상상력으로의 몰입과 경험이라고 한다면 다음은 게임이 갖는 예술적 측면을 바라봐야겠다.
 
어느 개발자라도 남이 만든 것을 그대로 답습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뭔가 하나를 더 빼고 더해보거나, 기호를 바꿔보기도 하고, 문장을 역치하여 새롭게 구성하고자 한다.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더해보고, 혹은 이미 나와 있는 결과물을 이리저리 뗐다 붙여보기도 한다.
 
게임은 그래픽과 사운드, 스토리텔링이 결합해 플레이어를 내가 의도한 대로 움직이게 하는 치밀한 내러티브를 만들어 내는 고도의 예술이라 할 수 있으므로 이 지휘자적 욕구가 크게 작용한다.
 
9명이 환불하고 떠나가도, 1명이 엔딩을 봤다면 거기에서 오는 만족감을 잊을 수가 없다는 것. 그리고 남은 9명을 설득하기 위한 작업, 혹은 또 다른 1명이 엔딩을 볼 때까지 이 작업은 계속되고, 다양한 프로젝트에 투사된다. 이 부분은 주로 힘들지만 즐거운 일로 얘기된다.
 

(AI 이미지 생성)
 
우리가 게임을 하는 이유가 대부분 재미, 혹은 휴식... 누군가는 소통과 경험에서 오는 충족감, 성취감일 수 있다. 어느 순간은 자신을 게임 속 일정한 공간에 자신을 두고, 그보다 떨어지지 않게 은근한 책임감과 닉네임만 아는 누군가와 경쟁의식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아예 게임을 숙제처럼 하는 경우도 있으니 참 모를 일이다.
 
게임을 개발하는 것도 같다. 하고 싶은 것과 하고 있는 것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게임을 하는 목적이 재미라고 한다면, 개발하는 목적도 재미를 주고자 한다는 것. 지켜보자면 이는, 게이머와 게임 개발자의 경계가 무의미할 정도로 서로 추구하는 바가 같기에 생기는 재미있는 현상이다.
 
최근 서브컬처 행사, 문화 콘텐츠 행사에 빠질 수 없는 분야에 '게임' 비중이 점점 커지는 추세다. 최근 몇 년 수회째 종합 행사를 운영 중인 어떤 곳의 담당자는 인디 게임 참가사를 일컬어 한 칸의 부스에서 가장 많은 소통과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표현했다. 
 
실제로 그러하다. 올해 참 많은 개발자들을 만나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 왜 게임 개발자가 되었고, 무슨 게임을 만들고 싶은지. 여기 아직도 상상하기 좋아하고, 재밌길 바라는 게임 친구를 소개할 기회가 많다. 또 다른 누군가를 게이머로, 개발자로 이끌지도 모르는 작품들과 함께.
 
[김규리 기자 gamemk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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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5

  • nlv140_41324 황혼의공주
  • 2025-09-15 22:26:44
  • 개발자분들의 노력 덕분에 유저들은 재밌게 하고 있습니다
    재밌는 게임 많이많이 내주세요 ㅎㅎ
  • nlv92 사사라
  • 2025-09-15 23:02:41
  • 게임이라는게 참 많은 힘을 가지고있죠. 개발자들을 응원합니다!
  • nlv148_65225 HIV
  • 2025-09-16 01:21:27
  • 모든 개발자분들 화이팅!! 덕분에 재밌는 게임하고 있습니다.
  • nlv112_24585 비범벅
  • 2025-09-16 05:03:39
  • 어렷을때 게임개발자가 꿈이엇는데 부럽습니다
  • nlv120_8794 고오오오오
  • 2025-09-16 10:57:31
  • 노력도 노력이지만 재능이 중요한 창작분야죠
  • nlv128_4821 ㅅㄱㅋ
  • 2025-09-16 11:58:55
  • ㅎㄱ급 개발자 나오면 좋겠습니다
  • nlv108_5481432 Hipi
  • 2025-09-16 17:37:56
  • AI개발되도 겜개발쉽지않은듯..
  • nlv103_54587654 ㅎㄱㅇㅌㄹ
  • 2025-09-16 18:15:25
  • 유지가 더 어려운걸
  • nlv138_564132 기린™
  • 2025-09-16 20:44:05
  • 화이팅
  • nlv103_54587654 버려진자
  • 2025-09-16 21:18:20
  • 응원하겠습니다.
  • nlv110_6876 TRIPPY
  • 2025-09-16 22:19:00
  • 저도 게임을 좋아하지만, 만드는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더라고요. 개발자 분들 덕에 게임 재밌게 즐기고 있습니다.
  • nlv120_8794 춤추는인형
  • 2025-09-17 16:18:59
  • 게임 개발에 힘써주시는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 nlvmax_0301 엉털이
  • 2025-09-17 21:01:44
  • 개발자분들 있기에 즐거운 게임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만큼 정말 수고가 많으십니다.
  • nlv105_354651 기마밴
  • 2025-09-18 12:31:15
  • 응원합니다 ㅎㅎ
  • nlv19 송곤니
  • 2025-09-18 15:24:29
  • 모든 개발자분들 응원합니다
  • nlvmax_0301 천룡파미s
  • 2025-09-19 17:31:04
  • 게임이라는 말자체가 예전하고는 완전히 달라진지금
    늘 게임을 하지만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은 늘 대단하다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개발한다는것은 우리가 알고있는 모든것을 합쳐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것이기에 게임이라는게 조금은 특별하다고볼수도 있다고생각합니다
    게임을 만들어서 성공과 실패는 2차적인 문제이지만 게임을 만드는것자체만으로도
    더 좋은 게임을 만들수있는 기반이되기도하기에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많은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나오다는것이 행복합니다
  • nlv112_24585 Fellos
  • 2025-09-20 00:54:40
  •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노력하시는 개발자분들 덕분에 다양한 게임들 재밌게 잘 즐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 nlv2 GT55
  • 2025-09-20 00:55:39
  • 개발자분들 수고가 정말 많으십니다
  • nlv168_54364 포핸드
  • 2025-09-21 00:22:08
  • 게임이 일이되면 괴로울거같아요
  • nlvmax_0301 넥슨병1신
  • 2025-09-21 19:12:23
  • 게임 개발자와 게이머가 서로 같은 목표를 추구한다는 내용이 인상적이네요. 힘들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게임을 만든다는 개발자들의 진심이 느껴지는 글입니다. 개발자분들이 앞으로도 게이머로서의 경험을 마음껏 펼치시길 바랍니다.
  • nlv132_89764 벗바
  • 2025-09-21 22:36:04
  • 좋아하는 취미는 직업으로 하지 않는다
  • nlv128_4821 돌아온너구리
  • 2025-09-21 22:56:12
  • 사실 좋아하는걸 일로하게되면 싫어지게되는경우가 많긴한데 그래도 가장 고점을 보려면 좋아해야하기는 할듯
  • nlv194_3425 아미뉴
  • 2025-09-22 03:17:47
  • 자신이 좋아한 것에 진심을 담는다면, 누군가 그것을 알아주는 사람이 분명 있죠.
  • nlv9 일리팬
  • 2025-09-22 18:31:10
  • 개발자님들 응원합니다 상업성도 좋지만 자기가 만들고싶었던 게임을 만들 수있기 바랍니다
  • nlv121_0054 AkeBoose
  • 2025-09-22 23:49:28
  • 게임을 플레이하는 것과 개발하는건 다르지만 그래도 둘다 취미를 추구한다는 것은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