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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신 '공월의 노래' 지루하고 현학적인 스토리와 콘텐츠를 타파하다

작성일 : 2025.09.12

 

 
일곱가지 원소가 아닌 달의 신비로운 힘이 여행들을 인도하는 곳 '노드크라이'를 시작으로 원신의 여섯번째 이야기가 드디어 막을 열었다.
 
지난 10일 업데이트를 실시한 원신의 6장 1부 '공월의 노래'는 서리달의 여신으로 추앙받던 우인단 집행관 '콜롬비나'가 잠적을 감추면서 급작스레 변하는 노드크라이의 정세 그리고 서로 다른 목적을 품고 '달의 힘'과 '달의 정수'를 손에 넣으려는 세력들의 충돌을 다루고 있다.
 
론칭 버전인 첫번째 달에서 플레이할 수 있는 마신 임무에서만 이미 서리달 아이, 우인단, 심연, 등지기가 대립 관계를 보여주고 있으며 겉으로는 중립을 표방하고 이해관계를 내세우면서도 여행자를 은근히 돕는 비밀의 집은 원신의 그 어떤 챕터보다 '공월의 노래' 스토리를 흥미롭게 만드는 주역들이라고 할 수 있다.
 

 
여행자는 서곡 에피소드에서 이네파와 관련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전달받은 몬드 기사단 대단장인 '바르카'의 초대 그리고 직전 챕터인 '나타의 장: 뜨거운 환혼시'에서 우인단이나 심연 세력과 같이 티바트 세계의 진실에 근접한 이들 사이에서만 알음알음 퍼져 있던 가짜 별하늘에 대한 소문이 사실로 확인됐기 때문에 유력한 단서가 될 수 있는 '고대 달의 유해'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노드크라이로 향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여행자는 본인도 잊고 있었던 '티바트에 불시착한 옛 기억'이 어렴풋이 되살아나면서 노드크라이의 과거를 확인한다는 명확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움직이게 되기 때문에 공월의 노래에서 여행자는 이전에 비해 훨씬 능동적이고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누구? 저요!
 

여행자가 큰 잘못을 하면 마냥 책망하지도 않지만 마냥 옹호하지도 않는다는 점에서 확실히 다른 느낌을 준다
 
물론 그 결과가 항상 좋은 방향으로 나타나지는 않고 큰 실수를 저지르는 모습이 나오기도 하지만, 스토리 전개 측면에서 우연히 휘말린 사건을 뚝딱 해결하는 해결사의 느낌이 강하던 이전의 편의주의적 원패턴 전개와는 다르게 본인이 갈등의 주체가 되어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주인공스러운 모습이 더욱 돋보인다.
 
특히 공월의 노래를 실제로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플레이어 여행자의 대사를 잘 살펴보면 평상시보다 분량이 훨씬 많고 풍부해졌음을 알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여행자는 보통 내적인 갈등과 고민을 품고 있다가 중요한 순간에만 결심과 함께 몇마디를 던지는 과묵한 이미지를 벗어던지고 극의 중심을 확실하게 휘어잡는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퍼즐을 푸는데 있어 필요한 준비물은 능지뿐이다
 

어떤 게임은 종이 상자만 뒤집어 써도 손쉽게 잠입이 되던데
 
이러한 변화는 노드크라이의 독특한 요소들과 함께 플레이어들이 게임에 조금 더 깊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비단 원신이 아니더라도 많은 창작물에서 신비의 상징으로 많이 쓰이는 '달'은 노드크라이 토속 신앙의 대상이자 세계의 핵심과 관련된 소재로 다뤄지고 있는데, 작중에서도 달과 소통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는 주요 등장인물 '라우마'는 거짓 별하늘과 고대 달의 유해에 대한 진실은 물론 다른 세력들이 왜 그 힘을 노리는지 명확히 인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달의 힘이 다른 원소와 가지는 특수성을 명확하게 드러내고 있다.
 
때문에 노드크라이 모험과 관련되어 달의 힘을 이용하는 기믹들은 다른 지역과도 큰 차이를 보인다. 기본적으로는 현실의 달이 끼치는 가장 큰 영향력 '조석'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추정되는 '인력'과 '척력' 그리고 '중력'이 그 기반이며 여기에 거울을 이용한 반전 트릭이나 벽 너머의 기물을 적절하게 당기는 거리를 유지하며 비밀문을 해체하는 노드크라이의 퍼즐은 풀이를 위해 순서 암기와 특정 원소 캐릭터가 강제되는 경직된 조합을 요구하던 기존의 퍼즐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줬다.
 
심지어 대부분 그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직관성까지 갖추고 있으니 당연히 긍정적인 의미에서 기존과 다르다는 뜻이다.
 
지루하고 현학적인 이야기가 나오면 경종을 울리는 무야호다 센세
 

1막 스토리의 GOAT라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조연 캐릭터들의 적절한 비중 분배와 예상을 깨는 전개는 노드크라이의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게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다.
시작부터 경고장을 날리면서 아치 에너미가 될 것으로 보였던 인물이 실은 자기 일 빼고는 전혀 관심 없는 은둔형 외톨이처럼 깨는 면모를 보여주며 반전 매력을 선사하거나, 칭찬만 해주면 헤벌쭉하면서 간이고 쓸개고 다 빼주는 쵸로인 스타일의 클리셰 덩어리 인물은 확실하게 개그 캐릭터를 전담하면서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적절한 타이밍에 환기시키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전까지는 너무 스토리를 진지한 방향으로만 가져가다가 완급조절에 실패하여 막판에 설정붕괴와 급전개가 터지거나, 판에 박힌 유치한 이야기만 늘어놓다가 누구나 예상 가능한 결말로 빠졌던 사례들 때문에 스토리에 대한 흥미와는 별개로 완성도에 대해서는 좋은 이야기를 듣지 못하는 원신이었지만 이번에는 스토리 작가의 필력이 상당히 좋아졌음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캐릭터 모델링 수준 또한 눈에 띄게 좋아지면서
이젠 표정만으로도 명확하게 내용과 의미 전달이 가능해졌다
 
사실 대부분의 우인단 집행관 캐릭터가 모두 선입견과 다른 실제를 가지고 있다는 건
이제와서는 공공연한 암묵의 룰로 통하고 있다
 
물론, 공월의 노래가 스네즈나야의 변방인 노드크라이만 소재로 다루는 것 치고는 다른 지역 챕터 하나에 해당하는 수준의 큰 분량을 할당받았기 때문에 여전히 장기적으로 봤을 때 용두사미로 끝날 위험성은 존재하는 편이다.
 
하지만 무슨 일을 하더라도 '시작이 반이다'라고 하지 않는가, 지금까지 즐겨본 공월의 노래는 적어도 원신을 플레이하면서 스토리적으로도 콘텐츠적으로도 무엇 하나 모나고 빠지는 부분이 없는 가장 좋은 초반 흐름을 보여주고 있었다.
 
원신이라는 게임에 있어서는 지금까지의 이야기와 단서를 정리하는 중요한 교차점인만큼 만약 지금의 폼을 꾸준히 유지할 수만 있다면, '공월의 노래'는 아직 나오지 않은 스네즈나야의 장, 켄리아의 장을 제외할 경우 '원신의 최고점'이라는 평가를 듣는 것이 결코 꿈은 아닐지도 모른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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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nlv113_655881 불타는그런트
  • 2025-09-12 11:03:14
  • 겜조 기사보고 설치했었는데 내 취향은 아니드라